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부의 수청1지구 중·고등학교 용지 해제 요구와 관련해 이를 반대하는 지역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정치권까지 나서는 모양새다. 교육부의 방침을 철회하라고 요구하는 의원들의 5분발언과 건의안 채택 등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시내권 학교에 학생들이 집중된 상태에서 중·고등학교 용지 해제는 시내권 학교 과밀화를 부추긴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진교육지원청이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읍·면지역 중학교는 11개 학교에 95학급(특수학급 포함)으로, 2201명의 학생이 재학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당진1·2·3동에 위치한 시내권 중학교는 3곳(당진중·원당중·호서중)에 불과하며, 총 93개 학급에 2628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어 시내권에 학생들이 집중돼 있는 상황이다. (9월 8일 기준)
고등학교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읍·면지역에 위치한 고등학교는 5곳으로, 총 70개 학급(특수학급 포함)에 1545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반면 시내권은 3개 학교(호서고·당진고·당진정보고)에 88학급, 2181명의 학생이 다니고 있다. 시내권의 학교수는 읍·면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더 적지만 더 많은 학생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다.
“읍·면과 시내권 불균형 심화”
교육부는 수청1지구 중·고등학교 용지 해제를 요구하면서 당진은 학생수에 비해 학교 용지가 과다하게 계획됐고, 앞으로 저출생에 따른 학령인구 감소가 예상되기 때문에 학교를 추가 설립할 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고 내다봤다.
당진교육지원청은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당진지역의 고등학교 신입생 예정자수(중3 졸업생수)는 △2014년도에 1641명 △2016년도에 1738명 △2023년도에 1651명으로 해마다 비슷한 상태로 유지되고 있다”며 “2028학년도에 1798명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후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학령인구가 대폭 유입할 가능성이 없는 이상 고등학교 설립요인이 발생하지 않는다”면서 “충남도교육청에서는 필요할 경우 기존 학교를 증축해 학생을 배치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당진1·2·3동에 위치한 시내권의 경우 계속해서 수청동 일대 뿐만 아니라 우두동 일대에서도 도시개발사업이 이뤄지고 있어 읍·면지역과 시내권 학교의 재학생수 불균형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당진 전체적인 학교수와 학생수를 놓고 보면 더 이상 신축 학교가 필요 없는 상황이지만, 읍·면에서는 학교가 비어가고, 동지역의 학교는 과밀화하는 현상이 우려되는 것이다.
상황이 이러하다 보니 학생이 줄고 있는 읍·면지역의 학교를 당진시내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한상화 당진시의원은 지난 8일 진행된 시정질문에서 “시내권에 학교를 신설하는 것이 어렵다면 기존 읍·면지역의 학교를 이전하는 것에 대해 검토할 생각이 있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오성환 당진시장은 “고등학교 이전은 막대한 예산이 들어가는 일”이라며 “특히 사립고의 경우에는 이전을 고려할지 모르겠다”며 부정적인 답변을 내놓기도 했다.

“학교 용지 해제 요구 철회하라”
지난 1일 전선아 당진시의원이 5분발언을 진행한 데 이어, 당진시의회(의장 김덕주)는 지난 19일 열린 본회의에서 수청1지구 내 학교 용지 해제 요구를 철회하고 관계 법령 정비 등을 통해 근본적 대책 마련에 나설 것을 교육부와 국회, 충청남도교육청에 요구했다.
건의안을 대표발의한 김명회 시의원은 “수청동 566번지 일원은 4796세대, 1만1588명 규모의 대규모 신도시 개발사업이 진행 중인 가운데, 지난 2016년 충남도교육청은 도시개발사업으로 유발되는 초·중·고 학생의 인근 학교 배치는 어려우므로 초·중·고등학교 용지를 각각 확보할 것을 요청했었다”며 “하지만 지난 1월 교육부에서는 수청1지구 내 (가칭)혜성초등학교 설립을 확정하는 조건부 의견으로 중·고등학교 용지 해제를 추진하고, 이를 2024년 2월까지 이행하지 않으면 초등학교 설립에 필요한 교부금 890억 원을 삭감하겠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건의안을 통해 △당진시 교육환경 개선과 주민의 정주여건 향상을 위해 교육부는 학교 용지 해제 요구를 철회하라 △국토교통부는 ‘도시·군계획시설의 결정·구조 및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에 따른 학교 신설 요건을 3000세대로 하향 조정하라 △교육부는 일정 규모 이상 투자사업 등에 대해 실시하는 중앙투자심사 시 대규모 도시개발 및 공동주택 개발지역에 대해서는 제한 없이 학교 설립이 가능하도록 심사하라고 요구했다.
당진시의회는 만장일치로 해당 건의안을 채택하고 대통령실, 교육부 장관, 국토교통부 장관, 국회의장, 전국 지방의회, 전국 시·군·구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고등학교 신설 가능성 박탈 위기”
이 사안에 대해 이철수 충남도의원도 ”수청1지구 고등학교 용지를 존치하고 학교를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5분발언을 진행했다. 그는 지난 16일 열린 본회의에서 “당진시는 2000년 이후 30% 이상 인구가 증가했지만 고등학교는 설립되지 않았다”며 “당진에서 마지막으로 설립된 고등학교는 46년 전인 1976년에 세워진 송악고등학교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이어 “학생 배치와 관련해 교육청과 협의를 통해 학교 용지를 확보한 것으로, 이를 해제하는 것은 교육청 행정의 무능을 자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어렵게 확보한 학교 용지를 해제하는 것은 향후 당진지역 내 고등학교 신설 가능성을 완전히 박탈하는 것”이라며 “당진은 고등학교 과밀로 해마다 중학교 졸업생의 200여 명 가량 타 지역으로 진학하고 있는 실정으로, 당진시민들에게 고등학교 설립 문제는 절실한 과제”라고 주장했다.
한편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 5월 기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당진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 수는 총 1633명으로 고등학교 모집인원 보다 128명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내권에 위치한 3개 고등학교(당진고·당진정보고·호서고)의 모집인원은 총 865명으로, 3개의 중학교(당진중·원당중·호서중) 3학년 학생 900명보다 35명이 모집정원을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본지 제1426호 ‘고등학교 정원보다 많은 중3 학생 128명은 어디로 가야 하나’ 기사 참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