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진시가 버스 공영제 추진을 위한 예산으로 234억 원을 편성해 당진시의회에 제출했다가 지난해 본예산안 심의에서 부결됐다. 최근 버스회사에 보상을 위한 감정평가 결과가 나온 가운데, 감정평가 결과보다 당진시가 추산한 예산이 3배 가량 크게 차이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근거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예산안을 과다 추계해 의회에 제출했다가 예산안 부결로 버스공영제 추진에 발목이 잡혔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당진여객㈜ 67대 버스 운행
버스 공영제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에서 버스 운행을 직접 관리·운영하는 제도로, 지난 2007년 전남 신안군이 전국 최초로 완전 공영제를 시작했다. 현재 당진지역의 시내버스 운행은 당진여객운수㈜가 맡고 있으며, 67대의 버스로 304개 노선, 63개 코스를 운행하고 있다. 업체에는 110명의 운전기사를 비롯해 총 129명이 종사하고 있다.
업체에 30억 원 이상 지원
하지만 읍·면 지역 고령화 및 인구 감소로 도심에서 떨어진 벽지노선의 경우 수익성이 계속 악화됐고, 당진시에서는 비수익 노선의 적자분에 대해 보조금을 지원해 왔다. 주민들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시내버스가 운행돼야 하므로, 수익이 나지 않는다고 해서 버스 노선을 함부로 폐지할 수 없기 때문에 당진시는 해마다 적자노선 보조금을 당진여객운수㈜에 지원한 것이다.
당진시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22억~23억 원을 지원했지만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버스 수요가 급감하면서 2020년에는 39억5000만 원을, 2021년에는 41억 원을 당진여객운수㈜에 지원했다.
시의회, 버스 공영제 예산안 부결
하지만 당진시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버스 노선과 서비스 등이 개선되지 않으면서 버스 공영제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 특히 지속가능발전 및 탄소중립을 중점 시책으로 추진하고 있는 김홍장 당진시장은 편리한 대중교통 여건을 만들어 시민들의 자가용 사용을 줄이고자 임기 내 버스 공영제 도입을 강조해왔다. <본지 제1386호 ‘좌초 위기에 놓인 버스 공영제’ 기사 참조>
그러나 지난 12월 당진시의회에서는 버스 공영제 관련 예산을 부결했다. 공영제 관련 예산 중에는 전문가 자문을 위한 자문료 800만 원만 승인됐다. 당시 당진시의회는 “공영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공영제가 가능한 재정 여건이 되는지 의견 수렴 등 공론화 과정이 없었다”며 “특히 감정평가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예산을 과다 추계해 올려 예산을 부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최소한의 검토 없던 예산 편성
한편 당진시는 지난 10월 버스매각 및 토지매매를 위한 감정평가를 진행했다. 본지가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차량과 토지, 면허권, 기타 등 보상총액에 대해 감정평가를 진행한 A업체에서는 77억4265만 원을, B업체에서는 81억5760만 원을 산출했다. 당진시가 2022년도 예산안에 버스 공영제 운영을 위해 편성한 234억1600만 원과 3배 정도 차이 나는 것이다.
이를 두고 당진시가 버스 공영제 추진비용에 대해 최소한의 검토도 없이 과도한 예산을 편성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특히 당진시는 버스 공영제를 위해서는 기존 운수회사로부터 면허권을 인수하는 것이 마땅하지만, 면허권에 대한 예산은 편성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당진시 교통과장은 “당초 예산 편성안은 지난해 2월 버스 공영제 타당성 용역 당시 용역사에서 산출한 것”이라며 “용역사에서는 면허반납 및 감차보상을 기준으로 한 서울시 사례를 근거로 예산안을 산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감정평가액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당진여객운수㈜가 협상에 응할지 모르겠다”며 “고민이 더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윤명수 당진시의회 산업건설위원장은 “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안을 심의할 권한을 시민들에게 부여받았다”면서 “집행부가 제출한 예산이 불요불급하지 않은지, 정확한 추계를 바탕으로 편성된 것인지 확인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시의회는 버스 공영제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한 공론화와 대안을 마련한 후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라며 “구체적인 예산 계획 없이 버스 공영제를 무작정 추진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