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금으로부터 122년 전인 1989년 9월 1일, 서울 북촌에서 ‘여권통문’이 발표됐다. 김소사, 이소사의 이름으로 발표된 여권통문은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인권선언문이다. 지난 1일 이들의 외침이 다시금 울려 퍼졌다. 당진시여성단체협의회(회장 안임숙, 이하 여협)가 여권통문의 날을 기념하고 여성 작가 초대전 개막을 축하하며 지난 1일 다원갤러리에서 행사를 진행했다.

이름 없는 ‘소사’들
여권통문은 ‘여학교 설시 통문’의 줄임말로, 선언문에는 여성의 참정권·노동권·교육권 등에 대한 주장을 담고 있다. 서울 북촌의 양반 여성들을 중심으로 발표된 여권통문은 파격적이었다. 여권통문의 전문이 황성신문과 독립신문 등에 보도됐고, 수많은 여성들의 호응을 받아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단체인 ‘찬양회’로 이어졌다.

찬양회는 회비를 기금으로 모아 소학교 과정인 순성학교를 개교했다. 서울에 세워진 순성학교는 관립학교로 전환되지 못하고, 재정적 문제로 2년 만에 문을 닫아야 했지만, 우리나라 여성들의 손으로 만든 최초의 여학교였다.
안임숙 회장은 “유교적 가부장제에 갇혀 있던 여성들을 깨우고 사회로 이끌었던 여권통문은 미국 여성 노동자들의 궐기로 시작된 세계 여성의 날보다 10년이나 앞섰다”면서 “여권통문을 선언했던 이소사와 김소사는 권리의 동등함을 외친 시대의 선구자였다”고 말했다.

여권통문의 날 기념하며
이름도 없이 기혼 여성을 지칭한 ‘소사’로 불렸던 이소사, 김소사의 목소리가 오늘날 다시금 살아났다. 여권통문이 선언된 날을 기념하며 9월 1일이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올해 여협에서는 법정 기념일인 여권통문의 날과 양성평등주간을 함께 기념하고자 다양한 행사를 준비했다. ‘변화의 시대, 양성평등, 새로운 기준의 중심’이라는 슬로건으로 행사를 기획하고, 여성작가 초대전과 당진여성들의 일자리에 대한 해법을 찾고자 당진여성 JOB컨퍼런스를 기획했다. 또한 기념행사로 방송인 이숙영 씨의 토크 콘서트와 당진지역에서 가수로 활동하는 여성들이 시민을 위한 콘서트를 준비했다.

그러나 최근 지역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준비한 행사들이 취소됐고, 여성작가 초대전 <함께하다 바라보다> 展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다원갤러리에서 개최됐다. 이번 전시에서는 지역의 여성 작가 34인이 참여해 다양한 미술작품들을 전시했다.
지난 1일 여협은 여권통문의 날을 기념하고 전시 개막을 축하하며 기념행사를 축소해 진행했다. 행사에서는 유정순 (사)대한어머니회 당진시지회장이 여권통문을 낭독했고, 내빈들은 전시를 감상했다.
미니인터뷰 안임숙 회장
“당진여성의 삶 진일보하기를”
“첫 번째 여권통문의 날을 기념하며 여러 프로그램을 준비했지만 코로나19로 행사를 치르지 못해 아쉽습니다. 그러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소사와 김소사가 남겨준 유산인 여권통문의 정신이 다시금 되살아나고 있습니다. 당진여성들의 삶이 122년 전보다 진일보할 수 있도록 시민과 행정, 시의회, 전문가 등의 협업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기입니다. 코로나19로 급격한 변화를 맞고 있는 가운데, 사회 전반에서 당진여성들이 그 중심에 서기를 기대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