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오랜 시간 동안 터를 잡고 있는 보호수와 누구도 찾지 않는 열녀문, 그리고 주민들의 입에서 입으로만 전해지는 전설들이 여전히 마을을 지키고 있다. 산업화와 도시화로 인해 없어진 마을이나 없어질 위기에 처한 마을, 또한 자연마을 중에서도 농촌 고령화로 인해 전통의 맥이 끊길지도 모르는 마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자 한다. 본지에서는 ‘우리마을 이야기’라는 기획취재를 통해 기사와 영상으로 마을의 이야기를 담아낼 계획이다. 영상은 유튜브 ‘당진방송’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의 지원을 받아 취재·보도됩니다.

내포지역 곳곳에는 역사적으로 의미 있는 지역들이 많다. 특히 김대건 신부가 태어난 우강면과 이웃하고 있는 합덕읍은 조선 후기 때 천주교가 꽃 피웠던 곳이다. 합덕읍 중에서도 합덕리는 130년 역사를 지닌 합덕성당이 자리하고 있고, 마을 주민 90% 이상이 천주교 신자일 정도로 천주교 문화와 역사가 고스란히 남아있다.
큰 창고가 있던 마을 ‘창말’
과거에 사람들은 합덕리를 창말이라고 불렀다. 조선시대 때 포구 근처에 있던 마을이라 운반할 물건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가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합덕리 인근에 포구 두 곳이 있었는데 합덕리가 그 사이에 있었고, 지역에서 생산한 쌀을 보관하다 똑딱선에 실어 인천과 서울로 보냈다고 한다.
사람들이 많이 오고 가는 곳이었던 만큼 합덕리는 늘 북적이고 활성화된 마을이었다. 합덕수리민속박물관 자리는 옛날 면사무소 자리로, 신리와 대전리 등의 여러 마을과 접근성이 좋아 오일장이 서기도 했다. 김경태 노인회장은 “합덕에 사는 사람들이 합덕리에서 장을 보고 가곤 했다”고 회상했다.
더불어 합덕리는 성소마을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성소(聖召)는 ‘하늘의 부름을 받은 자’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러나 현재는 종교적 색채가 강하다는 의견으로 연호지를 의미하는 연지마을로 이름을 바꿨다.

“많은 성직자 및 수도자 배출”
현재 합덕리에는 86가구에 150여 명의 주민들이 거주하고 있다. 주민들의 대부분이 합덕성당 신자다. 마을회에 따르면 1890년대 천주교가 들어오면서 합덕읍의 비옥한 땅들을 구입했고 1974년도 토지분할이 되면서 다시 개인 소유의 땅이 됐다. 이종운 이장은 “우리 마을은 천주교와 긴밀한 관계가 있다”며 “교우촌이 있어서 주민들이 자연스레 성당을 찾았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합덕리 출신의 성직자 및 수도자들도 많다. 현재까지 합덕리 출신 성직자나 수도자가 100명이 넘는다고. 김경태 노인회장은 “박재만 전 대전성모병원장은 신평 출신이지만 당시엔 신평에 성당이 없어 합덕성당을 다녔다”며 “이외에 윤세명, 윤주명, 김기용 신부 등 합덕리 출신의 성직자·수도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한 합덕에는 천주교에서 지은 ‘매괴학교’도 존재했다. 1900년 초에 들판만 있었던 합덕리에 학교가 세워졌다. 당시 이곳에서는 서양 문화를 알려주고 영어와 라틴어 등을 가르치기도 했다. 그래서 합덕리 사람들이 새로운 문화를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다고.

충청도 최초의 성당 ‘합덕성당’
합덕리의 가장 알려진 명소 또한 합덕성당이다. 1929년에 지어진 합덕성당은 충청도 최초의 성당으로, 초대신부인 퀴를리에 신부(1890년대)가 당진, 덕산, 예산은 물론이고 평택, 수원, 안성, 아산, 공주까지 충청도와 경기도 25개의 지역의 공소들을 직접 다니며 미사를 집전했다고 알려져 있다.

김경태 노인회장은 “합덕성당은 예나 지금이나 형체는 크게 달라진 건 없다”며 “내가 어릴 적에는 합덕성당이 가장 큰 건물이어서 여러 학교에서 소풍을 이곳으로 왔다”고 말했다. 이종운 이장 역시 “합덕성당 뒤에 놀이터처럼 꾸며놓은 공간이 있어 그곳에서 많이 놀았다”고 전했다.
마을영농조합법인 창립
농촌체험 및 숙박 가능
최근에는 합덕제가 걷기 좋고 힐링할 수 있는 명소로 떠오르면서 이곳을 찾는 시민과 관광객들이 늘고 있다. 더불어 버그내순례길을 걷는 순례객들과 합덕수리민속박물관 등을 구경하는 관광객들도 증가했다. 이에 합덕리에서는 올해 영농조합법인을 만들어 다양한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있다.

이종운 이장은 “마을의 인구가 점점 감소하고 있고 고령화 되다보니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며 “체험휴양마을로 지정돼 농촌체험이나 숙박 등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져 주민들이 우리마을을 알리고자 곳곳에 경관조성을 하고 있다”며 “함께 마을을 꾸미면서 공동체를 형성하고 가까워지는 계기도 돼 좋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