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위있고 물살도 빨라 바다목장으로 그만
왜목마을에서 북쪽으로 배타고 10분 거리에 위치한 한여목은 물살 빠르기가 오리발목이 부러질 정도라는 곳이다. 석문각의 지류가 그대로 뻗어나간 바위줄기가 바닷속으로 숨어들어 저만큼 육도와 맥을 같이 하고 군데군데 끊겼다가 다시 이어지기를 여러차례. 어쩌면 옛날에는 육도와 연결되지 아니했을까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밀물 가득하면 갓버섯바위 하나가 물위에 떠있는 듯 새악시같이 다소곳하게 보이던 조용한 바다지만 썰물이 시작된 후에 석문각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면 하얀 포말과 함께 굽이치는 격랑이 보는 이로 하여금 짜릿한 쾌감마저 느끼게 한다.
배를 타고 가까이 가보면 한길이나 될 듯한 물굽이가 집어삼킬 듯 다가와 섬뜩한 두려움에 휩싸이고 쏴~아하는 물소리가 거칠것 없이 쏟아지면 보잘 것 없는 우리 존재가 대자연의 웅장함에 다시 한번 숙연해진다.
‘한여목’이라는 이름은 순수한 우리말이다. ‘한’은 크다는 뜻(한마당=큰마당, 한길=큰길, 한내=큰내)이고, ‘여’는 바다 속에 얕게 숨어있는 바위(暗礁, 암초)를 말하는데 사리 때 물빠진 후 산위에서 보면 한덩어리의 커다란 바위로 보인다. ‘목’은 교로리 끝과 육도 사이에 잘록하고 좁은 곳을 일컬으니 큰 바위가 숨어있는 좁은 목이라면 설명이 될까 모르겠다.
지금은 대호방조제와 발전소 매립으로 좁은 목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한여목이라는 이름은 옛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육로가 지금처럼 발달되지 않아 뱃길이 교통수단의 전부이다시피한 60~70년 전의 나이 많은 뱃사람이라면 전라도 목포에서도 ‘당진’은 몰라도 ‘한여목’은 알고 있을 정도로 서해안 일대에서는 잘 알려진 공포의 뱃길이었다.
지금의 동력선도 항로를 잘못 읽어 한여에 접근하면 뱃머리를 돌릴 수가 없고 비껴 빠져나가야 하는데 하물며 옛날 범선에게는 두려운 항로일 수밖에 없었기 때문에 오랜 옛날에는 해난사고도 많았다고 한다.
한여목은 때때로 웅장하면서 남성다운 모습을 보이다가도 바람이라도 불면 금새 앙칼진 마녀처럼 돌변하여 사나운 성깔을 부리는데 거리낌이 없다. 물흐름의 반대쪽으로부터 바람이 거세게 불면 바닷물이 물보라를 일으켜 시야를 가린다. 천의 얼굴을 가진 한여목은 물이 많이 나는 사리 때 거기에 가면 별천지가 펼쳐진다.
큰 바위가 즐비하게 늘어서 험준한 계곡처럼 깊은 골이 파이고 군데군데 물고인 웅덩이들 속에 이름도 알 수 없는 해조류가 형형색색 저마다 독특한 모양과 빛깔로 자리잡고 쬐끄만 물고기들이 줄을 잇는 모양은 연못보다 더 아름답다.
난지둠벙은 빠지면 난지도에 가서 건진다고 하여 깊다고 주의하라는 말인 듯하고 열나흘 둠벙은 빠지면 보름이나 되어야 건져낼 수 있다고 하며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는 이름들로 물조심하라는 옛어른들의 경고의 메시지였나 싶다.
하지만 한여목은 그러한 내용들과 다르게 디즈니랜드 같이 아기자기하고 아름답다. 붉은산호, 노랑산호, 미역, 다시마, 삼껄파래, 갈파래, 우무가사리, 꼬시래기 등 없는 해조류가 없고 바위 밑엔 소라, 뿔고둥, 넓적고둥, 보리고둥, 박하지, 집게, 돌짱게 등 그 사이로는 우럭, 놀래미, 넙치, 학꽁치가 있다. 유유자적한 바닷속 마을은 평화 바로 그것이다.
한여목은 20~30년 전만 해도 물이 흐려서 얕은 물도 들여다 볼 수 없을 정도로 탁류였는데 대호방조제를 축조하고 석문방조제를 막고 나서 뻘물이 일지 않아 깊은 수심까지도 들여다 볼 수 있게 맑아져서 볼거리가 많다.
잠수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동해바다의 밋밋하고 단조로운 해저보다 굴곡이 많고 높낮이의 바위가 많아 깊이에 따라 층층이 해조류의 종류가 다르고 또 홍합, 말미잘 등 부착생물이 달라 신기할 뿐만 아니라 물고기마저도 깊은 곳과 낮은 곳의 종류를 달리하여 여러가지 형태를 볼 수 있는 이곳이 해저관광을 할 수 있는 스쿠버다이버장으로도 손색이 없다 한다.
한편 이곳은 발전소 냉각수가 24시간 흘러나와 2~3℃ 정도 수온이 높아져 난류성 어류가 정착하기 시작하였다고 하는데 붉돔이나 해삼, 전복 등이 눈에 띈다고 한다. 이러한 새로운 환경을 이용하여 난류성 고급 어종의 치어를 방류한다면 터를 잡고 사는 한류성 어류와 어우러져 다양한 어종으로 더욱 풍성한 어장이 될 것이다.
고기가 살아가려면 오목조목하고 크고 작은 은신처가 있어야 하는데 바위가 있으니 훌륭하고, 배설물을 씻어내는 데는 빠른 물살이 그만이니 고기가 서식하기 좋은 어장으로 손색이 없다. 모든 조건이 잘 갖추어진 천혜의 어장 한여목을 바다목장으로 가꾼다면 왜목항과 연계하여 또 하나의 자랑스러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 틀림없다.
살펴본 사람 : 조선형(왜목마을 관광단지 유치추진위원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