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립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한 시민토론회가 지난 18일 당진시청 당진홀에서 열렸다. 이날 서산의료원 김영완 원장이 ‘공공의료에 대한 의료원의 역할 및 운영’을 주제로 발제를 맡았으며, 이어 2019년에 진행된 당진시립병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 결과를 박세희 조선대학교 교수가 발표했다.
지정토론에서는 박윤형 순천항대학교 교수의 사회로 △이석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오동주 당진시립의료원 설립 시민운동본부 대표 △김영완 충청남도 서산의료원장 △신기원 신성대학교 교수 △전세환 당진종합병원 행정원장이 토론자로 나섰다. 이후에는 시민 자유토론과 질의응답, 의견청취가 이어졌다.
이날 지정토론과 시민발언에서도 당진시립 공공의료원에 대한 의견이 분분했다. 일각에서는 공공의료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데 막대한 예산이 소요되는 것을 우려했고, 또 다른 쪽에서는 당진의 열악한 의료 현실을 지적하며 그 대안으로 공공의료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지방의료원 대부분 광역지자체가 운영
첫 발제를 맡은 김영완 서산의료원장은 “이 자리에 나오기까지 고민이 많았다”며 “하지만 실태에 대해서 정확히 말해야 하는 것이 의료인으로서 예의라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발표에서 타 지역의 의료원 운영 현황을 비롯해 서산의료원의 세입·세출 현황을 공개했다.
이날 발표에 따르면, 지방의료원은 국가 공공보건의료 체계에서 국립대학교병원과 국립중앙의료원, 지역보건소와 함께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기관이다. 수익보다는 주민의 건강증진과 지역보건의료 발전에 초점을 맞춰 운영된다.
이곳에서는 지역 응급의료가 제공되며, 의료취약지의 필수 진료과목 유지와 분만 시설을 운영한다. 또한 취약계층을 위한 의료안정망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이밖에 국가 또는 지자체의 공공보건의료 시책 수행과 민간의료기관에서 수행하기 어려운 국가감염병에 대한 대응, 지역에 특화된 공공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전국에 총 35개의 지방의료원이 있으며, 종합병원은 31개소, 병원은 4개소다. 대부분 광역지자체에서 운영하고 있다. 기초자치단체 중 시(市) 단위에서 의료원을 운영하는 곳은 성남시의료원과 목표시의료원 두 곳이 있으며, 군(郡) 단위에서는 진안군의료원과 울진군의료원이 운영되고 있다.
지방의료원 평균 281개 병상
지역적으로 살펴보면 충남에서는 총 4곳(천안, 공주, 서산, 홍성)에서 지방의료원이 운영되고 있다. 전국 지방의료원 가운데 병상 수가 가장 많은 곳은 청주의료원으로, 669병상을 보유하고 있다. 충남의 경우 홍성의료원이 471병상으로 가장 크고, 천안의료원이 294병상, 공주의료원이 292병상, 서산의료원이 269병상 순이다. 전국적으로 평균 지방의료원의 병상수는 281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김영완 원장은 ‘보건의료원’도 대안으로 제시했다. 보건의료원은 보건소와 의료원 두 가지의 기능을 합친 것으로, 지방의료원보다는 기능이 축소된 형태로 운영된다. 현재 전국에 보건의료원은 총 15곳이 있다. 충남에는 태안과 청양에 있으며, 한 곳당 평균 23개의 병상을 운영한다. 전남의 구례와 완도의 보건의료원의 경우 병상 없이 외래 기능만 수행하기도 한다.
서산의료원 연 예산 522억
이어 서산의료원 운영에 대한 발표가 이어졌다. 서산의료원은 현재 3부(진료부, 간호부, 관리부)와 1본부(공공의료본부), 20개의 진료과(내과, 신경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등)로 구성돼 있다. 직원 정원은 435명이나, 현재 404명이 근무 중이다.
올해 서산의료원의 세입 예산은 800억7000만 원이다. 세입 예산에는 의료 수익이 49.2%인 394억2900만 원을 차지했다. 이어 의료 외 수익은 20.8%(166억3800만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같은 수익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의료 외 수익에는 서산의료원이 코로나전담의료기관 역할을 수행하며 병상에 따른 손실 보상을 받아 평상시와는 다른 의료 외 수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세출 예산에서는 인건비와 재료비, 관리운영비를 포함한 의료비용이 521억9100만 원(65.2%)이며, 이 중에서 인건비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서산의료원은 국비와 도비를 1:1 매칭 방식으로 지원받아 기능보강(시설 및 장비 현대화)과 기능 특성화 및 감염병 대응 강화 사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진이 추진하는 당진시립 공공의료원의 경우 국비와 도비 예산을 매칭해 지원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당진시립의료원 연간 120억 적자 예상
다음 발제자인 박세희 조선대 교수는 지난 2019년에 진행한 당진시립병원 설립 타당성 연구용역에 대한 내용을 발표했다. 당시 연구에 따르면, 당진시립병원 건립에 필요한 사업비는 835억4900만 원이 필요한 것으로 추정됐다. 설립 후 첫해 의료수입은 287억7700만 원일 것으로 보았으며, 매년 120억 원 정도의 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 같은 결과에 따라 당시 타당성이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던 것이다. 때문에 당진지역에 공공의료원을 설립할 경우 사회적 공감대를 충분히 확보해야 하며, 의료원의 수요를 높이기 위한 지역 정책을 연계하고, 의료원에 대한 시민 인식 제고도 담보돼야 한다는 결론이었다.
박 교수는 “당진시립 공공의료원 운영 시 적자에 대한 어려움이 따를 것”이라고 우려하면서도 “재원으로만 공공의료원 설립 여부를 판단할 것이 아니다”라며 “지역의 기초의료 마련도 중요한 만큼 시민 공감대를 형성하고 부족한 재원을 마련할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동주 “연구용역 다시 진행해야”
이어진 지정토론에서도 각 패널은 각자 다양한 견해를 밝혔다. 오동주 당진시립의료원 설립 시민운동본부 대표는 “공공의료원은 학교나 도로와 같이 사회간접자본으로 보고 투자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특히 당진에 부족한 응급소아의료 시스템에 대해 문제를 지적하며 “당진시에 적합한 시립의료원을 고민해야 할 시점은 바로 지금”이라고 강조했다. 더불어 오 대표는 “충청권 내에 있는 연구소에 공공의료원 설립에 대한 연구용역을 다시 진행해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석구 “민간위탁 운영 등 고려”
이석구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교수 역시 “시민들이 미흡한 지역의 의료 서비스로 인해 불안을 겪지 않을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공공의료원 설립 외에도 설립 후 민간위탁으로 운영하거나 소요 예산으로 헬기를 구매해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는 체계 등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라며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는 병원은 ‘돈’이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고 전했다.
신기원 “적자 감당 충분한 숙의 필요”
신기원 신성대 교수는 공공의료원 설립이 예산 문제로 어렵다면 기금을 마련하는 것을 제안했다. 하지만 매년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적자를 지자체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는 공론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신 교수는 “공공의료원 설립을 위해서는 충분한 숙의 과정이 필요하다”며 “현재 대규모 예산이 투입될 호수공원도 논의되고 있는 만큼, 어떤 것을 우선으로 할지 시민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전세환 “양질의 의료진 확보 어려워”
한편 전세환 당진종합병원 행정원장은 공공의료원 설립을 원하는 시민들의 의견과 관련해 당진종합병원을 향한 시민들의 부정적 시각에 대해 안타까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또한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서 의료 기관을 운영할 경우 양질의 의료진 확보가 어렵다는 점을 토로하며, 대안으로 당진종합병원에서 부속건물을 건립하고 당진시가 공공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제안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