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개넘어 천천히 오는 봄처럼 인생의 좋은 때도 고비를 넘으면 온다

박 성 규 느타리버섯 재배농

중용(中庸)을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중간으로 해석하는 사람이 있는 듯 하다. 중용이란 어느 한편에 치우치지 않고 중정(中正)한 것이고 과쪾부족이 없이 생각과 행동이 불편 부당한 것이고 모든 일에 적정상태를 지키는 것이다. 중용에 도달하려면 밝은 지혜와 풍부한 경험이 요구되는 것으로 지혜와 경험이 부족하면 중용의 행동을 하기 어려운 것이다.

중용은 덕중에 가장 으뜸가는 덕이다. 덕이란 어떤 것인가. 선을 행할 수 있는 능력이요, 도덕적으로 뛰어난 품성이요, 인간으로서 마음이 어질고 행동이 바른 것이다. 훌륭한 인격으로 남을 감동시킬 수 있는 힘인 것이다.

군자중용, 소인반중용(君子中庸, 小人反中庸)이라 하였으니 군자는 중용하고 소인은 중용에 반대한다고 하였다.

며칠전 가까운 친구가 새집을 짓는데 상량식에 자리를 함께 하였다. 상량에 앞서 돼지머리를 삶아 놓고 고사를 지냈다. 고사가 끝난후 돼지입에 지폐를 한장 넣었다. 그후 들리는 소리는 크리스챤이 미신행위를 했다는 것이다.

상량식은 우리들의 오랜 전통적 풍속인 것이다. 예전에는 집이라면 전부 목조건물인지라 상량을 할 때쯤에는 집의 골격은 다 세워져 목수들의 큰 일은 일단 끝나는 때이다. 그래서 그동안의 목수들의 노고를 위로하고 감사의 표증으로 집주인이 그들에게 잔치를 베풀었던 것이 상량날이었다.

주택에 있어서는 왼편에 물이 있어야 하고(좌청룡), 오른쪽에 길이 있어야(우백호) 되며 앞에 못이 있고(전주작), 뒤에 언덕이 있는(후현무) 것을 명당자리로 친다. 즉 좌청룡, 우백호, 전주각, 후현무라 하는 것이다.

풍수지리에 의존하여 인간의 길흉화복을 전적으로 신뢰하는 행위는 미신이라고 하겠지만 조물주께서 창조하신 자연을, 땅의 형세를 조화롭게 이용하는 것은 인간으로서 당연한 처사라고 생각한다.

크리스챤으로서 미신행위란 조물주 하느님을 제일 웃자리에 모시고 섬기지 않고 기타의 것을 하느님보다 웃자리에 두고 믿고 의지하는 행위를 총칭하는 말인 것이다. 구약성서 신명기에 하느님과 이스라엘은 시나이산 기슭에서 영원한 계약을 맺었다. 상호간에 진실하고 성실한 사랑을 맹세하였던 것이다. 이 계약으로 인간에게 요구되는 것은 “하느님께 마음을 다하고 정성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사랑하는 것이다”

박성규씨!

합덕읍 농가중 느타리버섯을 재배하는 농가는 세가구인데 그중 박성규씨도 그들중 한사람이다.

합덕읍 재오지리, 얕은 언덕으로 둘러싸인 아늑한 마을, 언덕에는 봄기운이 꽉 들어차 있다. 개나리, 진달래와 사과꽃의 망울들이 터져나와 화려한 꽃을 피울 찰나의 곳, 재오지리.

우리나라의 봄은 맨 먼저 눈으로 온다. 그래서 “봄”이라는 글자는 본다,“보인다”등의 명사형으로 이루어졌다. 산이 많은 우리나라의 봄은 바우고개 언덕이 아니더라도 언제나 높고 낮은 고개를 넘어서 오는 것이다. 그래서 빨리 한 걸음에 달려올 수 있는 넓은 정원의 봄처럼 한꺼번에 단숨에 오지 않고 서서히 오게 마련이다.

박성규씨는 작년 여름에 국가보조, 융자, 자부담등 2천만원을 들여 느타리버섯 재배사 35평을 지었다. 그리고 11월에 처음으로 볏짚을 살균하고 느타리원형 종균을 넣었다. 재배사 보일러에 불을 지피고 온풍기를 가동하고 스프링쿨러에서 물을 뿜어내니 실내온도 섭씨 25도가 유지되었다. 볏짚에 종균을 넣은지 일주일쯤 지나 발아가 시작, 10여일후 버섯들이 너도나도 하면서 겉잡을 수 없이 볏짚을 비집고 올라오는 것을 본 박성규씨.

박성규씨는 처음 시작하는 느타리버섯에 감동되어 한동안 넋을 잃었다. 한밤중에 재배사 밖에는 초겨울의 눈보라가 치는데 반팔에 땀을 흘리면서 부인과 함께 밤낮 구별없이 버섯을 수확했다. 하루에 40kg, 50kg씩, 10여일 동안을 시간이 멈췄는지 가는지 알 수 없을 지경이다. 당시 버섯값도 좋아 1박스(2kg)에 1만4~1만5천원을 홋가했던 것이다. 땀흘린 댓가로는 과히 섭섭지 않았다. 처녀수확으로는 좋은 성과를 거둔 것이다. 이렇게 하여 금년 3월까지의 총 매상고는 8백여만원.

요즘은 박성규씨의 느타리버섯 재배사는 휴식과 청소를 위해 비워두고 있다. 재오지리 박성규씨의 문전옥답은 지형과 지세에 따라 아직 농지정리가 안된 상태이다. 지금 한참 못자리에 바쁘다. 검게 얼굴이 타있는 박성규씨는 불혹의 나이답게 젊음을 발산한다. 논과 밭 각 3천여평에 농작물의 첫씨앗을 뿌린다. 농사짓는데 불편하고 수확이 떨어지겠지만 구불구불 이어져가는 논두렁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고향의 옛 향취, 우리들 모두의 마음에 간직된 논과 밭.

박성규씨는 농번기를 벗어난 5월 하순경에는 느타리싸지카(여름종균)를 재배하여 금년 10월까지 수확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여름에는 수요가 많지 않아 버섯값도 좋지 않다. 지금 시세로는 1박스(2kg)에 2~3천원이란다. 그래도 1년의 수익금은 1천5백만원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면서 느긋하면서도 여유만만하다.

“버섯농사에는 전문가도 없고 또 일인자도 없는 것 같습니다. 기본적인 기술만 익히면 다음부터는 얼마나 연구하고 노력하느냐에 따라 수확의 차이가 나는 것입니다. 볏짚에 살균상태에 푸른 곰팡이가 끼게 되는데 바로 푸른 곰팡이가 끼지 않도록 하는 것이 성과를 가늠하는 것입니다”라고 설명하는 박성규씨는 우리 농부의 대명사처럼 느긋한 여유를 보이면서 활짝 웃음을 꽃피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