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신한은행 당진금융센터에서 근무하는 한봉윤 경비팀장은 은행에서 청원경찰로 근무하며 다양한 보이스피싱 피해 사례를 지켜봐왔다. 그는 보이스피싱의 다양한 사례를 통해 당진시민들이 억울하게 재산 피해를 입지 않도록 직접 겪은 보이스피싱 사례를 격주로 5회에 걸쳐 전달할 예정이다.

“여보세요? 박◯◯씨 핸드폰 맞나요?”

“네, 맞습니다. 누구시죠?”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김△△ 검사 사무실의 이□□ 수사관입니다. 잠시 통화 가능하세요?”

“네, 무슨 일이십니까?”

“박◯◯님 계좌가 범죄 관련 대포통장으로 쓰여 수사에 협조 부탁드립니다.”

지난달 31일 대기고객이 많아 객장이 붐비는 오후 3시경 은행에 방문한 28살 박◯◯씨는 수심이 가득한 표정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그는 “현금으로 큰돈을 찾으려고 하는데 가능하냐”고 물었다. 나는 “1000만 원이 넘는 금액을 찾으려면 경찰관이 방문해 보이스피싱이 아닌지 몇 가지 확인을 해야 한다”며 “번호표를 뽑고 순서를 기다리다가 순번이 되면 창구 직원에게 다시 말씀해 달라”고 안내했다. 5분쯤 지났을까, 창구 직원이 고액출금 고객에 대한 확인 요청에 경찰관이 은행을 방문했다.

경찰관은 출금하려는 박 씨 휴대전화에 악성앱이 설치되었는지 확인해 보려고 했다. 그러나 보안이 강화된 아이폰이어서 확인이 불가능했고, 박 씨에게 출금 사유를 물었다. 박 씨는 경찰관 귓가에 입을 가까이 대고 “사채를 써서 갚는 것”이라며 “꼭 출금해야 한다”면서 도와달라고 요청했다. 그 상황을 목격한 나는 경찰관들과 협력해 보이스피싱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며 10분 이상 대화 끝에 출금하지 못하도록 조치했다.

다음날 오전 음료수 한 상자를 들고 은행에 방문한 박 씨는 나에게 찾아와 “어제 경찰분들과 팀장님이 아니었으면 보이스피싱을 당할 뻔했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사연을 들어보니 검찰청 수사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이용당할 뻔 한 것이다.

보이스피싱 일당은 이메일을 통해 위조한 수사협조 공문과 명함으로 박 씨를 속이고 아이폰을 쓰는 그의 휴대전화에는 악성앱 설치가 불가능하자 “금융제재(金融制裁)가 박 씨에게 적용되었는지 확인해야 한다”며 중고 안드로이드폰을 구입하게 한 뒤 악성앱을 설치토록 했다. 이후 제2금융권에서 대출을 시도하라는 지시를 따랐다고 한다.

휴대전화를 통해 제2금융권에서 대출에 성공한 박 씨는 이후 2000만 원이 넘는 대출금을 현금으로 찾아 보이스피싱 일당에게 건내려고 은행에 방문해 출금을 시도했다. 당시 보이스피싱 일당은 “당진에 파견된 검찰청 수사관을 만나 직접 건네줘야 한다”며 박 씨를 속였으나, 다행히 보이스피싱임을 감지한 은행 직원들과 경찰 덕분에 보이스피싱 피해를 피할 수 있었던 것이다.

앞서 다양한 사례를 소개했듯 수사기관과 금융기관을 사칭한 보이스피싱은 매우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이러한 전화가 오면 인근 은행과 경찰서(지구대)에 방문해 반드시 확인을 거쳐 피해를 예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