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농협 제외 7개 RPC 1억~최고 6억 이상 적자 내
농민들 “수확해도 벼 팔기 어려울 것” 불안 심리 팽배
전국적인 재고미의 증가와 시중 쌀값의 하락으로 군내 농협미곡종합처리장이 심각한 운영난에 직면해 올 가을 벼수매에 비상이 걸렸다.
농협중앙회 당진군지부에 따르면 미곡종합처리장을 운영하는 군내 8개 농협의 2001년 6월말 RPC 가결산 결과, 고대농협을 제외한 7개 농협 미곡종합처리장이 적게는 1억여원에서 많게는 6억원 이상의 적자를 낸 것으로 나타났다.
6월말 현재 RPC별 적자현황에 따르면 면천 1억1천6백, 석문 1억9천1백, 신평 2억3천8백, 송산 2억6천, 송악 2억7천5백만원이며, 가장 많은 원료곡을 사들인 합덕·우강농협은 무려 6억1천9백, 6억2백만원의 적자를 각각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군내 농협RPC의 총 적자 규모는 22억7천9백만원에 이르러 지난해 누적 적자분을 합칠경우 RPC운영 적자가 30억여원을 웃도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대부분 정부 수매가를 기준으로 벼를 수매한 각 농협들이 전국적인 재고미의 증가와 쌀소비 부진으로 시중 쌀값이 정부 수매가 이하로 떨어진데다 계절 진폭마저 1%이내에 머물러 수익은 커녕 벼 매입에 따른 정부 지원 자금의 금리부담만 떠 안게 되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농협군지부 황형재 차장은 “정부 지원금 금리가 5%인 반면 쌀 소비부진으로 단경기에 쌀값이 1%밖에 오르지 않았다”며 “금리에도 못미치는 쌀값 상승폭과 RPC운영에 따른 제비용 등 적자가 누적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우강농협 지충원 조합장도 “지난해 벼매입 차입금의 이자부담만 4억원에 달한다”며 “이를 감안할 경우 20㎏ 기준 4만5천원씩 팔아야 수지가 맞으나 그럴 경우 타지역 쌀과 가격경쟁이 되질 않아 4만2~3천원에 쌀을 내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각 농협RPC들이 생산원가에 못미치는 적자 출하를 감수 하면서 지난해 사들인 벼를 처분하고 있음에도 7월말 현재 군내 농협 RPC의 전체 재고물량이 1만2천819톤으로 원료곡 매입량(4만1천461톤)의 30% 이상이 아직도 창고에 쌓여 있다.
게다가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두차례 구곡을 방출할 계획에 있어 이 재고미의 처분 전망도 불투명한 상황이다.
사정이 이렇자 각 농협들은 수확기가 코앞에 닥쳤으나 아직까지 자체 벼 수매 계획을 세우지 못하고 있으며 농민들은 수확을 하더라도 벼를 팔 곳이 없을 것이라며 심각한 우려를 감추지 못하고 있다.
우강지역의 농민 이모씨는 “일반 쌀수집상들도 RPC에 밀려 도산한 상태여서 농협이 아니고는 벼를 사줄 곳이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농협마저 운영난을 이유로 벼수매를 기피한다면 농민들이 쌀가마를 메고 팔러 다니는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지역 농민들은 올해 벼 수매 전망이 어둡자 생산량보다는 미질에 신경쓰며 도복피해를 막기 위해 비료를 적게 주는 등 촉각을 곤두 세우고 있다. 미질이 떨어지는 쌀은 아예 팔 수가 없을 것이라는 위기 의식에서다.
당진군농민회 이종현 회장은 “재고가 넘친다고 해 올핸 수확을 하더라도 농민들이 알아서 판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불안심리가 농민들 사이에 팽배해 있다”며 “정부가 벼수매 정책을 농협RPC에 떠 넘긴 만큼 운영난을 겪고 있는 RPC를 지원해 정상적으로 벼 매입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진쌀농사연구회 이진규 회장도 “이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나서는 수밖에 다른 방안이 없다”며 “대북지원으로 재고미를 해결하는 길이 현재로선 쌀 산업을 살리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한편 RPC를 운영하는 농협들은 최근 대정부 건의를 통해 △원료곡 매입 자금을 무이자로 지원할 것 △RPC 운영자금의 정부지원을 13억원에서 30억원으로 늘려줄 것 등의 예산지원과 생산량 중심에서 미질중심으로 농정을 전환하고 쌀 재고 감축으로 적정 계절 진폭을 허용하는 한편 정부 보유곡의 공매 시기를 최대한 연기해 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