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참여연대는 몇주일전 군수와 군의회의장 등을 공금횡령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군수와 전 부군수, 군의회의장 등은 판공비를 선물구입비나 경조사 물품 및 축·조의금, 기자에 대한 촌지 등으로 상당액을 사용해 왔는데 판공비는 마땅히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마련되므로 군정에 꼭 필요한 부분에 전액 집행돼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번 참여연대의 고발이 대다수 군민들에게 어떤 느낌을 줄지는 알 수 없다. 참여연대의 고발내용처럼 정확한 숫자는 모르지만 군수나 군청 실과장, 군의회의장 등이 돈을 쓰고 선심을 베푼다 하여 자기들 돈 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오랜 관행이며 국회의원이나 고위공직자가 그러하고 심지어 시골의 조그만 농협장이나 전무도 그러하니 따진들 무엇하랴?
하지만 이번 참여연대의 군수 고발은 우리에게 신선한 충격을 줬다고 생각한다. 세상을 올바르게 발전시키는 데는 용기와 결단이 필요하다. 과거 군사독재시절, 민주화를 위해 전투경찰에게 에워싸여 동료들과 어깨를 걸고 길바닥에 드러누웠을 땐 언제 백골단에게 끌려가 매를 맞거나 구속될지도 모르는데 큰 용기가 필요했던 것처럼 좁은 지역에서 특정인을 상대로 개인의 이해관계가 없는 일로 고발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잘못된 악습이나 관행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
이번 군수와 군의회 의장의 공금횡령건을 검찰에서 어떻게 판결을 낼지 주목되지만 그런 악습이 하루 아침에 고쳐지긴 쉽지 않다. 바로 군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끊임없이 견제하여 여론을 형성해야만이 바뀌게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농민들과 농민단체들이 나서서 고쳐야 할 옳지 않은 관행이 또 있다. 바로 각 농협 조합장 판공비다. 여기에도 각 부서별 업무추진비가 책정되어 있고 각 농협에 따라 1억원 내외, 혹은 2억 가까운 지도사업비가 편성되어 있는데 이 업무추진비와 지도사업비가 제대로 집행되고 있는지 농민조합원이 올바로 알 수가 없다.
특히 지도사업비는 본래 조합원 교육이나 영농지도, 농산물 생산 및 판매활동에 집행되어야 함에도 역시 조합장의 축·조의금 및 물품구입비로 지출되는가 하면 이런 저런 단체의 단합대회나 체육행사의 찬조금으로 지출되고 있다. 조합장의 선심성이나 사적인 용도로 쓰여지고 있는 것이다.
어떤 자리에서 농협장들에게 지도사업비 중 경조사비 일체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자 변명들이 분분했다. 대의원 총회에서 인준한 사항을 시비하지 말라거나, 주식회사 사장들도 공금으로 경조사비를 지출한다거나, 환원사업으로 이해해달라는 웃지 못할 말까지 했다. 도대체 주식회사나 협동조합의 원리도 모르고 환원사업의 의미도 모르는 말들이었다.
모 농협에선 직원들 점심값이 매일 7천원씩 책정되었고 조합원과 간담회시 전무도 같이 점심을 먹고 조합재정으로 지출되면 전무는 그날 점심값이 이중으로 지급되니 7천원을 다시 조합으로 환원하라는 조합원의 요구가 있었던 적이 있다. 매우 사소한 일인 듯 싶지만 농협 전·상무들의 인건비 계상내용을 보면 놀라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선거중 매우 과열되고 혼탁한 것 중에 하나가 농협장 선거인데 농협장의 판공비를 대폭 삭감하고 철저한 원칙 속에서 예산이 투명하게 집행된다면 그래도 조합장을 하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그리 많겠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