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가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을 추진하는 가운데, 심각한 비수익 노선부터 단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특히 연구용역 결과 지방공기업(교통공사) 설립을 통한 공영제 도입을 제안했지만, 현재 당진항만관광공사를 운영하는 당진 입장에서는 또 다른 지방공기업 설립이 가능한지도 검토해봐야 할 문제다.
지난해 39억5000만 원 지원
당진시는 지난달 29일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을 위한 시민공청회를 개최했다. 당진시청 당진홀(대강당)에서 진행된 이번 공청회에서는 연구용역을 맡은 (재)한국지식산업연구원 오세철 연구위원이 주제발표를 맡아 당진시 시내버스 공영제 도입 타당성에 대한 조사·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당진시에는 현재 당진여객운수 1개 업체에서 67대의 버스를 운행하고 하고 있으며, 304개 노선으로 63개의 코스를 운행 중이다. 여기에는 110명의 운전기사를 비롯해 총 129명이 버스업계에 종사하고 있다.
당진시는 시내버스 비수익노선, 벽지노선, 저상버스 운영 등을 위해 당진여객에 해마다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 당진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22억~23억 원을 지원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버스 수요가 급감하면서 2020년에는 39억5000만 원을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시내버스 수입(수요)은 점점 줄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90% 이상 비수익노선
노선별 운송수지를 분석한 결과 수익노선은 9.5%, 비수익노선은 90.5%를 차지하고 있다. 29개 수익노선에서는 2억 원의 수익이 발생하지만, 대부분을 차지하는 275개 비수익노선에서는 해마다 46억 원의 손실이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진지역의 교통수단 가운데 시내버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13.2%에 불과했다. 반면 승용차는 51.2%에 달했다. 도보 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시민들이 26.5%로 시내버스 이용자보다 훨씬 많았다.
시내버스 만족도 38.7%에 불과
이렇게 시내버스를 이용하지 않는 이유로는 만족도가 떨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서울의 경우 시내버스 이용 만족도가 82%에 달하지만 당진지역 시내버스에 대한 시민들의 만족도는 38.7%에 불과했다. 특히 △정류소 및 차내 시설 개선(26.2%) △배차간격 축소 및 운행횟수 증대(19.6%) △정류소 노선 안내 및 차내 안내방송 등 운행정보시스템 개선(18.1%) △운전기사 친절도 및 안전운행 개선(16.8%)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대중교통 기피…사회적 비용 증가
당진지역 시내버스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면, 이용자 측면에서는 대중교통에 대한 접근성과 정시성, 서비스 수준 등에 대한 불만이 많아 버스 이용이 저조한 상황이다. 이러하다 보니 버스 업체서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버스노선 확대 및 증차 등 서비스 개선을 기대하기 어려워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또한 버스업체 내 노사분규 및 파업 등으로 인한 불안전성이 상존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매년 버스업체의 수익성이 악화될수록 당진시에서는 재정 지원이 증가하는 부담을 안고 있으며, 대중교통 이용이 저하되고 시민들의 자가용 이용이 많아지면서 주차장 부족, 교통혼잡, 환경문제 등 사회적 비용이 가중되는 상황이다.
경영 및 시설 개선 필요
따라서 대중교통 체계의 변화가 필요한 가운데, 이번 연구용역에서는 민영제의 한계를 극복하고 버스운행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한편, 시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는 교통복지 증진 및 자동차 증가로 인한 환경문제 등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절감하는 차원에서 전면적인 시내버스 공영제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제시했다.
특히 당진시가 직접 운영하는 직영제와 지방공기업(교통공사) 설립을 통한 운영에 대해 검토한 결과 직영제를 실시하기에는 책임경영과 전문성 확보에 한계가 있을 수 있어 지방공기업(교통공사) 설립을 통한 운영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제안했다. 비용은 현재 공영제를 도입하기 전보다 인건비 12억7000만 원 등이 추가로 발생할 수 있으나, 감가상각비 등이 감소해 현재보다 연간 5.7억 원 정도 비용이 더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공영제 도입과 더불어 버스노선을 새롭게 정비하고, 저상형·미니버스·디자인버스·친환경버스 등 다양한 형태의 버스를 도입하는 한편, 시내버스 운영 관련 경영 및 시설 개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대중교통도 복지다”
당진시내버스 현황 및 여건에 대한 주제발표에 이어 강상욱 공공교통연구소장의 사회로 △이정범 대전세종연구원 지속가능실장 △김도경 서울시립대 교수 △고진우 세종도시교통공사 교통사업처장 △이상우 당진시지속가능발전협의회 운영위원장 △오수권 주민자치회장협의회장이 토론자로 나서 의견을 발표했다.
한편 이번 공청회는 당진시청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으며, 현장 영상으로 공청회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 당진시내버스 공영제와 관련해 의견이 있을 경우 오는 6일까지 당진시청 교통과 버스공영제TF팀으로 의견서를 제출하면 된다.
▪문의: 350-4550
<주요발언>
이정범 실장
“다양한 교통정책 함께 추진해야”
당진지역의 열악한 대중교통 상황을 감안하면 시민들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완전공영제를 검토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그러나 운영주체만 바꾸는 것은 의미가 없고, 시민들의 만족도를 향상시키는데 주안점을 두어야 하나, 상당한 예산이 수반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비수익 노선부터 공영제를 시행해 직접 당진시가 운영해보고, 문제점을 찾아 보완하는 등 단계적으로 공영제를 도입했으면 한다. 더불어 승용차 이용율이 상당히 높은 상황에서 자가용 이용을 줄이는 제도적 방안을 함께 수반하지 않으면 단기간에 시내버스 이용율을 제고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공영제를 도입하더라도 다양한 교통정책을 같이 추진해야 공영제 도입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김도경 교수
“비수익노선부터 단계적 공영화”
현재 당진시가 처한 시내버스 운영 현황을 볼 때 비수익·적자가 상당해 결국은 노선을 폐지해야 할지도 모르는 위기 상황까지 다다랐다. 따라서 공영제를 검토하는 것은 필요한 일이다. 그러나 결국 막대한 예산이 들고 경제적인 문제가 얽혀 있어 비수익 노선에 초점을 두고 점진적으로 추진하는 것을 제안한다. 준공영제 노선관리형도 하나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본다.
고진우 처장
“시민평가단·교통사관학교 운영”
시내버스 공영제을 도입해 운영하면서 특화된 서비스 제공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세종시에서 시행 중인 시내버스 시민평가단이나 운수종사자 교통사관학교 운영 등은 큰 호응을 받고 있으며, 전국적으로도 주목받는 사업이다. 또한 테마버스 운영도 당진시가 벤치마킹할 수 있는 좋은 사례가 될 것이다. 대중교통 문제는 단순한 교통정책이 아니라 시민들의 이동권 보장이라는 복지적 측면에서 봐야 한다.
이상우 운영위원장
“교통카드로 택시와 버스 연계”
대중교통 활성화를 지속가능발전 측면에서 볼 필요도 있다. 타 광역지자체처럼 실시간 버스정보안내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시내버스 운행 정보를 쉽게 알 수 있도록 하면 좋을 것이다. 또한 시골 외진 지역까지 버스노선을 계속 확대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다. 교통카드를 이용해 합리적인 수준에서 택시와 버스를 연계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면 한다. 더불어 통근·통학버스에 대해서도 맞춤형 노선을 운영하는 것도 고려해볼만 한다. 또한 낙후된 시내버스 시설 및 품질을 업그레이드 해서 시민들이 삶의 수준에 걸맞는 대중교통이 됐으면 한다.
오수권 협의회장
“축제·장날 순환버스로 활성화”
시민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대중교통 정책은 시민들의 복지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공영제를 도입한다고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겠지만, 노선간 네트워크가 강화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특히 당진지역의 크고 작은 축제 기간과 장날에 순환버스를 운행하면 축제와 시장도 활성화 되고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