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꽃이 만발하는 4월, 누군가에겐 아름다운 춘몽의 계절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겐 끔찍한 악몽의 날로 남았다.

지난 2일 합덕읍 운산리에 위치한 5층 빌라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이 화재로 13가구가 긴급 대피했다. <본지 제1500호 ‘합덕읍 운산리 5층 빌라 화재 발생’ 기사 참조>

2층에서 발생한 화재의 흔적은 바로 윗집에 살고 있는 고명용 씨 가정에 가장 심각한 피해를 남겼다. 검은 연기와 그을음, 유독가스가 고 씨의 집을 거쳐 빌라 전체를 뒤덮었다. 소방서 지침에 따라 혹시 모를 인명 구조를 위해 닫혀있는 세대의 문을 열어두면서 연기와 그을음이 집안으로 들이닥쳤고, 바로 윗세대인 고명용 씨의 집안 전체를 뒤덮어 엉망이 된 것이다.

베트남 장인어른 손녀 안고 겨우 탈출

당시 집안에는 베트남 출신인 장인어른과 이제 태어난 지 7개월 된 막내딸이 있었다. 말이 통하지 않은 장인어른은 창문 밖으로 검은 연기가 치솟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 급히 손녀만 데리고 빌라를 겨우 탈출했다.

고명용 씨는 “베트남에서 온 아내와 6살 아들, 7개월 된 딸 그리고 아내의 부모님까지 6식구가 지난해 이 집으로 이사왔다”며 “이사하면서 도배를 새로 하려고 기존 벽지를 뜯었는데 작은방 한쪽 벽면이 까맣게 그을려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알고 보니 13년 전에도 이 집에서 불이 났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이번에는 이웃집에서 화재가 발생해 피해를 입게 돼 눈앞이 깜깜하다”며 비통한 심경을 전행다.

인명피해는 없지만 생계 막막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집안 전체를 뒤덮은 그을음으로 가구와 전자제품, 살림용품 등 쓸 수 있는 물건이 거의 없는 상태다. 옷가지조차도 다시 입을 수가 없다. 아무리 빨고 또 빨아도 검은 그을음이 지워지지 않을뿐더러 옷에 베인 탄내가 빠지지 않는다. 현재 지인이 빌려준 단칸방에서 제대로 의식주를 해결하지 못하는 상태로 6식구가 지내고 있다.

피해를 입은 해당 건물에 거주하던 13가구 중 가장 형편이 좋지 않은 고명용 씨 가족의 사정을 딱하게 여긴 이웃주민이 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인 네이버카페 ‘당진부동산’에 도움을 요청하는 글을 올렸다.

그러자 많은 시민들이 도움을 주겠다는 댓글을 달았고, 실제로 아이들의 옷과 생필품 등을 후원받았다. 하지만 정작 집안을 가득 채운 그을음을 청소할 비용은 없고, 가구·가전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살림 마련은 꿈도 꾸지 못하는 상황이다.

특히 고명용 씨를 제외한 가족들은 베트남 출신으로 한국말이 서툴러 오롯이 고 씨 혼자 이 사건 처리와 뒷수습을 위해 백방으로 뛰다보니 2주째 일을 하지 못하고 있어 생계까지 위협받고 있다.

화재가 발생한 세대는 노부부가 거주했던 집으로 현재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재해가 아닌 개인적으로 발생한 화재이기 때문에 불이 난 세대에서 피해를 보상해야 하지만 해당 세대는 화재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은 상태라서 막대한 피해금액을 언제 보상을 받을 수 있을지 막막한 상태다.

“행복했던 집으로 돌아가고 파”

고명용 씨의 사연이 알려지면서 밝은사회 당진클럽과 당진시 주택개발과에서 도배와 장판을 지원키로 했다. 또한 당진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도 당진시복지재단과 연계한 지원방안을 모색 중이다.

현재 6명의 가족이 좁은 단칸방에서 지내고 있어 불편할 뿐만 아니라, 무엇보다 6살 아들과 7개월 딸의 건강이 걱정된다는 고명용 씨는 “하루빨리 이 악몽에서 벗어나고 싶다”며 “다시 예전의 행복했던 집으로 돌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 후원문의: 041-355-5440

■ 후원계좌: 농협 351-0696-1112-93 (예금주: 고명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