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연말 석문면개발위원회 위원장 등 임원 선출을 앞두고 현 집행부가 상대진영 후보를 출마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정관을 개정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석문면개발위원회(위원장 인나환, 이하 석문개발위)는 올해 연말 위원장·부위원장 등 임원진 선출을 앞두고 있다. 인나환 위원장이 연임에 도전하거나, 이태성 부위원장과 강정의 장고항2리 이장 등이 출마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석문개발위 현 집행부가 석문면 이장들의 지지를 받고 있는 강정의 이장의 출마를 막기 위해 정관을 초법적으로 개정했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석문개발위가 2018년 개정한 정관 제14조에 따르면 임원의 결격사유로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3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와,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처벌을 받거나 공공기금 관련 범죄로 처벌을 받은 자’를 규정하고 있다.
‘금고 이상의 형을 받고 집행이 종료되거나 집행받지 아니하기로 확정된 후 3년이 경과되지 아니한 자’를 규정한 것은 사단법인 정관의 모체가 되는 ‘공익법인의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이하 공익법인법)’ 제5조에 명시돼 있다.
하지만 ‘음주운전으로 2회 이상 처벌을 받거나 공공기금 관련 범죄로 처벌을 받은 자’는 석문개발위가 정관 개정을 통해 임의로 포함시킨 규정이다. 해당 조항을 수정한 배경에 대해 일각에서는 18년 전 강정의 이장이 어민후계자 자금 관리 문제로 처벌받은 것을 빌미로 강 이장이 출마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2017년에 진행된 석문개발위원장 선거에서 강정의 이장은 인나환 위원장과 5표 차이로 낙선하며 적은 표 차이로 경합을 벌인 바 있기 때문이다.
석문개발위에서 활동했던 A씨는 “공익법인법에 따라 기존 정관에 결격사유가 명시돼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내용을 붙여 강 이장이 아예 출마하지 못하도록 했다”며 “20년 전 처벌받은 일로 평생 발목을 붙잡는 인권침해 소지까지 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정관 개정 과정 또한 석연치 않다는 주장도 일고 있다. 지난 2018년 1월 19일 석문개발위 연시총회에서 정관 개정을 논의했지만 의견이 분분하자 정관개정소위원회를 구성해 개정안을 논의하자는 의견이 제시됐다는 것이다.
이후 2018년 4월, 7월, 10월 세 차례에 걸쳐 정관개정소위원회가 개최돼 개정안을 작성했지만, 정관 개정은 총회 날짜인 1월 19일에 개정된 것으로 정관에 명시됐다는 주장이 일고 있다. 특히 민법 제42조에 따라 정관 변경은 사단법인 감독기관인 충남도의 허가를 얻지 않으면 그 효력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충남도의 허가를 받지 못한 상태다.
강정의 이장은 “통상적으로 개발위원장으로 취임하면 업무파악부터 하고 정관 개정은 충분히 논의 후 이뤄지기 마련인데, 인나환 개발위원장은 2018년 1월 5일 취임 직후 14일 만에 정관 개정을 추진했다”며 “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정관이 개정됐다고 주장하는 석문개발위의 행태에 대해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밖에 석문개발위 정관에서 임원의 임기 중 감사의 임기를 3년으로 명시했지만, 공익법인법에는 2년으로 규정돼 있는 점 등 상위법과 맞지 않게 초법적인 정관을 운영하고 있다는 것 또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석문개발위의 정관 논란과 관련해 석문면 교로1리 마을회에서는 지난 10월 충남도에 석문개발위 정관 관련 정보공개를 청구했고, 석문개발위는 비공개를 요청했다. 그러나 충남도는 비공개할 이유가 없으므로 법률자문 후 다음달 17일에 공개하기로 결정했다. 더불어 석문면이장협의회(회장 김한조)는 개발위원 53명의 서명을 받아 석문개발위 집행부에 임시총회 개최를 요청할 예정이다. 정관에 따르면 재적 위원 1/3 이상 소집요구가 있을 경우 총회를 소집할 수 있다.
인나환 위원장은 “2018년 1월 19일 총회에서 (논란이 일고 있는 부분에 대해) 정관을 개정한 것이 맞다”며 “녹음과 회의록 등 근거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2019년 11월 29일 개정에 앞서 지난해 10월경부터 정관개정소위원회를 통해 정관 개정을 논의했는데, 그 당시 문제 삼지 않았던 부분을 위원장 선거를 20여 일 앞둔 지금 왜 이제와 문제를 제기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공익법인법 등 상위법에 대해서는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법에 따라 조치한다면 따르겠지만 문제를 제기할 기회가 많았는데 왜 이렇게까지 하는지, 그 의도가 누구를 위한 것인지 의구심이 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