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수구제역’, ‘과수코로나’로 불릴 정도로 농가에 막대한 피해를 끼치는 전염병, 과수화상병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어 과수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당진지역에서는 지난달 28일 처음으로 과수화상병이 발견된 가운데, 5개 사과농가를 시작으로 일주일만에 13개 농가로 피해가 확산됐다. 현재 당진에서는 △순성면 4곳(아찬리 2곳, 본리 1곳, 중방리 1곳) △신평면 3곳(상오리 3곳) △우강면 6곳(세류리 3곳, 송산리 2곳, 원치리 1곳) 총 13곳의 사과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 피해규모는 총 13ha다. (6월 4일 기준)

발병 후 3년간 농사 못 지어

과수화상병은 세균에 의해 사과나무 또는 배나무가 화상을 입은 듯 말라 죽는 병이다. 특히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어 감염된 나무는 모두 베어 땅에 묻는 것만이 확산을 막는 유일한 방법으로, 감염된 나무가 발견되면 해당 나무 뿐만 아니라 반경 100m 이내의 나무까지 모두 폐기해야 한다. 또한 발병한 토양에는 사과, 배, 자두, 매실 등 화상병에 취약한 작물을 3년 동안 심지 못해 수 년 동안 농가 경제에 막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수화상병은 4월 중순 이후 벌과 파리 등 곤충에 의해 전염되며, 비바람이나 농작업 도구 등에 의해서도 쉽게 전염되므로 확산이 매우 빠르게 진행된다.

과수화상병 확진 판정을 받은 한 농가는 “모든 과정을 마치고 열매를 맺어서 잘 키운 뒤 수확만 하면 되는데 과수화상병에 걸렸다”며 “앞으로 3년 동안은 사과농사를 지을 수 없어 매우 심란하다”고 토로했다. 이어 “우리 농가도 피해를 받았지만, 반대로 우리 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을 다른 곳에 옮긴 것은 아닌지, 다른 농가에 피해를 준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예찰만이 최선”

현재 확진 판정을 받은 당진지역의 13농가에서는 사과나무 매몰 처리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추가적인 발생이 우려되는 상황이라 지역 과수농가들이 모두 긴장 상태다. 현재 2개 농가에서도 과수화상병이 의심돼 정밀진단 검사를 의뢰,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6월 4일 기준)

한편 당진시농업기술센터(소장 윤재윤)에서는 과수화상병이 발생한 반경 5km 내 농가에 대해 합동 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당진시농업기술센터 기술보급과 과수특작팀 측은 “확산세를 막기 위해서는 조금이라도 이상 증세가 보일 경우 바로 신고해야 한다”면서 “예방약과 치료제가 없는 상태여서 주의 깊은 예찰만이 큰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경보단계 ‘경계’로 상향

농촌진흥청에 따르면 전국 13개 시·군, 231개 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이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이로 인해 107.7ha의 농장에서 사과·배나무가 피해를 입었다. 충남의 경우 당진을 비롯해 천안·아산·예산 등 4개 시·군, 43개 농가에서 과수화상병이 확인됐다. 피해 면적은 31.8ha에 이른다. 정부는 과수화상병 경보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6월 3일 기준)

한편 과수화상병으로 과실 수확량이 급격히 줄어 올 가을 사과·배 가격이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저온현상으로 냉해를 받은 농가도 상당한 실정이다. 이상하 당진시사과연구회장은 “과수화상병이 급속도로 번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올 봄 저온현상으로 인해 냉해 발생이 많았다”며 “과실을 많이 맺지 못해 수확철 사과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