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농산물로 잔치음식 품격 높여

농촌 여인 손맛 가마솥애경사음식

값싼 수입농산물 유혹하는 시장서 ‘독야청청’ 1년

1년전 음식솜씨 좋은 농촌여성 5명이 값싼 수입농산물이 범람하는 잔치음식상에 가짓수보다는 실속을, 우리 농산물로 만든 전통음식을 선보이겠다며 마춤요리시장에 뛰어들었다.

‘가마솥애경사음식’이라는 상호를 내걸고 당진군농업기술센터의 기술지도와 자금지원을 받아 운영을 시작할 당시에 주위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반반이었다.

정성이 느껴지지 않는 마춤요리에 실망한 소비자들에게는 참신한 소식이었지만 일단 잔치상은 가짓수 많고 화려해야 한다는 통념과 재료비가 절반도 안들어가는 값싼 수입농산물이 이윤추구가 목적인 시장을 장악해버린 현실에서 우리 농산물만 쓰고 전통음식을 보급한다는 시작 당시의 명분은 빛좋은 개살구나 용두사미에 그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도 많았다.

“예상대로 사업적인 측면에선 별 재미를 못보았습니다.”

가마솥애경사음식 대표 박영자씨는 “그러나 우리가 만든 음식이 격이 다르다는 평을 많은 소비자들로부터 듣게 된 것은 당장의 수익보다 더 큰 성과였다”고 말했다.

가마솥애경사음식은 우리 농산물 애용과 음식물 쓰레기를 줄이자는 공익적 기능에 촛점을 맞추고 시작했다.

혼례, 회갑연 등 잔치행사에서 음식물 쓰레기가 대량으로 배출되는 것은 손님들의 입맛에 부응하지 못한 채 가짓수만 많은 마춤요리에서 일부분 기인하고 있으며 따라서 상차림에 실속을 기해 젓가락 한번 가지 않은 채 버려지는 부실한 음식을 줄이고 잔치음식문화의 질적인 향상을 꾀해보겠다는 취지였다.

당진군에서 2천4백여만원의 시설비를 지원한 것도 가마솥애경사음식의 공익적 성격을 강조하기 위함이었다.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한 농촌여성 기능강좌를 통해 조리사 자격증을 취득한 농촌여성들이 운영하는 가마솥애경사음식은 존재의 이유이자 목표이기도 한 ‘공익성’과 어쨌든 운영이 되어야 하는 ‘사업체’라는 두가지 과업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현실은 현실이었어요. 사업을 하는 사람 입장에서 상다리가 부러지도록 차려야 한다는 소비자의 요구를 외면한다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었어요.”

입맛과 기호가 다른 불특정 다수의 손님이 찾아오는 잔치행사에서 집주인으로서 음식의 가짓수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어쩌면 인지상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박씨는 손맛과 정성이 들어간 음식은 모든 손님들의 공통의 기호라는 신념을 확고하게 지키고 있다. 그래서일까. 한가지 요리를 하더라도 재료에서부터 만들기까지 정성이 없으면 할 수 없는 힘든 방법을 택하고 있다.

박씨는 가까운 마을에서 구할 수 있는 농산물은 마을에서 구입한다. 대형마트에 가서 사는 것보다 더 비싼 경우도 있지만 수입농산물을 가려내기가 갈수록 힘들 뿐 아니라 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산물은 지역에서 최대한 소비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고기 역시 냉동은 쓰질 않고 숙성육만 사용하고 화학조미료는 일체 쓰지 않는다. 재료비가 많이 들어가는 것은 당연지사.

“이걸 누가 알아줄까, 갈등하고 의기소침했던 적도 많았죠.”

하지만 보이지 않는 그런 정성을 맛으로 알아차리고 인정해주는 소비자들이 있어 힘을 얻곤 했다고 한다.

이것은 박씨가 가마솥애경사음식을 운영하면서 만들어낸 신조어이자 자신의 각오이기도 하다. 이름을 걸고 음식을 만들겠다는 것. 적어도 음식의 질에 있어서 만큼은 자신이 있다는 표현이다.

내집 손님에게 대접할 음식은 손수 만들어야 안심이 되는 까다로운 시어머니 타입, 가마솥애경사음식은 바로 이런 시어머니 마음을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