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손장원 / 신성대학 인테리어·건설계열 교수

당진항 지정운동의 방향

바다와 인접한 당진은 “唐津”이라는 명칭에서 나타나는 것처럼 과거 오래 전부터 대외국제무역항구가 있는 지역이다. 그러나 60~70년대를 거치면서 진행된 국내의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되어 연안수산업을 기반으로 하는 어항의 수준에 머물고 있으며 지역의 산업구조도 이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80년대 이후에야 당진의 입지적 여건을 파악한 중앙정부는 90년대에 이르러 당진지역에 대대적인 항만개발사업을 전개하여 현재 1.14㎞의 부두길이에 연간 1천1백33만 톤의 하역능력을 보유한 국내 굴지의 항만시설이 갖추어져 있다. 더욱이 앞으로 4개부두 21선좌를 신설할 계획으로 이 계획이 완료되면 연간 3,050만 톤의 하역능력을 갖게 된다.

당진의 가장 중요한 지리적 특징은 한반도 서해안의 중심에 위치하여 국내물류의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는 수도권과 인접해 있다는 점이다. 또한 세계경제권에서 급속히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 가까워 대중국교역항으로서의 기능을 담당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최근 빠르게 전개되는 남북한의 관계개선으로 남북한 교역량이 급증하고 있지만 수도권의 중심항인 인천항의 화물처리능력이 한계에 도달해 있는 실정이다.

따라서 이를 대체할 항만으로서 당진항의 가치와 역할은 절대적이다. 특히 아산만개발계획과 제4차 국토종합계획의 기본개념인 수도권개발압력 분산의 유력한 대안인 당진의 지리적 여건은 주목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그런데 주지하는 것처럼 당진항은 현재 인천해운항만청 평택항 출장소에 소속되어 있으며 공식적으로 당진항은 존재하지 않는다. 결국 당진에는 항만시설만 있고 항구는 없는 아주 우스꽝스러운 처지이다. 이로 인해 1999년 기준으로 연간 133.44억원이 외부로 유출되어 지역경제 활성화의 저해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더구나 화물처리 등 무역업무에 종사하는 업체가 평택지역에 입지함으로써 당진군의 직접수입인 지방세가 유출되며 고용창출로 인한 효과까지 고려하면 그 악영향은 상당하다.

몇해 전부터 이러한 문제점을 직시한 여러 뜻있는 사람들과 관련기관 및 단체의 노력이 있었으며 지난 8월29일에는 당진항 지정 범군민추진결의대회가, 9월7일에는 당진항 지정 범군민추진위원회가 결성되었다. 이로써 당진항 지정을 위한 실질적인 추진단체가 구성되어 조직적인 활동을 전개할 수 있게 되었다. 더욱이 추진위원회는 지역국회의원, 당진군수 및 군의회의장 등과 지역사회를 위해 많은 활동을 전개한 각 단체의 대표로 구성되어 있다. 또한 그동안 당진지역에서 비판적 여론을 주도한 상당수의 인사 및 언론의 적극적인 참여로 과거 당진에서 전개된 어떠한 운동보다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당진항 지정을 둘러싸고 일어나는 대외적인 여건이 다급하게 변하고 있어 당진항 지정의 긴박성과 더불어 현재 전개되고 있는 당진항 지정운동의 방향을 언급하고자 한다.

우선 시기적인 긴박성이다. 노무현 해양수산부 장관은 9월 6일 기자간담회에서 “내년 상반기 중 부산 인천항 항만공사를 설립할 계획”을 밝혔다.

내용에 따르면 “이를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항만이용자,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항만공사 추진위원회’를 구성, 도입시기와 관할권 등 쟁점사항을 협의해 내년 2월까지 관련 법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인천항 자치공사 설립은 평택지방해운항만청 설치를 촉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당진항 지정운동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당진항 지정운동은 시간적 여유가 없음을 분명히 인식할 필요가 있다.

두번째 범군민적인 지지기반 확보이다. 최근 활발하게 전개되고 있는 당진항 지정운동과 관련한 지역언론의 기사나 필자가 주변에서 만나는 사람들의 의견은 범군민의 적극적인 지지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본 운동의 성공적인 전개를 위해 반드시 해결되어야 할 문제로 지적하고 싶다.

세번째 행정기관과의 관계이다. 당진항 지정운동과 관련하여 그동안 당진군이 얻은 가시적인 효과는 논외로 하더라도 당진항 지정의 행정적 활동주체는 당진군이다. 그런데 본 운동이 당진군과의 유기적인 관계설정 속에서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시민단체와 당진군의 명확한 역할설정과 긴밀한 협조시스템 구축을 통한 운동의 전개가 필요하다.

따라서 앞으로의 당진항 지정운동은 단기적 방안과 장기적 방안으로 구분하여 진행하되, 시기적 촉박성을 감안해 우선 군민의 의견을 하나로 모아 입체적·다각적인 노력을 진행해야 그 가시적인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이를 위해 당진항 지정과 관련된 각종 기관 및 단체의 조직을 강화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네트워크화하여 기관 및 단체의 특성에 맞게 역할을 분담해야 한다.

이에 대한 현실적인 대안으로 당진항지정 추진위원회, 군의회 당진항 특위 및 당진군 담당 부서의 협의체를 구성하고 정기회의를 개최하여 여기서 당진항 지정운동의 방향과 활동내용을 결정하고 각 위원회, 기관 및 단체는 이를 효과적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조속히 서명운동 및 홍보활동을 전개하여 군민의 의견을 결집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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