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대시론
허충회 / 전농 충남도연맹 부의장, 우강면 세류리 이장
무너진 수입개방 둑과 우리농업
올 여름은 유난히 무덥고 지루한 느낌이다. 매년 한여름의 날씨가 별차이가 없었고 올해 또한 평년기온보다 특별히 높았다는 통계보도는 없었지만 예년보다 강수량이 적은 것 만큼은 사실이다. 한여름 불볕더위에 짜증이 나고 허덕거려질 때 시원한 소나기 한줄금 내리면 더없이 시원하려만 비가 오겠다던 일기예보는 번번이 빗나갔다.
강우량과 농사와는 아주 밀접하다. 한때 삽교호 저수량이 바닥이 나 벼농사에 큰 위기가 있었는데 때마침 적절한 비가 내려 해소할 수 있었다.
일조량이 많고 비오는 날이 적으면 벼농사는 결실에 많은 도움이 된다. 병해충 발생량이 적고 등숙율도 높아지고 숙기가 단축된다.
반면 밭농사는 적절한 비가 와야 풍년을 기대할 수 있다. 밭곡식 중에도 수분을 싫어하는 작물이 있는가 하면 생장기에 절대적으로 많은 수분을 요구하는 작물도 많다. 일부 밭작물이 결실기를 앞두고 날씨가 건조해 좋은 결실을 맺는가 하면 일부 작물은 생산량 감소가 막심한 것들도 있다. 특히 가을 김장채소의 파종기를 앞두고 앞으로 충분한 비가 오지 않을 경우 크나큰 피해가 우려된다. 때문에 농민들은 누구보다도 날씨에 민감하고 요즘같이 가뭄이 계속되면 더욱 짜증스럽기 마련이다.
요즈음 농민들 얼굴이 더욱 검고 우중충해 보인다. 해마다, 날마다 농산물 가격보장을 요구하지만 현실은 거꾸로 가고 있다. 중국과의 마늘협상에서 경제논리로 협상해버려 마늘값이 폭락했고 칠레와의 쌍무협상도 농민들 요구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민이 식생활에 이용하는 농산물과 그 가공식품의 종류는 1,312개 품목이라 한다. 이중 쌀과 쇠고기를 제외한 1,310개 품목이 완전 수입개방되었다.
쇠고기는 60% 정도가 수입산으로 충당되고 있으며, 쌀의 경우 식용을 제외한 가공용 쌀은 모두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쌀과 쇠고기는 UR 때 완전개방 유예기간 10년을 두고 2000년도에 재협상하기로 했다. 바로 올부터 시작하여 내년에 협상이 마무리 될 뉴라운드에서 쌀과 쇠고기가 개방될지 지켜낼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이미 수입개방된 주요 농산물의 자급율을 보면 밀, 콩, 옥수수, 수수, 조, 보리 등 곡물의 경우 91%가 수입되고 있으며, 밀가루는 99%, 콩식품 90%, 옥수수와 잡곡 98%, 오렌지쥬스 55% 등이 수입농산물로 충당되고 있다.
올해는 그 어느 해보다도 농민들 시위가 뜨겁게 일고 있다. 지난 7월부터 품목별 생산자 조직과 재야 농민단체는 물론, 관변 농민단체까지 시위에 가담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정책중 유일하게 초지일관한 (역대정권부터 변함없는) 것이 있으니 그것이 바로 농산물 수입개방정책이다. 이제 농민힘만으로 우리나라 농업을 지킬 수 없는 상황이다.
정부의 의지가 없는 것이 분명할진대 이제 전체 국민이 나서서 할 때다. 수입율 90%의 콩식품중 50%가량이 미국의 유전자 조작콩임을 안다면 농민이 아니라는 이유로 팔짱만 끼고 있을 수 없다. 유전자 조작식품을 장기간 섭취했을 경우 면역체계 약화와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며 실험용 쥐에 장기간 섭취하게 한 결과 간장과 비장 등 내장이 엄청나게 비대해지고 뇌는 수축하여 결국 죽음에 이르렀다는 실험결과의 보도도 있었다.
유럽에서는 유전자 조작 농산물 재배를 법으로 금지시켰으나 미국에선 수출용 농산물을 유전자 조작으로 재배함을 권장하고 있으며 한국에선 검역을 할 의지나 권리도 없게 되어 있다.
국민과 함께 한국의 농업을 지켜야 할 기관이 있다. 바로 농협중앙회다. 아침에 TV를 켜면 “농협은 믿을 수 있습니다”라는 광고가 나온다. 바로 농협중앙회의 은행업무 광고인데 농협은 은행업무 광고를 할 것이 아니라 “우리 농산물을 애용합시다. 수입개방으로부터 우리 농업을 지킵시다”라는 광고를 해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