
향긋한 내음이 코를 간지럽히고 그 향에 취해 한 두 잔 마시다 보면 도통 자리에서 일어나질 못한다는 술, 면천두견주.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만난 3차 남북정상회담 만찬에서 면천두견주가 들어 올려졌다. 이 자리를 통해 ‘천년의 술’과 ‘효도주’에 이어 ‘평화주’라는 별칭까지 얻게 된 면천두견주가 만찬주 선정 2주년과 전수교육관 개관 3주년을 맞아 할인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오는 24일까지 각 읍·면 농협 하나로마트와 당진축협하나로마트에서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면천두견주보존회를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효도주’에 얽힌 설화
면천두견주는 영랑 아씨의 효심으로 빚은 술이라 전해진다. 고려 개국공신 복지겸이 원인 모를 병에 걸려 낙향한 면천에서 투병 중일 때, 그의 딸 영랑이 아미산에 올라 백일치성을 올렸다. 그 정성에 감복한 산신령은 영랑에게 아미산의 진달래와 안샘의 물로 술을 빚어 아버지에게 마시게 할 것과 은행나무 두 그루를 심으라는 계시를 전했다. 계시에 따라 영랑은 술을 빚었고 아버지 복지겸 장군의 병이 나았다는 이야기다. 그때 영랑 아씨가 정성을 담아 빚은 술이 바로 면천두견주로 ‘효도주’라는 별칭을 얻게 된 것이다.
다시 명맥 이은 면천두견주
천년을 이어 왔다는 면천두견주도 한때 명맥이 끊길 뻔한 시기가 있었다. 일제강점기와 1960년대 양곡정책으로 술 빚는 것이 금지됐던 시절 비밀리에 술을 만들곤 했다. 집안 전승으로 비법이 이어지던 것을 인간문화재 故 박승규 씨가 명맥을 이어왔다. 하지만 그가 타계하면서 면천두견주의 대가 끊겼고, 단절된 지 3년 만에 지금의 면천두견주보존회가 결성돼 7년만에 면천두견주를 생산해냈다. 면천두견주는 문화재청으로부터 국가무형문화제 제86-2호로 지정됐다.
코로나19 여파로 매출 뚝
면천두견주보존회(회장 김현길)에는 8명의 회원으로 모두 네 가정이 있다. 처음 보존회가 결성될 때 명맥을 이어가자는 일념으로 최저임금도 되지 않은 급여를 받아 가며 밤을 꼬박 새워 일하곤 했다. 김현길 회장은 “면천두견주를 보존하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해 회원들이 하루종일 나와 술을 빚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하나된 마음으로 정성 담아 빚어낸 면천두견주가 익어갈 무렵 코로나19의 영향이 미쳤다. 지난해 면천진달래축제가 열린 이틀 동안 매출 1500만 원을 달했지만 올해 면천진달래축제가 무산되고, 이어 기지시줄다리기축제 취소와 충남도민체전까지 연달아 연기되며 면천두견주 홍보와 판매에 어려움이 닥쳤다. 지난 2월 15일부터는 면천두견주 체험관 운영을 중단하고 3월 말까지 술 빚는 것을 멈췄다.
다시 찾아온 봄
하지만 봄은 다시 찾아왔다. 곳곳에 진달래가 만발했고, 회원들이 꽃을 따러 나섰다. 진달래동산과 몽산 등 인근 야산을 찾아 진달래를 따고 하나하나 꽃술을 제거해 건조했다. 김 회장은 “과거에는 가격대가 높아 서민들이 가까이하기도 어려웠고 명맥이 끊겨 외면 받기도 했다”며 “하지만 정성을 담아 빚고 우리 전통주가 알려지면서 지금은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감사의 말을 전했다.
한편 이번 할인행사를 시작으로 올해 두견주보존회는 누룩까지 직접 보존회에서 빚어 우리 고유의 술을 만들어 낼 예정이라고. 또한 파생상품 출시를 추진 계획이다. 김 회장은 “올해 면천두견주를 증류주로 개발해 더 많은 사람들에게 두견주를 알리고 싶다”며 “더불어 두견주뿐 아니라 우리 전통주에 대한 당진시민들의 많은 사랑 바란다”고 전했다.
■문의 : 면천두견주보존회(355-5430)
■가격 : 700ml 1만5000원→1만2000원 / 360ml 4병1세트 3만2000원→2만8000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