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의회가 충남 스마트축산복합단지 조성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됐다.
당진시의회가 충남 스마트축산복합단지 조성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됐다.

충남도가 지역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석문간척지 내 대규모 축산단지 조성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편성한 예산 12억 원이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를 통과, 오는 22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어 지역주민들이 급박하게 대응에 나섰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당진시는 여전히 대규모 축산단지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아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6만 두 규모 축산단지 먼저 추진

충남도는 지난해 8월부터 당진의 석문간척지와 보령·서천의 부사간척지에 각각 30만 두의 돼지를 기를 수 있는 대규모 축산 단지를 추진해왔다. 특히 지난 2월 ‘간척지 를 활용한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조성 연구 용역’ 최종보고회를 열고 구체적인 사업 계획과 추진 방안을 마련했다.

충남도에 따르면 올해 석문간척지에 6만 두 규모의 축산단지 조성을 위한 행정 절차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단지 조성에 나서며, 이후 2027년까지 석문간척지에는 24만 두, 부사간척지에는 30만 두 규모의 축산단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두 곳 의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조성에는 165만㎡의 부지와 7595억 원의 사업비가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 <본지 제1500호 “석문간척지 30만 두 축산단지 반대” 기사 참조>

시의회 결의안 채택 , 도의회에선 예산안 통과

연구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계획이 발표 되면서 지역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특히 지난 선거 과정에서 후보자들이 이 사안을 이슈로 부각하면서 주민들의 이목이 더욱 집중됐다.

지난달 15일에는 15개 시민단체로 구성된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조성계획 반대 당진시민대책위원회’가 발족해 기자회견을 열었으며, 석문면 주민들도 지난달 3월 말부터 당진시청과 당진시의회 앞, 시내 곳곳에 축산단지 반대 현수막을 게시하며 강력히 반대했다. 당진환경운동연합의 반 대 성명, 김선호 당진시의원의 5분 발언 등이 이어졌다.

지난 17일에는 당진시의회가 충남 스마트 축산복합단지 조성 철회를 촉구하는 결의안(대표발의 김선호)을 만장일치로 채택해 충남도와 충남도의회에 의견을 전달한 가운데, 그 다음 날인 4월 18일, 충남도가 환경영향평가를 위해 편성한 예산 12억 원이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를 통과했다. 충남도의회 농수산해양위원회에는 △정광섭(태안2) 위원장 △오인철(천안7) △김복만(금산2) △신영호(서천2) △유성재(천안5) △주진하(예산2) △오안영(아산1) △김민수(비례) 의원 등 8명이 참여하고 있으며, 당진시를 지역구로 하는 의원은 해당 상임위에 없는 실정이다.

충남도의회 보도자료에 따르면 이날 예산안 심의에서 신영호(서천2, 국민의힘) 의원은 “충남은 민선 8기 선도적 모델로 스마 트 축산단지 조성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지역민과 충분한 설명과 소통으로 사업에 문제 없도록 힘써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축산단지 논란 확대…당진시 뭐하나”

한편 오는 22일에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를 앞두고 있는 상태로, 며칠 새 상황이 급진전되자 지역주민들의 반대 움직임도 발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석문간척지와 가까운 △송산면 △석문면 △당진3동 △고대면 등 4개 지역은 최근 축산단지반대대책위원회(공동위원장 정진상·김재산· 이선군)구성하고 예결위가 열리는 날 충남도의회 앞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선군 공동위원장은 “충남도가 예산안을 세우고 충남도의회는 이를 통과시키려 한다”며 “이는 당진시민을 철저히 무시하는 행태”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는 석문간척지에 축산단지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반드시 막아낼 것”이라며 “충남도와 충남도의회에 강력하게 반대 입장을 밝혀야 하는 당진시가 아무 입장도 내놓지 않고 있어 답답하다”고 비판했다.

김선호 당진시의원 또한 “지역에 대규모 축산단지를 조성하는데 축산농가와 지역주민의 목소리는 배제돼 있다”며 “충남도가 당장 내년부터 본격적인 조성사업이 시작될 예정이지만 당진시는 구체적인 내용을 모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당진시 축산지원과는 “스마트 축산복합단지는 김태흠 충남도지사의 공약이자 민선8 기 역점사업이었지만 당진시에 어떠한 공조나 협조를 요청한 적이 없다”며 “석문간척지는 당진에 있는 땅이지만 소유주가 국가이고, 충남도가 인허가를 신청한 적도 없을뿐더러 당진시는 예산을 받는 입장이기도 해서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시민들과 인근 주민들의 반대가 거센 만큼 당연히 당진시와 오성환 시장 또한 같은 반 대 입장”이라며 “이 사업은 현행법과 주민수용성 부분에서 절대 당진에 들어올 수 없는 말도 되지 않는 사업”이라고 말했다.

법 개정 선행돼야…가능 여부 미지수

한편 충남도 축산과 측은 “아직 부지도 확정되지 않았고, 농식품부에서 간척지 사용 허가를 내주지 않은 시점에서 시범모델인 6만 두 축산단지 사업 이외에 추가 24만 두 축산단지에 대한 구체 적인 계획은 없다”며 “그동안 많은 민원을 일으켰던 오래된 축산농가의 문제점을 어느 정도 해소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태흠 도지사의 의지가 확고하고, 용역 결과 발표 때 함께했던 당진시 측이 반대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면서 “전국에서 처음 시행하는 사업인 만큼 당진 시민들이 우려하는 악취나 분뇨 처리, 전염병 등의 문제는 계속해서 개선해 나갈 방법을 찾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충남도의 축산단지 추진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간척지의 농어업적 이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간척지에는 양돈단지를 조성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법 개정이 선행돼야 하는데, 이미 석문간척지 축산단지에 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한 바있는 어기구 국회의원이 제22대 국회에서도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 들어가게 될 경우 법개정을 반대할 가능성이 크다.

뿐만 아니라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혀 주민수용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최근 보궐선거를 통해 충남도의회에 입성한 홍기후 의원은 “의 정활동을 시작하자마자 당진시민들의 반대 입장을 김태흠 도지사에게 전달했다”며 “당진시민들에게 약속한 대로 물불을 가리지 않고 당진지역 도의원들과 함께 축산단지를 무조건 막겠다”고 말했다.

충청남도 축산과 측은 “농림축산식품부에서 ‘간척지 농어업적 이용을 위한 종합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는데 여기에 양돈이 포함되도록 요구할 예정”이라고 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