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3일부터 3박4일간 일본 구마모토현 농민들이 당진을 방문하고 돌아갔는데 방문단은 농민 5명과 구마모토 농협중앙회 간부직원 1명과 시청 직원 한명을 포함해 모두 7명으로 구성됐다.
지난해 11월 필자가 일본을 방문했고 그자리에서 구마모토 농협중앙회 농정부 생활복지과장(우찌다 게이스게)이 당진지역 농민들과 구마모토현 농민들이 서로 교류하자고 제의했고 나는 쾌히 응하였다. 실무적 접촉을 위해 지난 3월 우찌다가 당진을 방문했고 구체적인 계획은 이메일을 통해 의논되었다.
이번 교류방문 목적은 첫째, 일본 중학교 역사교과서 왜곡문제에 대한 대처와 한일농민운동연대로 집약된다.
일본은 현재 보수 자민당이 집권하고 있으며 한동안 세계시장을 석권하던 산업이 침체의 늪으로 빠지고 있다. 금리가 폭락하고 디플레 현상이 장기화 되고 있다. 사회전반이 불안해지고 서민과 농민의 경제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집권당은 뾰죽한 수가 안보이고 극우세력이 준동하여 일왕을 신격화 하고 일본인의 결속을 외치고 있다. 바로 이런 배경에서 독도문제와 자위대 전력증강, 교과서 왜곡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다.
일본의 진보운동은 사회전반적인 보수물결에 휩싸여 상당히 위축되고 있으며 좀더 조직적인 활동의 모색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 구마모토현의 ‘평화헌법을 살리는 현민의 회’다. 이들은 “역사를 왜곡하는 국가의 장래는 매우 위험하다. 주변국가에서 외교단절을 할 것이며 일본은 고립될 것이다”라고 주장한다.
7월13일 낮 당진군청을 방문한 일본 농민들은 기자회견을 갖고, 7월말까지 모든 교과서 채택이 완료될 예정이나 구마모토현에서 만큼은 절대로 왜곡교과서가 채택되지 않도록 끝까지 투쟁할 것임을 결의하면서 한국의 지방자치단체에 “일본지역과 자매결연을 맺고있는 도시는 해당 자매결연 시에서 왜곡 교과서를 채택할 경우 자매결연을 파기할 것을 통보하라”는 주문을 했다. 이말은 참으로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주객이 전도된 말이기 때문이다. 일본이 역사교과서 바꾸기 운동 할때 즉각적으로 자매결연을 파기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도 미적미적 미련을 못버리고 있는 것이다. 심대평 충남도지사는 내년에 있을 안면도 꽃박람회의 상사여부를 놓고 일본인들에 미칠 영향운운하며 확고한 입장을 정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기자회견을 마친 방문단은 당진농업기술센터를 방문하여 이기동 소장과 구마모토 농업과 당진농업에 대해 서로 소개하고 상호 질문과 답변을 들었다. 일본 방문단은 한국농업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어하는 눈치였으나 이기동 소장은 일본 역사교과서 왜곡에 대한 분노가 더한 눈치였다. “이 사람들이 일본에선 유일하게 왜곡 교과서 불채택을 위해 활동하는 사람들이다”라고 해명을 하자 이기동 소장이 박수를 치며 좋아하였다. 면담을 간단히 마치고 한국김치 담그기 실습을 했다. 일본에선 요즘 한국 김치가 불티나듯 팔려나가고 일본에서 한국김치를 본딴 김치를 개발하지만 역시 맛은 따라오지 못하는 것 같다. 미리 배추를 절이고 양념을 만들어 놓고 대기하던 센터직원들은 방문단 모두에게 재료를 분배하여 직접 양념을 버무리도록 했다. 후덥지근한 날씨와 교과서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던 방문단은 어린아이들처럼 좋아하며 김치담그기에 열중했다. 시범을 보이는 교관 것보다 잘못되지 않았나 연신 비교해보며 새로 고치고 야단을 떨었다.
그들은 자기가 담근 김치를 비닐용기에 포장하고 이름을 써 붙혀 고향으로 돌아가 가족과 이웃에게 자랑하며 맛을 볼것이다.
일본이든 한국이든 역사가 바로 서려면 정치가 바로서야 한다는 것을 다시금 깨달았다. 천진한 그들의 얼굴에서 반한감정은 전혀 읽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치인의 논리로 쓸데없는 지역감정과 민족감정이 생겨나고 전쟁과 핍박이 발생하는 것 아닌가.
전농 충남도연맹 부의장 / 전 당진군농민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