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토지 투기 의혹이 불거져 사업이 중단됐던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주차장 조성이 다시 추진되고 있다. 이에 시민단체에서는 투기 의혹이 투명하게 밝혀지지 않을 경우 반대의 목소리를 높이겠다고 문제를 제기하고 있다. 또한 투기 의혹과 별개로 막대한 예산이 소요될 수 있어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따르고 있다.
매년 4월마다 많은 관광객이 기지시줄다리기축제를 찾는 가운데, 축제 규모에 비해 행사 공간과 주차장이 협소하다는 불편의 목소리가 있었다. 이에 주차장을 확대해 조성해야 한다는 의견에 따라 지난 2020년 당진시가 사업 추진을 위해 기지시줄다리기 박물관 주차장 관련 용역을 진행했다.
당시 용역을 통해 3개의 주차장 조성(안)이 도출됐으며, 그중에서 송악읍 기지시리 52-1번지 일원인 1안이 결정됐다. 1안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과 접근성이 좋고 면적에 대비해 공사비가 저렴하며 가용할 수 있는 면적이 넓어 활용 가능성이 넓을 것으로 판단됐기 때문이다. 1안의 면적은 4만9875㎡(약 1만5087평)으로 주차 가능한 대수는 2746대다.
당진시는 순차적으로 토지를 매입해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었으나, 기지시줄다리기 축제위원회 소속 임원의 토지 투기 의혹이 불거지며 결국 사업이 중단됐다.
이후 지난해 전국 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지면서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장을 역임한 김덕주 의장이 출마했고 이를 공약으로 삼으며 다시 사업이 추진되기 시작했다. 김 의장은 주차장 조성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제기했고 곧 이 사업은 오성환 시장의 공약에도 포함됐다.
그리고 당선 이후 지난해 9월 당진시의회와 김태흠 도지사와의 간담회에서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주차장 조성에 대한 도비 지원이 요청됐다. 이처럼 김덕주 의장을 비롯한 시의회의 의지가 확고하게 비추어지면서 사업 추진이 탄력을 받았다.
이러한 움직임에 전 기지시줄다리기축제위원장이었던 김덕주 의장 역시 투기 의혹에 연루되기도 했다. 김 의장은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주차장 조성은 오래전부터 있었던 숙원으로, 10년 넘게 축제위원을 맡아온 3명이 향후 주차장 조성이 가시화됐을 때 당진시에 협조함으로써 빠르게 사업을 추진하고자 미리 토지를 매입해 둔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투기와 김 의장의 연루 의혹에 대해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본지 제1420호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인근 주차장 조성 추진 관련, 도지사에게 도비 20억 원 지원 요청 논란’ 참고)
“토지 매입비 과도하게 계상”
한편 이번 주민 설명회에서는 지난 2020년에 발표됐던 용역 결과에서 선정지로 꼽혔던 1안에 대한 구체적인 검토가 이뤄졌다. 1안을 세분화시킨 두 가지 안이 도출된 가운데, 1안은 면적 7만361㎡(약 2만2268평)에 주차 가능 대수는 586대다. 용지 매입비는 86억 원, 공사비는 83억 원으로 총 189억 원이 소요될 것으로 용역사는 산출했다. 이어 2안은 4만9264㎡(약 1만4902평)로, 157대의 차량을 주차할 수 있으며 용지매입비는 62억 원, 공사비는 65억 원으로 127억 원의 소요 예산으로 계상됐다.
한편 이날 주민 설명회에서는 과도하게 예산이 책정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1안에서 토지 매입비가 86억 원으로 나온 것에 대해 김덕주 의장은 “땅값이 잘못 계산된 것”이라며 “부풀린 금액을 듣고 누가 사업을 추진하는 데 동의하겠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영옥 의원 역시 “현실적인 예산 견적을 구해야 한다”며 “1안으로 정하고 현실적인 접근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부분에 대해 용역사에서는 “해당 토지 가격을 임의로 산정한 것이 아니고 토지 대장을 확인한 뒤 공시지가에서 3배한 결과”라고 답했다. 이밖에도 주민설명회에서는 주차장 조성 시 송악읍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체육 시설 등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500대 주차시설 과도해”
한편 기지시줄다리기박물관 주차장 조성에 대한 비판의 시각도 따르고 있다.
기지시줄다리기축제에 전국의 많은 시민이 찾아올 정도로 주목을 받고 있으나, 이를 위해 586대가 주차할 수 있는 주차장을 조성하는 것은 과도하다는 의견이다. 한 시민은 “축제에 많은 사람이 찾아오는 것은 맞지만 평소에는 500여 대의 주차장이 필요할 정도는 아니다”라며 “또한 주차장을 조성하면 진입로가 떨어져 있어 시민들의 불편이 가중될 수 있으며, 넓은 주차장을 관리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앞서 진행된 주차장 조성 부지 투기 의혹에 대해서도 시민단체에서 문제를 지적했다. 당진참여연대에서는 운영위원회를 열고 이 사안에 대해 적극 대응하기로 결의했다. 차준국 회장은 “투기 의혹이 있는 곳에 당진시가 예산을 들여 사업을 추진해서는 안 된다”며 “투명하게 사업이 추진되는지 공개적으로 밝혀야 하며, 이 사안에 대해 계속해 모니터링하고 문제가 된다면 수사까지 의뢰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