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낙성 군수 언제쯤 한가해질까?
지역현안 산적한 가운데 군행정 공백 우려 다시 고개
김낙성 군수가 너무 바쁘다. 지역현안은 쌓여 있는데 주민들은 여전히 상가집에서 군수를 제일 많이 보고 있다고 한다.
본지는 그동안 김낙성 군수의 잦은 행사, 경조사 참석에 대해 우려하는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해왔다.
풀어야 할 현안과 지방자치단체간의 경쟁이 첨예하게 대두되고 있는 근래에 들어서면서 군행정의 경쟁력 강화와 변화에 능동적인 공직사회를 바라는 주민요구가 쏟아지고 있는 가운데 밤낮없이 행사장을 오가는 군수의 모습을 우려하는 여론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급기야 당진군의 2000년도 판공비 집행실태를 분석한 당진참여연대는 분석결과 판공비 중 상당부분이 선심성 경조품 구입에 쓰여진 사실에 주목하고 군수의 경조사 불참선언을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김군수가 움직이는 범위는 어디까지일까? 과연 행정공백을 우려하는 소리는 일부 말하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근거없는 기우일까?
민간행사, 경조사에 참석하는 김군수의 활동반경과 이에 따른 제반문제를 짚어 보았다.
/ 편집자주 /
김낙성 군수 얼마나 많이 다니나
김낙성 군수는 지난 5월7일 오전 8시30분 월요 간부회의를 주재한 뒤 곧바로 당진읍 행정리에서 열린 담수직파 파종연시회에 참석했다.
그리고 40분 뒤 다시 군청으로 들어와 12개 읍·면 새마을 회장단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우리마을 사랑운동 연석회의에도 들러 인사말을 했다.
다음날 오전 김군수는 마을 이장단 50여명을 군청으로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고, 오후에는 우강 신촌리를 비롯 대호지, 순성 등 어버이날을 맞아 마을 곳곳에서 열린 경로잔치에 잇따라 참석해 마을 주민들과 인사를 나누었다.
5월9일 김군수는 이날 오전 10시에 열리기로 되어있는 세건의 행사에도 모두 참석했다.
군민회관에서 열린 어버이날 기념행사에선 표창과 인사말을 했고, 당진초등학교에서 열린 중소기업 제품 전시 및 판매전과 가정복지회관에서 열린 여성자치대학에도 참석했다.
행사가 유난히 많았던 지난 3·4·5월, 김군수의 하루는 행사 참석으로 시작해 행사로 끝났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바쁘게 돌아다녔다.
당진군이 매주 내놓는 주간행사 계획에 따르면 이 석달동안 공휴일을 제외하고 김군수가 참석한 각종 민간행사와 회의 간담회 건수는 106건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군에 담당부서가 있는 행사이거나, 여러 기관·단체장이 참석하는 주요행사만 해당된다. 김군수가 실제 방문하는 현장이나 행사장의 절반도 안된다는 것이다. (본지는 김군수의 이 석달간 일일 일정을 기록한 자료를 군에 요구했으나 당진군은 자료가 없다며 공개하지 않았다.)
김군수는 지난 5월24일 신성대학의 개교기념식에 참석했으나 주간 행사계획에는 들어가 있지 않았으며 마을 경로잔치나 각 읍·면 새마을단체들이 기금 마련을 위해 벌이는 휴경지 모내기 현장에도 빠지지 않고 들렀으나 이것 역시 주간일정에는 들어있지 않았다.
심지어 김군수는 마을단위로 경로관광을 떠나는 노인들에게 인사하기 위해 새벽같이 마을에 나가고 있는 것으로도 알려지고 있다.
김군수의 민간행사 참석엔
“기준이 없다”
김낙성 군수가 참석하는 행사에는 특별한 기준이 없다. 군정추진과 큰 관계가 없는 행사라도 초청이 올 경우 거의 대부분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사회단체 행사의 경우 이·취임식은 군·읍면단위의 단체를 불문하고 참석하고 있으며 제막식이나 정기총회, 봉사단체의 봉사활동 현장에서도 김군수를 자주 볼 수 있다.
3·4·5월 석달 동안 김군수가 주중에 참석한 민간단체행사는 새마을단체의 우리마을 사랑운동 발대식, 석문 의용소방대장, 당진읍 여성의용소방대장, 이·취임식과 수영연맹회장 이·취임식 밝은사회 당진클럽제막식, 순성면 새마을탑 제막식, 농민회 영농발대식, 도고에서 열린 협회장기 골프대회, 연합회장기 게이트볼대회, 대한 노인회 정기총회, 바르게살기·의용소방대 회의, 생활개선회의 생활 환경보전실천대회 등이다. 행사가 집중되는 일요일에는 평균 3~4건 이상씩의 민간행사에 참석했다.
마을 단위행사로는 경로당, 회관 준공식이 대표적이며 경로잔치, 경로관광, 마을 유래비 제막식을 비롯, 꽃심기 등 마을 공동작업현장에도 빠짐없이 참석하고 있다. 김군수는 행사 시간이 서로 중복돼 개회식에 참석하지 못할 경우 부군수를 대신 보낸 뒤 자신은 뒷풀이 때에 참석해 마을 주민들을 만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해 경조사 절반에 축·조의품 보내
경조사 역시 참석기준이 없다. 누가 초청을 하는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김군수는 ‘초청이 오는 곳’은 방문하고 있다. 김군수는 개업식이나 사무실 이전 개소식, 결혼식, 상가집, 집들이 등등 주민들이 모이는 자리라면 인원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참석을 하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당진군이 당진참여연대에 공개한 2000년도 군수 판공비 지출내역에 따르면 지난 한해동안 김낙성 군수는 상가집에 총 400개의 조향셋트(단가 1만4천900만원)를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 한해 당진군에 접수된 사망신고 건수는 1천97건. 즉, 김군수는 지난해 사망자수의 40% 육박하는 상가집에 조향셋트를 보낸 셈이다.
김군수는 또 지난 한해 결혼 선물로 앨범 100개(단가 1만3천원) 공기셋트 300개(단가 1만3천원) 등 총 400개의 선물을 구입해 보냈다.
지난해 혼인신고 건수는 총 870건으로 이 수치를 적용한다면 김군수는 혼례를 치른 가정중 절반 가량에 선물을 보냈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이같은 사망신고나 혼인신고 건수는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김군수가 이들 경조사에 모두 참석했는지의 여부도 확인할 수 없으나 한해동안 경조사집의 절반 가량을 챙긴다는 것은 경조가 챙기기가 김군수의 주요업무에 해당된다고 해석해도 무리가 아니라는 지적이다.
김군수의 잦은 민간행사와 경조사 참석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지난 99년 본지 창간 6주년 설문조사에서 김낙성 군수의 경조사 참석에 대해 전체 응답자 중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44%, ‘바람직하지 않다’는 의견이 48%로 나와 찬·반의견이 팽팽했었다.
김군수의 경조사 참석을 환영하는 주민들은 그 이유로 민선군수로서 주민들을 자주 접하는 것은 당연한 일로 군정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이같은 반응은 과거 관선군수 시절의 권위적인 군수상에서 주민들의 크고 작은 일상까지 관여하고 참여하는 친근한 군수상에 대한 호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부친상을 당했을 때 모 정치인의 근조화환을 받았다는 한 주민이 “평소 정치인들의 경조사 참석에 부정적인 입장이었으나 막상 내가 어려운 일을 당하고 보니 화환 하나에도 많은 위안이 되었다”는 말에서 그러한 반응의 이면을 살펴 볼 수 있다.
애경사에 같이 동참해 주는 것은 고유의 미풍양속이다. 하지만 그 대상이 이웃이 아닌 13만 군민의 미래를 좌지우지하는 군수라는 공인까지 포함시킨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군 행정의 수반에 대한 평가에 있어 객관성과 합리성보다 사적인 선호도가 우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군수의 경조사 참석을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는 주민들은 그 이유로 군 행정의 공백을 들고 있다. 민간행사나 경조사에 지나치게 시간을 할애 함으로써 상대적으로 군정에 대한 방향제시나 군 전체적인 발전을 위한 연구와 예산확보를 위한 노력 등에 할애하는 시간은 줄어들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지연되는 행사, 줄어드는 결제시간
‘지각 군수’라는 별명 얻기도
이러한 우려는 이미 몇몇 사례에서 현실로 드러나기도 했다.
김군수는 지난해 9월, 지역의 중대현안인 당진항 지정문제를 놓고 어렵게 성사된 해양수산부 장관과의 면담을 연기한 적이 있었다. (본보 2000년 10월11일자 보도) 김군수는 그 시간에 남이흥장군 문화제에 참석하고 있었다.
또한 지난 2월, 2백여명이 넘는 주민이 참석한 가운데 관심 속에 개최된 당진항 지정 범군민 토론회 때에도 군보 명예기자 위촉식 참가를 이유로 격려사만 한 뒤 자리를 떠 군수가 군정의 비중을 어디에 두고 있는지 모르겠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 했었다.
이러한 문제 외에도 김군수가 지나치게 민간행사에 참석 함으로써 또 다른 부작용이 일고 있다. 바로 행사 시간의 지연이다.
군수가 참석하기로 약속되어 있는 행사에 군수가 시간을 지키지 못할 경우 행사 주최측은 마냥 기다리기 일쑤다. 주요 내빈이자 축사를 해 줄 군수가 도착하지 않은 상태에서 행사를 시작하는 것을 단체들은 꺼리고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연초 혹한 속에 열린 대호지의 모 마을회관 준공식은 40분이나 늦게 시작한 적도 있었다. 물론 이날 군수가 늦은 이유는 다른 행사 때문이 아닌 충남지방청장의 연두순방 때문인데 청장의 말이 길어지는 바람에 늦었다고 해명했지만 마을단위 행사에 까지 군수가 직접 참석함에 따른 부작용의 단면으로 해석됐다.
이날 행사에는 면장과 군의원 도의원까지 참석해 마을회관 준공식이라는 행사의 격에 전혀 문제될게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주민들은 군수가 도착하고 나서야 비로소 행사를 시작했다.
또 한가지 사례. 역시 연초에 열린 모사회단체의 회식자리에 김군수가 참석하기로 되어 있었으나 군수는 약속된 시간보다 1시간이나 늦게 얼굴을 내미는 바람에 분위기만 어색하게 만들었다는 것이다. 이날 김군수는 기다리다 지친 이 단체 실무자로부터 ‘지각 군수’라는 뼈있는 별명을 즉석에서 얻어야 했다.
군청내 각 실과에는 군수의 군수실 재실 여부를 알리는 신호등이 있다. 여기에 불이 들어오면 군수가 있다는 신호. 이 불이 켜지는 시간은 각종 행사가 시작되기 전인 오전 10시 이전과 점심시간이 바로 지난 오후 1시에서 2시 사이, 그리고 오후 5시 이후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간에 군 공무원들은 결제거리를 들고 군수실을 찾아간다. 결제를 위해 군수실에 들어가는 공무원들은 대개 6급 담당들로 이들에 따르면 “군수 취임 초창기 때보다 결재가 수월한 편”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불시에 민원인이 찾아 올 경우 또는 실·과장들의 업무보고사항이 있을 경우 순서를 양보해 대책없이 기다려야 할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것. 이는 역으로 군수가 군수실에 머무르는 시간이 그만큼 한정돼 있기 때문에 빚어질 수밖에 없는 현상으로 풀이 될 수 있다. 민원인 접견, 업무보고, 결제가 이 한정된 시간내에 한꺼번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결제가 초창기 때보다 수월한 편이라는 반응 역시 군수가 외부행사에 나가는 횟수가 줄었기 때문이라기 보다 정부방침에 따라 업무의 결제권이 민선초창기에 비해 상당부분 실·과장 전결로 내려왔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경조사 보고는 선거 때 조직이 맡는다?
그렇다면 김군수에게 그많은 행사, 경조사의 정보가 들어가는 통로는 무엇일까.
민간행사의 경우 단체에서 직접 초청을 하는 경우가 많지만 경조사의 공식적인 보고통로는 마을 이장 쭭 읍·면 총무계 쭭 군청 자치행정과 쭭 비서실이다.
그러나 이 통로를 통해 올라가는 정보는 극히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다는게 읍·면 총무계 직원들의 말이다.
모 읍·면의 담당 직원은 “마을에서 올라오는 동향보고는 마을 행사나 초상집에 국한돼 있다. 혼례같은 경우 저명인사들의 경우에만 간혹 보고 하지만 그들은 직접 군수실로 청첩장을 보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일반 서민들의 혼례나 개업식 등은 접수되지도 않기 때문에 보고되는 일도 없다”고 말하고 있다.
그는 공식적인 통로 이외에 경조사 정보를 알리는 사람들은 “선거 당시의 조직책들”이라고 단정지었다. 그는 “우리는 동향파악 업무만 보고 있는게 아니기 때문에 그 사람들에 비해 주민들의 경조사 동향에 오히려 어두운 편이다.
선거때 운동을 했던 사람들은 이후에도 주민들의 경조사를 군수실에 계속 알리고 있는 것으로 알며 이들은 시골 구석구석에까지 포진해 있기 때문에 마을 이장을 통해 동향보고를 받는 읍·면 직원들보다 군수가 훨씬 더 동향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김군수의 선거조직은 선거때만 가동하는 것이 아닌 재직기간에도 군수의 행동반경에 지속적으로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이다. 이 추측이 사실이라면 군수의 경조사 참석은 선거운동이자 조직관리라는 혐의를 받을 만 하다.
모 군의원은 “자신은 모르고 있던 지역구 행사에 군수가 참석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며 “주민들로부터 뒤늦게 군수는 왔는데 지역구 군의원이 안왔다며 질책의 소리를 들을 때 난감했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즉, 김군수의 정보수집력이 해당 지역구 군의원보다 앞서고 있다는 얘기다.
김군수는 경조사 참석에 대해 “근무시간 이외의 일이며 초청이 오는 곳만 간다”고 해명해왔다. 그러나 상주, 혼주들이 김군수에게 직접 초청장을 보내는 경우는 친·인척이나 특별히 개인적인 친분이 없는 한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개업집 또한 마찬가지다. 때문에 김군수가 경조사 참석을 자제한다 해도 서운해 할 사람들은 상주나 혼주가 아니라는 것이다.
인간적인 군수보다 삶의 질
높여주는 군수가
군수의 잦은 행사·경조사 참석에 대한 문제제기가 있어온 것은 취임초기 때부터였다. 사전선거운동 아니냐. 군정은 언제 돌보느냐는 반응이 문제제기의 핵심이었다. 이에 대해 김군수는 주민들의 진솔한 여론을 들을수 있기 때문에 군정에 도움이 된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러나 송산면내 모 이장은 “초상집에서도 군수일정이 빡빡하기 때문에 조문객들과 악수 한번하고 자리를 뜨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그런 자리에서 여론을 듣는다는 것은 어울리지 않는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또한 여론을 듣는 자리는 그런 비공식적인 자리 이외에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군수는 연초가 되면 12개 읍·면 순방을 통해 군정에 대한 의견을 듣고 군산하에는 여론수렴창구인 각종 위원회가 있다. 또 기관장들의 모임인 지역총화협의회나 민간단체인 개발위원회, 시민단체인 참여연대, 환경운동연합 등도 군정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고 의견을 내놓고 있다. 때문에 이들 단체를 좀더 적극적으로 활용해 여론을 듣는 것이 보다 생산적이고 효율적이지 않겠느냐는 지적이다.
더욱이 당진항 지정문제를 비롯 해상도계분쟁, 한보철강 분리매각문제, 당진화력증설, 핵폐기장 유치논란, 행담도 개발 등 굵직하고 풀어야 할 지역현안이 어느 때보다 많은 상황에서 개개인의 경조사에 일일히 찾아다니는 군수의 모습을 주민들이 아직도 겸손하고 친근한 지도자로 너그럽게 보아 줄지도 의문이다.
이보다 주민갈등을 신속히 조정하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하며 열악한 지방 재정확충을 위한 기획과 아이디어 개발, 국·도비 확보를 위해 중앙에서 뛰는 군수의 모습을 더 바라고 있을 것이다. 애경사 때 위로해주는 군수는 인간적인 군수로 남을 수 있을지는 몰라도 군민의 삶의 질을 높여준 역사적인 군수로 남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한 주민의 말이 설득력 있게 들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