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면 장항리에 위치한 어느 전원주택의 대문을 열고 들어가면 작은 수목원처럼 아름다운 정원이 펼쳐져 있다. 붉은 벽돌의 2층집을 지나 조금 더 들어가면 작지 않은 규모의 못이 있고 물 위로 못 가운데 자그마한 정자까지 있어 마음에 안식을 준다.

이곳을 가꾸며 사는 안주인이자 HJ교육연구소를 운영하는 이효주 소장은 “이곳에 오는 사람들이 잠시 일상을 떠나 편안하게 휴식하고 정원을 거닐며 사색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정성껏 가꾸고 있다”고 말했다.

매주 화요일 학부모 아카데미

초록빛으로 물든 정원 한켠에는 세모난 창이 눈에 띄는 아늑한 공간이 마련돼 있다. 이곳이 바로 HJ교육연구소다. 40년간의 교직생활 마치고 퇴임한 이효주·백운자 소장이 함께 이곳에서 학부모 교육을 하고 있다.

매주 화요일 학부모 아카데미가 이곳에서 진행되는데 지난 3월부터 20여 명의 학부모를 대상으로 △감정코칭 △긍정훈육 △아들러심리학 △MBTI △애니어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초등수석교사 출신인 이효주 소장과 중등수석교사 출신인 백운자 소장은 교단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면서 부모교육에 관심이 많았다. 아이들의 불안정한 정서와 문제행동의 원인을 고민하며 아이와 상담을 해보면 부모로부터 비롯되는 일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아이의 변화 부모로부터 시작”

교육상담학을 전공한 이효주 소장은 지난 2012년 탑동초 교사로 일하면서 스스로 학부모 아카데미를 열고 학부모를 대상으로 교육을 시작했다. 5년 동안 매주 교육이 이어지면서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자 교육지원청이 강의료를 지원해 지속적으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그러다 지난해 이 소장이 명예퇴직을 하고 교단을 떠나면서 3년 전 정년퇴임한 백운자 소장과 함께 HJ교육연구소를 설립하고 자신의 전원주택 한켠에 교육 장소를 마련, 지난 3월부터 다시 학부모 교육을 이어가고 있다.

HJ교육연구소가 설립된 건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효주 소장이 학부모 교육을 해온 지는 어느덧 11년이 넘었기 때문에, 그 사이 수많은 사람들이 교육을 통해 변화했다. 처음엔 아이를 어떻게 키워야 하는지 고민하며 찾아온 부모들이 이 교육을 통해 자기 자신을 발견하면서 스스로 변화해갔고, 결국엔 아이의 변화와 가정의 변화까지 이어졌다.

이효주 소장은 “부모와 아이는 마치 시계추같다”며 “부모가 흔들리면 아이는 더 크게 흔들리기 때문에 부모 자신의 치유와 부부의 관계 개선이 먼저 이뤄져야 아이를 건강하게 키우는 바탕이 된다”고 강조했다.

“40년 교직생활 지역에 환원하고 싶어”

이렇게 학부모 아카데미를 통해 성장한 학부모들은 수년간의 교육과 훈련을 통해 실습강사로 활동하고 자격증도 취득해 전문가가 되기도 한다. 백운자 소장은 “지난 40년 동안 주변의 도움으로 교직생활을 하며 잘 살아왔는데, 이제는 우리의 경험과 지식을 학생·학부모·지역사회를 위해 되돌려줘야 한다고 생각해 HJ교육연구소를 문 열게 됐다”고 말했다.

이효주 소장은 “먼저 배운 사람들이 또 다른 누군가에게 영향을 미치길 바라는 마음으로 최소한의 비용으로 전문가를 양성하고자 노력하고 있다”며 “서울이나 대도시에 가야만 수강이 가능했던 교육을 이곳에서 들을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만들고 강사를 초빙해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동료·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

이효주 소장의 재능을 발견하고 세상 밖으로 이끌어준 건 백운자 소장의 역할이 크다. 같은 학교 출신도 아니고 같은 학교에서 근무한 적도 없지만, 1983년 부임한 지 얼만 안 된 새내기 교사였던 이들은 학교로 출근하는 버스에서 처음 만난 것으로 시작으로 지금까지 깊은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이들은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로서 동료이자 선후배였고, 뜻을 같이 하는 동지이자 인생의 동반자였다.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 어떻게 살 것인가, 어떻게 키울 것인가를 고민하며 수많은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함께 성장했다.

그러다 백운자 소장은 이효주 소장이 가진 재능과 장점을 발견하고는, 이효주 소장이 고민해온 의미 있는 삶을 사람들과 함께 나눌 것을 제안했다. 이효주 소장은 “백운자 소장은 좋은 교사를 꿈꾸게 한 사람”이라며 “요즘 HJ교육연구소를 통해 점점 더 꿈에 다다르고 있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책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을 교과서처럼 보곤 합니다. 모리 선생의 가르침을 늘 되새기면서 나는 교사로서 어떤 가르침을 줄 수 있을까 고민했어요. 이 책에서 나오는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한다’는 말을 좋아해요. 더 많은 당진시민들이 HJ교육연구소에서 배우고 성장하고, 몸과 마음을 충전하는 ‘마음충전소’가 됐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효주 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