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용

▷당진군배드민턴협회장

마음속에 바람이 불면 산을 찾는다.

6월 그 뜨거운 태양의 열기와 삶의 열정들이 겹쳐 몸살을 앓을 때 그 산밑 평지, 축축 늘어진 아카시아 나무의 잎가지로 이마를 식히고, 겹쳐 놓았던 마음의 짐들을 하나, 둘 내려놓는다.

눈앞에 초록빛 물감으로 푼 둥근 산봉우리는 엄마의 젖가슴인 듯 안온하기만 하다.

제멋대로 굴러 도는 산의 물줄기를 겹쳐돈 잔돌무더기에 걸려 제각기 다른 폭으로 물길을 트고, 겹겹이 듣는 물의 노래를 따라 3m쯤 내려가다 보면 조그만 웅덩이가 나온다.

그 웅덩이 위에 하트모양의 수련 잎이 날개를 편 듯하고, 그 사이론 하얀 수련 꽃이 해와 함께 깨어나 하루를 같이 하는 것을 보는 것이 조그만 즐거움을 일으킬 무렵 잔잔한 물결 타고 시커멓고 조그만 물체가 수면위로 떠내려 오고 있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직경 2㎝도 안된 조그만 개구리였다. 그 녀석이 죽어 보인건 사지를 축 늘어뜨리고 미동도 안하고 바람이 밀어준 물결로 길을 잡아, 삶의 행로를 유유히 가는 엎어져 있던 그의 형상 때문이었다.

그리하여 물 기슭에 도착하면 그 녀석은 그 녀석의 생명력으로 개구리헤엄을 여유롭게 쳐서 다시 저편 기슭으로 건너가고, 또 다시 바람과 물에 몸을 맡기고를 반복하는 그녀석의 여유로움이라니…

사람도 저 개구리처럼 자유스럽게 몸을 맡기고 푸는 것을 자제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 녀석을 생각하면 지금도 미소가 돋는다.

그 연못 위에 개 집을 부순 수고로움으로 된 텃밭 위엔 자식을 다 키워 소일거리로 가꾸는 초로의 부부의 손길을 타고, 빨간 상추, 열무, 파가 힘껏 자라 주었고, 방싯거리고 웃는 쑥갓 꽃의 노란 눈길도 정겹기만 하다.

어떤 사람의 말인 즉, 사람은 나이가 먹을수록 흙이 좋아진다고 한다.

자연으로 돌아가니까…

그래서 일까. 자연으로 건너오는 삶의 신선함은 경이로움, 그 자체인 것 같다.

그 넉넉한 어머니인 대지 위의 삶들 - 이른 새벽 연잎위로 구르는 이슬의 웃음, 발갛게 핀 줄장미를 받치는 잎사귀 속으로 투명하게 보이는 엽맥들의 피돌기, 돌 틈으로 난 모서리로 빠져나와 피우던 어떤 야생화의 완벽한 몸짓 - 그들에겐 그들 삶으로 완벽한 즐거움과 여유로움을 지닌 듯하다.

스스로를 키워 내고, 자연의 품으로 넉넉한 그들에겐 그들만의 마력이 있는 듯하다. 그래서 사람도 나이 먹을수록 자연이 좋아진다던가… 기다리던 비가 드디어 내렸다. 비 님과 함께 치우친 편견으로 대접 못받는 우리 농부들의 순박한 가슴을 씻어줄 농업 대책도 내려 왔으면 좋겠다. 그리하여 넉넉한 자연과 함께 하는 삶의 충만과 향기 퍼져 나가고, 그것은 넉넉한 어머니의 가슴을 우리들 생활 곁으로 불러오는 신호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