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8일 당진지역 농민들이 당진시와 농업 문제에 대해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며 천막 농성과 나락 적재를 철거하며 해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 지난 8일 당진지역 농민들이 당진시와 농업 문제에 대해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며 천막 농성과 나락 적재를 철거하며 해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 생존권 보장을 촉구하며 천막농성을 벌여온 농민들이 70여 일 만에 농성을 풀었다. 농업정책 지원 문제에 대해 당진시와 일부 합의가 이뤄졌다며 농성을 해제한 것이다.

앞서 당진시 농민들은 지난해 11월 30일 당진시청 앞에서 쌀값 보장과, 쌀값 폭락 및 농자재값 폭등 등에 대한 지원 대책 7가지 사항을 요구하며, 당진시청사 앞으로 쌀가마 334가마(약 15톤)을 쌓고 무기한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본지 제1433호 ‘“농민 무시하고, 선거운동에만 몰두하는 농협 심판”’기사 참조>

이후 농민들과 당진시는 농업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논의를 해왔고, 지난 6일 드디어 합의에 이르렀다. 농민들은 당진시가 지난해 벼값 폭락과 농자재값 폭등으로 인한 농민들의 재정적 고충에 공감하고, △공동방제비 본예산 3억과 추경예산 8억 원 증액 △상토 보조금 예산 3억 원 증액 등 농민들의 생존권 보호에 협력하기로 합의해 농성을 풀기로 했다고 밝혔다.

천막농성 71일 만인 지난 8일 당진시농민회와 당진시여성농민회, 전국쌀생산자협회 당진시지부가 천막과 적재된 쌀을 철거하며 해단 기자회견을 열었다. 김희봉 당진시농민회장은 “농민들이 더 고통스러웠던 것은 농산물값 폭락도 있었지만 홀대받고 무시당하는 농민이라는 것에 더 괴로웠다”며 “오성환 시장과 농민회가 만나 몇가지 의견 답변과 합의를 봤고, 이 합의된 사항들이 농민들에게 결코 큰 도움이 될 수는 없지만, 이를 시작으로 당진시와 농민회가 신뢰를 회복해간다면 우리의 고통을 조금이나마 해소할 수 있으리라 믿으며 오늘 나락 적재와 천막농성을 끝내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투쟁을 중단하지만 결코 멈춘 것은 아니다”라며 “우리는 농어민기본법, 양곡관리법 입법을 위한 투쟁과 윤석열 정권이 농민과 노동과 시민단체에 가하고 있는 공안탄압을 분쇄하기 위해서 또 다른 투쟁을 준비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윤숙 당진시여성농민회장은 “농민들도 집회하기 싫고, 농번기가 끝나면 집회가 아닌 축제를 하고 싶다”며 “어렵게 집회를 해도 농민들의 바람을 들어주지 않는데 이게 농민을 무시하는 처사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농민이 없고, 먹고 살 것이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우리나라가 유지되겠느냐”며 “앞으로 집회하지 않더라도 우리의 목소리가 전달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후 기자회견문을 통해 “천막농성 투쟁 과정에서 시청을 찾아오는 시민들에게 불편을 준 것에 대해 사과를 드린다”며 “미흡한 성과지만 향후 당진시와 농민회 간 농정 파트너로서 협력할 수 있는 계기를 만들었다는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보수 정당 소속의 시장과 진보적 성향의 농민회와의 정책 공조가 성공할 수 있는지는 이후 양측간 신뢰와 합의 정신의 실천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따라서 그동안의 당진시에 대한 선입견을 지양하고 중·소규모 농업, 농촌, 농민을 위한 실질적이고 발전적인 정책과 예산으로 실천하는 공직자와 적극적으로 협력할 것”이며 “당진시와 오성환 시장이 농민회와의 약속을 어기고 정책의 변화가 없다면 농민회는 언제든지 시민들과 함께 더 큰 투쟁력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당진시 관계자는 “올해 당진시 전체 예산 중 농업 관련 예산이 약 15~20%를 차지한다”며 “제한된 예산 내에서 빠르게 추진할 수 있는 지원정책이 있고, 오랜 시간과 더 많은 예산이 필요한 정책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 차원에서도 기본적으로 농업인이 살아야 국가가 산다는 것을 인식하는 만큼 당진시 농업 발전을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