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만물이 소생하는 계절 봄, 추운 겨울을 뒤로하고 새로운 생명과 따뜻한 봄바람을 반겨야 할 이 시점에 그다지 반갑지 않은 소식으로 이렇게 글을 쓰게 되어 안타깝다.
당진시민에게 또다시 희생이 요구되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과 제철소, 송전탑, 산폐장에 이어 이제는 돼지 축사이다. 국가경제발전을 위해 삶의 터전을 내주었고, 환경오염으로 발생하는 피해까지 고스란히 감내해 온 사람들이 당진시민이다. 그런데 이제는 대규모 축산단지가 시민의 희생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충청남도는 지난 2월, 대규모 스마트축산복합단지 조성 연구용역 보고회를 열면서 당진 석문간척지에 6만두 규모의 양돈단지를 조성하고, 추가로 24만 두까지 늘려 대규모의 양돈축산단지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 크기만 236만 평으로 축구장 약 1,200개에 해당하는 엄청난 규모이다. 충청남도는 용역을 통해 구체적인 사업비와 규모, 위치를 확정하고 조성사업에 박차를 가할 기세이다. 올해 사업시행을 위한 행정절차를 완료하고, 내년부터 공사에 들어갈 계획으로 알려졌다.
상황이 이러한데도 정작 당사자인 우리 지역은 그동안의 진행 상황도 제대로 알지 못했을뿐더러, 충청남도의 일방통행식 행정에 그 어떤 목소리나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가장 중요한 주민들의 의사는 뒷전으로 밀려나 있는 것이다. 지역의 입장을 대표해야 할 당진시마저 소극적인 상황이다.
결국 우리 시민들이 직접 나섰다. 지난 22일, 석문면·고대면·송산면 주민 300여 명이 충청남도청을 찾아가 반대집회를 열며 성토한 것이다. 시민들의 움직임 덕분에 다행스럽게도 충청남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도 추경에 편성된 스마트축산복합단지 실시설계비 12억원이 삭감되는 성과가 있었다. 충청남도의 움직임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충청남도는 전국 최초, 스마트라는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해 장밋빛 계획을 말하고 있지만, 본질은 대규모의 양돈단지일 뿐이다. 이러한 축산단지가 석문간척지에 위치할 경우 그로 인해 우리 시민들이 받을 고통은 명약관화하다. 축산단지에서 발생하는 악취와 폐수는 우리지역의 땅을 오염시킬 것이고, 우리의 땅은 결국 사람들로부터 외면받게 될 것이다. 가축전염병까지 발생할 경우 지역이 받을 고통은 상상조차 두렵다.
더욱이 해당 사업은 현행 법률 하에서는 추진이 불가능하다. 간척지에서는 양돈이 허락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3선에 성공한 어기구 국회의원도 간척지 양돈단지 조성을 위한 법 개정에 반대의 입장이다. 그런데도 충청남도는 사업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김태흠 충청남도지사의 공약이 당진시민의 삶보다 먼저인 것일까? 잠재력 높은 석문간척지를 대규모 축산단지로 활용하는 것 또한 매우 잘못된 판단이다. 석문간척지는 수도권과 인접한 최고의 지리적 이점을 가진 공간이다. 우리 지역의 미래가 될 수 있는 그런 공간을 축산단지로 활용하는 것이 정말 당진을 위한 판단인 것일까? 물음표 투성이인 충청남도의 스마트축산복합단지 추진은 그만 중단되어야 한다.
축산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충청남도의 취지에는 공감한다. 그러나 특정 지역의 희생을 전제로 한 문제해결은 올바르지도 않고, 지속가능하지도 않다. 당진시민의 희생은 당연한 것이 아니며, 다른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제대로 된 입장을 밝히지 않는 당진시도 스마트축산복합단지에 반대한다는 점을 표명해 당진시민의 편이 되어야 한다.
충청남도와 당진시는 우리 시민들의 생존권, 생활권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 본연의 책임이자 의무임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된다.
다시 한번 더 스마트축산복합단지 반대를 명확히 하며, 충청남도에 사업 백지화를 강력히 촉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