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관심에 주인된 권리마저 잃는다
이인수 / 당진환경운동연합 환경감시단장
요즈음 수능시험을 마친 일부 고3학생들의 탈선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며칠전 새벽 당진시내에서 여학생 한명이 술에 취해서 길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을 보았다. 그 옆을 몇명의 행인이 지나가면서도 본체 만체 지나쳐 버리기에 깨워서 집에 들어가라고 타이르니 상관말라며 ‘요즘에도 남의 일에 참견하는 사람이 다 있네’라는 말을 내뱉는다. 이 한마디가 이 사회가 얼마나 청소년들에 무관심했나 잘 대변해주는 것이었다.
청소년 문제만 그런 것이 아니다. 지역개발문제나 환경·문화 등 사회문제 전반에 걸쳐 대부분 무관심한 것이 현실이다. 이 사회의 주인은 이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이고 이 사회를 책임져야 하는 사람도 이 사회의 주인인 우리 뿐이다. 또한 이 사회를 아름답게 가꾸고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일도 주인으로서 의무이며 당연한 권리다. 하지만 현실을 살펴보면 우리 대부분 무관심으로 일관하여 방관자로 살아가고 있다.
현대사회가 급변하고 복잡해지면서 개인주의와 이기주의가 팽배하면서 사회공동문제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한다. 다시말해 이 사회를 지켜가고 있는 것이 우리라는 공동체의식이 아니라 제도적·법률적 장치에 의해서 지탱되다 보니 개인적인 이해득실을 챙기는 데에만 신경쓰지 공동이익은 전혀 관심밖이다.
우리의 청소년들이 탈선해도 남의 자식이라고 지나치고, 우리고장이 오염되도 나한테 피해만 없으면 된다며 본체 만체하고, 우리고장의 개발이 잘못되도 어차피 나한테 이득이 없다면 관심조차 갖지 않는다.
이 사회가 내 문제이고, 이 사회의 이익이 나의 이익인데 직접적인 이해득실이 없다고 주인으로서 그 의무와 권리를 포기하고 있다. 결국 주인이 포기한 이 사회가 병들면서 우리의 후손과 그 후손들이 살아갈 우리고장이 망가지고 있다.
최근 몇년간의 지역현안문제를 살펴봐도 잘알 수 있다. 석문국가공단, 한보사태, 터미널문제, 문예회관 등의 지역현안문제가 발생했을 때 지역주민들의 반응은 이해당사자를 빼고는 대부분 무관심했다. 당장 지역현안문제로 불거진 당진항 지정과 행담도 갯벌살리기 같은 경우도 그렇다. 우리의 권리를 찾는 일이고 우리의 이익을 찾는 일이며 당연히 우리것을 우리것이라고 주장하는 일인데도 대다수 군민들은 방관자일 뿐이다.
일본이 독도를 자기네 땅이라고 억지 부릴 때에는 그렇게 흥분하던 사람들이 당진땅을 평택이라 하는데도 구경만 하고 있다. 물길을 돌리는 물꼬싸움까지 하면서 안달하던 모습은 어디가고 나락채 빼앗기고도 아무런 저항도 못하고 있는 것이다. 당진항 지정은 몇몇 사람의 이익도 아니고 몇몇 사람이 해야 할 일도 아니며 몇몇 사람이 나서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당진항 지정은 분명 당진사람 모두에게 이익을 줄 것이며 우리모두 힘을 합해 찾아야 할 권리이다.
그리고 행담도와 아산만 일대, 당진연안역 또한 우리의 것이고 우리가 주인으로서 개발주체가 되어야 하며 우리가 관리해야 한다. 일부에서 이런 우리의 주장을 님비현상이라고 몰아부치는데 결코 지역이기주의가 아닌 주인으로서 당연한 권리주장일 뿐이다.
‘반대보다 더 무서운 것이 무관심’이라는 말이 있다. 이 무관심은 ‘어차피 안될텐데’라는 패배의식을 낳고 시민운동에 앞장선 사람들의 의욕마저 상실하게 하기 때문이다. 우리의 권리를 꼭 찾아야겠다는 신념만 있다면 그 권리는 지켜질 것이며 지역현안문제에 다함께 관심을 보인다면 우리고장이 쾌적하고 풍요로운 마을이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