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대시론
농협 정신이 부디 살아나길
허충회
◆전농 충남도연맹 부의장
◆전 당진군농민회장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
신용협동조합 현관 위에 걸린 구호다. 자본주의의 피해자인 농민이나 영세서민이 자구적으로 조직한 것이 바로 협동조합이다. 조합원들이 공동으로 출자해 돈이 없는 사람에게 영농자금이나 사업자금을 빌려주고, 조합원이 생산한 생산품을 공동으로 판매해 제값을 받기위한 것이 협동조합의 목적이다. 그래서 조합원중 가장 어려운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 사업자금을 우선 대출해주고 여유있는 조합원은 많은 조합원이 수혜를 입도록 도와줘야 하는 것이다.
최근 당진군청 인터넷홈페이지에 한 농협 조합원으로부터 모후보의 금품살포를 고발하는 내용의 글이 실렸다. 진위를 가리기 이전에 매우 답답한 현실이다. 농협장 한번 출마하려면 수천만원에서 억대넘는 돈을 써야 한다는 말이 공공연하게 나돌고 있는 현실이니 정말 농협이 제대로 서기엔 아직도 멀다는 생각이 든다.
지난주는 모 농협에서 조합원과 농협장과의 면담이 있었다. 운영공개시 조합원들로부터 많은 질문을 받은 농협측이 별도의 답변자료를 갖춰 답변한다고 해서 이뤄진 자리인 것 같은데 농협측은 별도의 자료는 전혀 준비한 바 없이 농협장과 전무의 구변으로 응답하고 말았다.
게다가 농협장과 전무가 질의응답에 대하는 태도가 매우 성실치 못했다. 자리에 나온 조합원이 농협장보단 연령이 낮아 밖에서는 선후배 관계도 될수 있겠지만 공적인 자리에서 반말과 인신공격을 하는 것을 보고 저런 분이 어떻게 지역 농민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농협장이 됐나 하는 의심이 들 정도였다.
권위와 명예는 자기위치에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여 공과를 쌓았을 때만이 주어질 것이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높은 자리에 앉기만 하면 그 순간부터 그것을 얻은 것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 물론 농협장이나 지자체의 선출직같은 높은 자리는 명망과 덕이 충분한 사람이 선출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많은 돈을 써가며 선거에 출마하는 것은 우리의 선거 풍토가 잘못되기도 했지만 그 명망과 덕을 돈으로 메꾸겠다는 것과 같다.
모 농협의 2000년 결산서를 보니 99년보다 거의 모든사업이 축소된 반면 인건비는 상승했다. 사업이 축소된 건 지난해 경기가 위축됐기 때문으로 그럴 것이라 이해는 했지만 그 어려운 때에 직원을 2급 을에서 갑으로 한명, 3급에서 2급으로 3명등 모두 4명을 승진시켰고 인건비를 13% 올렸다.
수지실적이 총 24억3천500만원에서 13억6천300만원이 인건비로 지출되고 그외 경비로 6억9천400만원(이속에도 직원들 수당이 대부분임)이 지출, 사업외손익 1억7천600만원, 지도사업비 1억4천100만원이 지출되고 당기순이익이 고작 5천200만원인데 그마저 사업준비금으로 적립해 그 농협에선 조합원에 대한 출자배당금과 이용고배당이 한푼도 지급되지 않았다. 일년동안 돈벌어서 모두 농협 임직원들만 먹여살린 꼴이다.
농협장의 경우, 연 1천700만원의 보수이외 각종수당이 지급되며 각 사업별로 업무 추진비가 있고 지도사업비에서 경조사비 등 대외적으로 체면과 예를 갖출 수 있는 경비가 빠져나간다.
당진군농민회는 이번 폭설피해 농민에게 농협 예수금중 중앙회에 예치할 것의 일부분을 무이자로 대출해주고 이자손실을 지도사업비에서 보전해 줄 것을 12개 농협장에게 요구했다.
‘만인은 일인을 위하여, 일인은 만인을 위하여’라는 협동조합 정신에 부합돼며 지도사업를 본래의 목적대로 쓸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 농협장 선거에서는 진정 농협을 개혁하여 농민을 위한 농민의 협동조합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도록 모든 농민과 농협 임직원들의 노력을 기대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