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국한우협회 소속 한우농가들이 서울 국회의사당으로 향했다. 이들은 만성적인 적자 상태를 지적하며 한우산업 안정화가 필요하다고관련 법 제정을 촉구했다.
전국한우협회(회장 민경천)는 지난 3일 서울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우산업 안정화 촉구를 위한 한우 반납 투쟁 집회를 개최했다. 한우협회가 한우 반납 투쟁에 나선 것은 한우 가격 폭락, 미국산 소고기 수입 문제가 있었던 2012년 이후 12년 만이다. 이날 집회에는 협회 추산 한우농가 1만 2000명이 참석했다.
이들이 상경 투쟁에 나선 것은 최근 수년간 한우고기 도매값은 폭락한 반면 생산비는 상승해 농가 적자규모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협회에 따르면 2021년 비육우 한 마리를 출하할 때 발생하는 순수익은 29만 2000원이었지만, 2023년에는 –142만 6000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해 1~5월 순수익은 –231만1136원으로 추산돼 지난해보다 더 나빠졌다는 주장이다.
전국한우협회는 보다 강력한 목소리를 전하기 위해 이번 한우 반납 투쟁 집회를 준비했다. 한우 반납은 농민들이 집회 현장에 소 떼를 끌고 와 정부에 이를 반납하는 퍼포먼스다. 당초 이번 집회에서도 소를 들여 오려고 했으나 경찰 제지로 무산됐다. 대신에 축사 모형을 준비해, 전국한우협회 소속 회원들이 비료 포대를 던져 축사 모형을 부수는 퍼포먼스를 취했다. 또한 민경천 전국회장을 비롯한 한우협회 지역회장단들은 삭발을 감행하며 투쟁 의지를 다졌다.

한우협회는 이날 △한우법(지속가능한 한우산업 지원법) 제정 △한우암소 2만두 긴급 격리 및 수매대책 마련 △사료가격 즉시 인하 △사료구매자금 상환 기한 연장 및 분할 상환 △긴급 경영안정자금 투입 등 주요 5대 요구사항을 밝혔다. 또한 △최저생산비 보장 대책 마련 △2025년 농업(한우) 예산 확대 △산지가격-소비자가격 연동제 시행 △수입축산물 무역 장벽 마련 등을 촉구했다.
이날 현장에는 전국의 한우농가와 어기구 국회 농해수위 위원장과 소속 여야의원, 이승호 한국농축산연합회장, 손세희 축산 관련 단체협회장 등 농축산 관련 단체 관계자 등이 참석해 뜻을 같이 했다.
한편 한우농가 지원을 위한 한우법은 지난 국회에서 여야 발의를 끌어내고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로 폐기됐다.

“한우농가만의 피해 아니다”
대전·세종·충남도 지회에 따르면 이번 집회에 충남도에서는 800명이 참여했다. 조만희 대전·세종·충남도 지회장 및 당진시 지부장도 삭발을 하며 한우농가의 어려움과 투쟁 의지를 불태웠다.
조만희 대전·세종·충남도 지회장 및 당진시 지부장은 “물가와 금리 등은 상승하면서 생산비는 갈수록 폭등하는데 도매가는 바닥을 치는 상황”이라며 “소 한 마리 팔면 오히려 200~300만 원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대로 가면 현재 전국 9만 한우 농가 중에서 4만 농가가 도산해, 반토막 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특히 2026년에는 미국 소고기에 대한 관세로 폐지될 예정으로, 갈수록 농가의 경영난은 지속될 것”이라면서 “정부가 수입육 10만 톤을 무관세로 수입하는 등 수입육이 크게 늘어나면서 국내 한우산업이 무너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FTA(자유무역협정) 이행으로 한우 농가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우리가 양보했다면 그만큼 피해 보전을 해줘야 한다”면서 무엇보다 앞으로 무관세로 들여올 수입육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조 지회장은 농협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또한 농협은 사료 가격과 도축비를 인상하는 등 본연의 임무를 망각하고 있다”면서 “농협중앙회는 도축 수수료를 2만 원씩 인상했다”고 말했다.
한편 조 지회장은 정부에서 대책을 내놓지 않으면 이와 같은 집회가 몇차례 더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조 지회장은 “오는 23일에는 중앙회 이사회가 있는데, 이때 앞으로의 대응 방향에 대해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12월까지는 몇 차례 더 집회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집회에서 경영난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과 함께 힘을 모았다면 좀더 많은 국민에게 관심을 갖고, 공감대를 이뤘을 것 같다”면서 “한우농가만의 일로만 생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전했다.
조 지회장은 “한우는 우리와 오랜 시간 함께 해왔다”면서 “집집마다 소를 키워 농사짓고, 어떨 때는 소를 팔아 가계에 보태기도 하는 등 한민족을 대표하는 동물로서 상징성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한우는 우리나라 고유의 유전특성과 순수혈통을 유지한 가축”이라면서 “민족산업이라고 이름 붙였다면 후세에 한우산업을 물려줄 수 있도록 보전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