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렸을 때부터 그림 그리던 엄마를 보았다. 그리고 자라 엄마와 같은 화가의 길을 걷고, 이제 나란히 작품을 전시장에 걸었다. 같이 서기까지 서진석·원동희 모녀(母女)는 방황의 길을 걸었다. 물론 지금도 함께 성장하고 서로를 맞춰가는 중이다. 엄마와 딸, 두 사람이 맞춰가는 합을 볼 수 있는 모녀전(母女展)이 지난 1일부터 오는 20일까지 순성미술관에서 진행되고 있다.
“마이너가 주인공이 되길 바랐죠”
‘딸이 결혼할 즈음에나 서로 맞는다’는 말처럼 두 사람은 취향도 입맛도 모두 달랐다. 같이 운동한 후 밥을 먹으려면 입맛이 달라 서로 다른 식당에 갈 정도였다. 이번 전시에 걸린 작품도 확연하게 구분된다. 엄마는 바다 위 바위와 나무를 스케치했고, 딸은 미국계 동양인을 유화, 수채화, 오일파스텔 등으로 그렸다.
원 작가는 자신의 아픔을 작품에 담아냈다. 이번 전시작품의 소재가 된 인물이 그러했다. 그는 미국에서 활동하는 동양인을 그렸다. 원 작가는 “미국 사회에서 동양인은 주류가 아닌 비주류에 속했다”며 “나 역시 여성이면서 화가로 사회적 위치가 낮았고 소속감 역시 부족해 같은 비주류에 속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마이너적인 사람들이 주연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작품 프레임 안에 주인공으로 담아낸
것”이라고 말했다.
딸 원 작가의 고민처럼 엄마 서진석 작가의 방황 그리고 고민도 작품을 통해 느낄 수 있다. 전시회에 걸린 서 작가의 작품 16점에는 바다와 산이 담겼다. 서 작가는 하나뿐인 딸이 방황하는 것을 보면서 작품 활동을 하는 데 마음이 잡히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위해 마음의 안정을 찾고자 산과 바다로 향했다. 그리고 스케치하며 마음의 위안을 찾았다. 그는 “이제는 작품을 보아도 이 작가의 부모님은 어떻게 자녀를 길러냈을까에 대한 생각이 앞선다”고 말했다.
이렇듯 이번 모녀전에서는 두 사람의 방황과 고민, 성장의 과정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두 사람의 시작이다. 원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는 다른 사람을 소재로 삼아 내 감정을 빚어냈다면 앞으로는 온전한 나에 대해 집중하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서 작가는 “이번 첫 모녀전을 시작으로 언젠가는 스케치가 아닌 딸의 대작과 나의 대작이 걸린 전시회를 개최하고 싶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