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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남지 않아 그림으로 대신했습니다

사진 속으로 추억 속으로

아이들 핑계로 떠난 여행 사실은 아내를 위한 것 - 신현근(신평면 금천리 신평고기백화점)

신평면 금천리 · 2004년 5월 당진시대 게재

“고향 언덕아래에서 줄곧 정육점만을 경영하면서 걸어오다 보니 이제 훌쩍 50고개 문턱에 서 있네요.”

신평 초·중·고를 졸업하고 처음 얻은 직장이 금천리 보람농장의 농장장이다. 애석하게도 옛날 사진이 화재로 없어져 희미한 기억 속에만 있다.

#1

첫번째 사진은 농장에서 찍은 사진인데 장발이 지금은 어색하지만 그때는 잘 어울리는 머리 모양이었다. 귀여운 아이는 사랑하는 딸 주연이의 2살 때 모습이다. 여름날 농장 일을 마치고 아이와 쉬는 모습을 조카를 보러온 처남이 찍어준 사진으로 기억한다.

#2

두번째 사진 속 여자가 사랑하는 아내 이선희(46)씨. 아내와 나는 요즘식으로 말하는 ‘철부지 부부’다. 일찍 결혼해서 고생을 밥먹듯이 한 가난한 부부였다. 결혼하고 나니 전 재산이 현금 2만7천원과 가재도구와 이불 뿐이었다. 젊은 우리 부부는 눈에 보이는 재산보다는 사랑과 믿음, 그리고 아이들이 재산이고 행복이었다. 이때 삽교천의 모습도 내 장발 모양만큼 어색해 보인다.

#3

세번째 사진은 아이들이 졸라서 제주도로 여행을 떠났을 때의 사진이다. 아이들 핑계를 대고 떠났지만 아내의 고생에 대해 보답하려고 결심했던 여행이었다. 우철(25)이와 주연(26)이가 행복해 하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

#4

네번째 사진은 아이들이 훌쩍 자기의 생활을 찾아 떠나고 난 뒤 아내와 둘이서 안면도 꽃박람회를 관람하면서 찍은 사진이다. 시간이 흘러 나와 아내는 다시 둘만의 시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늦기 전에 아내와 친구처럼 살아보려는 결심을 하니 아내가 정말 친구가 됐다. 동네에서 같이 자라서 더 그랬을까 우리 부부는 공유하는 부분이 많다.

신 현 근 (49)

신평면 금천리 신평고기백화점

© 당진시대 · 사진과 이야기는 주민이 들려준 것입니다. 원본 사진에는 워터마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