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 유 혜 (대한적십자 합덕봉사회장)

마음을 가꾸는 일은 자신을 바치는 일”

- 정성과 사랑으로 수재민 구호활동에 앞장서 -

케핑세러모니(Capping Ceremony)를 우리말로 “대관식”이라고 한다. 캄캄한 밤에 왼손에 촛불을 켜들고 간호사들이 걸어나와 병원장 앞에 선다. 그중의 대표 간호사가 오른손을 들고 병원장에게 “환자의 질병을 치료하는 일에 친절과 성실과 봉사로써 정성을 다하겠습니다”라고 엄숙한 서약을 한다. 서약이 끝나면 병원장이 간호사의 머리에 흰모자를 하나씩 씌워준다.

대관식을 지켜보고 있으면 코가 찡하고 눈시울에 물기가 솟는다. 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천사들의 의식행위 같은 착각에 빠져들었던 기억이 참관한지 꽤 오랜시간이 흘렀는데도 기억에 생생하게 남아있다.

영국인 플로렌스 나이팅게일은 박애와 봉사정신으로 1854년에 일어난 “크리미아”전쟁에서 부상당한 병사들을 위해 병을 치료하면서 그들에게 편지를 읽어주고 기도로 위안해주고 신앙심으로 사기를 앙양시키면서 헌신적 봉사를 하였다. 이것이 원인이 되어 1863년 제네바에서 적십자사가 탄생을 보게 된 것이다.

적십자는 전쟁시에는 부상병 치료와 난민구호 활동으로, 평상시에는 재난을 입은 사람들의 구호쪾질병예방등과 임산부와 아동보호등의 봉사활동으로 세계 각 나라마다 큰 봉사단체로 성장되어 있다.

“나는 잠자고 있었다. 그리고 산다는 것을 기쁨이라고 꿈꾸고 있었다. 잠이 깨었을 때 산다는 것은 봉사라고 깨달았다. 그래서 나는 사람에게 봉사를 했으며 봉사란 큰 기쁨이라는 것을 알았다”(타고르) 이에 의미를 더 강조한 “생텍쥐페리”는 “인간의 마음을 가꾸는 일은 바로 스스로를 바치는 일이다”라고 하였다.

모든 사람의 마음에는 어떤 일보다 남에게 주는 일, 사랑이 가득한 봉사의 정신이 내재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모두가 살아가는 데 있어 태양을 등질 때 어두운 그림자는 우리들 앞을 가로막고 있으나 태양을 향해 마주설 때 그림자는 뒤로 물러가는 것이다. 어떠한 위인이나 성자들이라 하여도 우리와 똑같은 사람들이다. 다만 그들은 자기들에게 주어진 몫을 우리들보다 잘 이용하여 남에게 봉사와 희생을 베풀었을 뿐이다. 그들은 언제나 빛을 향해 밝은 사회를 위해 그림자를 뒤로 거느리고 앞으로만 걸어갔을 따름이다.

방유혜씨!

방유혜씨는 대한적십자 당진지부 합덕봉사회장이다(회원 15명).

지난 8월 25일 홍수의 공포속에서 하늘을 쳐다보며 구멍이 뚫렸나하고 있었을 때 합덕 넓은 들녘마을에는 대피명령이 스피커를 통해 방송되었다. 삽교천 제방이 무너질 위험에 처한 것이다. 오후 4시경 필자는 카메라 가방을 들고 구양도 다리로 나갔다. 검붉은 흙탕물은 다리를 삼킬듯 넘실대면서 쑥!쑥! 두려움을 던지면서 흘러내려갔다.

같은 시각 상류의 하흑에서는 뚝방에 뚫려있던 너구리굴에서 물이 터져 들어와 삽시간에 논이 잠기니 군수와 공무원, 그리고 마을 주민들이 물 틀어막기로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대피한 주민들은 서야고등학교로 모여들었다.

방유혜씨와 회원 15명도 대피한 주민들 사이에서 바쁘게 움직이면서 봉사에 여념없었다. 적십자 봉사회원들은 각자의 행복을 세상에서 기대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어려운 여건속에서도 사랑으로 이웃에게 봉사함으로써 각박하면서 이기적인 세상을 밝게하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이 든다. 또한 사랑이 많은 사람들이라 부지런하며 어떤 상황에서도 불평이 없이 일에만 몰두하고 있음을 볼 수가 있었다.

방유혜씨!

적십자 봉사회원들은 이재민들을 위해 저녁준비에 부산했다. 회장 방유혜씨의 손놀림은 더욱 바쁘게 돌아갔다. 밥은 누가 맡아서 준비하고 김치는 데레사회에 부탁하고 또 대전지사에 모포와 구호품을 보내줄 것을 연락하고 있었다.

엎친 데 덮친다는 격으로 예당저수지의 수문을 전부 열어 방류를 계속하니 삽교천 하류인 합덕지역 제방은 범람 일보직전. 뚝방 붕괴직전인 극한 상황이다. 이재민들은 불안에 떨고 웅성거리고 있었다. 다행스럽게 밤 11시를 기해 서해의 간조때와 더블어 물은 시간시간 줄어들기 시작하여 위기를 모면하면서 모두들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적십자봉사회에서는 2박3일 5식(食)에 연인원 900여명의 식사를 제공하였으며 이재민을 돌보는데 정성과 사랑을 바쳐 봉사의 결정체를 훌륭하게 만들어냈던 것이다.

방유혜씨!

합덕적십자 봉사회원들은 30~40대의 젊은 주부들로 구성되어 민첩하고 날렵한 행동으로 소문이 나 있는 단체이다. 그뿐 아니라 ‘버그네 풍물패’의 멤버들이 전원 적십자봉사회원으로 활동함으로 2중3중의 큰 봉사를 하고 있다.

합덕봉사회의 조직은 2년도 안됐지만 무의탁노인들과 소년소녀가장들의 후원과 노인들을 위한 경로잔치등의 수많은 행사를 가진 바 있다. 또 각 마을의 노인정과 마을단위의 행사에 초청되어 흥겨운 사물놀이로 신명을 더해주고 삶의 의욕을 돋구어주는 큰몫을 해내는 봉사단체인 것이다.

“당신께서 주시는 무한한 기쁨, 넘치는 즐거움이 곡식을 거둘 때의 즐거움 같고 전리품을 나눌 때의 기쁨같아 그들이 당신 앞에서 즐거워할 것입니다”(이사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