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교진

대전·충남 참여자치 지역운동연대 상임의장

스승의 날이 지나갔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날을 전후하여 언론에서는 ‘공교육의 위기’에 대해 얘기했고, 촌지와 사교육비의 통계를 들먹이면서 참스승이고 싶은 선생님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광주에서 있었던 학생들에 의한 교사 폭행이 주요소식으로 다루어졌고, 도시의 많은 학교 교문은 굳게 닫힌 채 스승의 날을 보내야했다.

연례행사처럼 대통령은 교원의 사기 진작에 대해 얘기했고, 교육인적자원부에서는 교직발전 종합 방안(교종안)을 언론에 흘려 대대적으로 보도하게 했다. 대통령의 약속을 뒷받침할 구체적인 방안이 확실히 준비되어 있는 것처럼.

1999년 12월에 시안이 발표되고 학교현장에서 많은 갈등과 진통을 겪었던 교종안을 이달 말께 최종 발표할 예정이라고 한다. 그러나 교직발전종합방안이라는 거창한 표현에 걸맞지 않게 선언적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발표를 대하는 교사들의 반응은 시큰둥 하기만 하다. 왜 그런가? 학생들과 만나면서 열의와 정성을 다해 교육활동에 전념하는 대다수 선생님들이 소망은 거창하지도 않고 추상적이지도 않다.

선생님들은 공교육의 위기라는 말이 나올 때마다 마치 죄인이 된 듯한 심정으로 자기의 생활을 돌아보고 반성한다. 그러면서도 아직은 공교육의 위기니 해체니 하는 말을 하기보다 여전히 아이들속에서 꿈과 희망을 찾아야 하고, 찾을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을 한다. 그러면서 지금 필요한 것은 실질적이고 개혁적인 교원정책이라고 입을 모은다.

첫째, “수업 때문에 업무처리를 못하겠다”는 전도된 말이 통용되는 과중한 잡무에서 벗어나 가르치는 일에 전념할수 있는 여건을 마련하라고 요구한다.

둘째, 학생들과 수업하는 교사가 실질적으로 우대받고 존경받는 풍토를 요구한다. 수업보다 승진을 위한 점수따기 경쟁에 교사들을 몰아넣고 교육개혁을 얘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주장한다.

셋째, 교원처우 개선책에 대해 교사들은 허탈해하기보다 분노한다. 대통령 선거 때마다 각종 봉급인상안이 언급되었지만 늘 흐지부지되었다. 오히려 IMF 이후에는 삭감되기까지 했다. 지금도 민간 중견기업체 수준으로 하겠다는 표현만 바뀌었을 뿐 구체적 계획도 실현의지도 실현방안도 없는 듯하다. 교원단체와 맺은 단체협약체결사항조차 지키지 못하면서 되풀이하는 정치적 선언은 무책임한 일이다.

넷째, 법으로 정한 법정교원수를 확보하기 위한 실천을 요구한다. 법으로 정한 수준이나마 실천한 뒤에 다른 이야기를 하는 것이 순서에 맞다는 주장이다.

교육은 백년지대계라 한다. 교육이 위기라는 말은 이 민족의 미래가 위기라는 말과 같다. 교육은 개혁되어야 하고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그런 교육개혁은 교육을 최일선에서 담당하는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합의하고 나설 때에만 가능하다. 이제라도 관료나 학자중심의 탁상공론에서 벗어나 현장에서 실천하는 교사의 의견이 적극 수용되는 교육개혁안, 일선학교의 공동체성을 회복하는 개혁적인 교원정책이 다시 제시되기를 요구하며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