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오랜 시간 동안 터를 잡고 있는 보호수와 누구도 찾지 않는 열녀문, 그리고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는 전설들이 여전히 마을을 지키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없어진 마을이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또한 자연마을 중에서도 농촌 고령화로 인해 전통의 맥이 끊길지도 모르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본지에서는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기획취재를 통해 기사와 영상으로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낼 계획이다. 영상은 유튜브 ‘당진방송’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우강면 부장리는 부자들이 많이 사는 마을이었어요. 그래서 머슴·식모를 둔 집도 많았죠. 모를 5000평 심는다고 하면 하루에 일꾼 50명이 와서 일을 했어요. 모내기가 끝나면 논 주인이 일꾼들 수고했다고 인절미 등 먹을 것을 바리바리 싸서 보내기도 했어요. 1970년대 초반 때 이야기죠.”
드넓은 평야가 자리한 우강면 부장리. 이곳은 마을이 부촌(富村)이고 바닷물을 막기 위해 해안에 쌓은 둑(원뚝)이 길다(長)해서 ‘부장리’라고 이름 지어졌다고 한다. 소들평야의 중심지로 대부분의 주민들이 벼농사를 짓는 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사실 부장리는 실뱀장어와 황바리(논개)가 잡히던 곳이었다. 삽교천을 막으면서 벼농사 지역으로 변했다고.
“5년 뒤엔 빈집 많을 수도”
현재 부장리에는 270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다. 인구 수는 예전보다 많이 줄어들었지만 130세대로 우강면 내에서는 가구 수가 많은 편이다. 전경수 이장은 “부장리가 면적도 넓고 세대 수도 많다”며 “그러나 논을 사이에 두고 집들 간 간격이 넓어 사람들은 인구가 굉장히 적은 줄 안다”고 전했다.
하지만 전국적으로 농촌인구가 점차 줄고 있는 만큼 우강면 부장리도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부장리 토박이인 주민 이희수 씨(79)는 “앞으로 5~6년 후면 빈 집이 많아질 것 같다”며 “우리가 죽으면 부장리는 더욱 사람이 없을 것”이라고 아쉬워했다.
오일장이 섰던 남원포
꽤나 많은 이들이 우강면 부장리 하면 ‘남원포’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아산만과 이어지는 남원천 다리 옆에 작은 포구를 이뤘던 남원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인천을 오가는 배가 있었다. 이로 인해 신평장·합덕장과 같이 부장리에도 오일장이 펼쳐졌다.
특히 장날에는 검정 고무신과 장화가 많이 팔렸단다. 부장리에서 50여 년 간 수퍼를 운영해온 이보순(84) 씨는 “남원포에서 인천으로 향하는 배에서는 쌀 말고도 계란을 10개씩 묶어 판매하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회상했다. 전경수 이장은 “부장리에는 오고가는 사람들이 많았다”며 “포구가 있어 마을이 활기찼다”고 전했다.
마을협동조합에서 쌀 수매
한편 부장리에는 우강국민학교 부장분교도 자리했다. 부장리에서 우강초등학교까지 장장 6km로, 도보로는 약 1시간 30분이 걸려 지난 1963년 부장분교가 지어졌다. 이곳에서는 50~60명의 아이들이 학교생활을 했다. 우강국민학교를 다니다 4학년 때 부장분교로 전학갔다는 전경수 이장은 “분교가 지어지기 1년 전에는 부장리 마을협동조합에서 만든 방앗간을 교실로 사용했다”며 “수업 후에는 분교 건축현장에서 벽돌을 나르면 연필 한 자루, 공책 한 권씩 줬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분교 운동장이 갯벌이었던 터라 황바리가 정말 많이 잡혔다”면서 “귀가하면서 황바리를 잡으며 놀았다”고 전했다.
한편 현재 마을회관 자리는 1960년대 초에 만들어진 부장리 마을협동조합의 사무실이었다. 마을회관 창고 자리는 당시 방앗간으로 쓰였다. 전경수 이장은 “부장리에 쌀을 생산하는 농가가 많아 쌀장수가 수백 가마씩 싣고가곤 했다”며 “쌀을 팔아 현금으로 바꾸는 일을 마을협동조합에서 했고, 이후 우강농협이 마을협동조합을 흡수했다”고 덧붙였다.
“부장리에 철탑 꽂아선 안돼”
요즘 주민들은 한국전력이 북당진-신탕정 간 345kV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강행하고 있어 고민이 크다. 이희수 씨는 “갑자기 한전에서 부장리에 철탑을 꽂겠다고 한다”며 “철새 도래지이자 관광명소로 타 지역에서 사람들이 많이 찾고 있는 이곳에 철탑 설치는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말해 뭐유, 농촌지역에 철탑 지나간다고 해서 화가 나. 강력히 막아야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