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에게 휴게시간은 당연한 권리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근로시간이 4시간인 경우에는 30분 이상, 8시간인 경우에는 1시간 이상의 휴게시간이 근로시간 ‘도중’에 주어져야 한다. 휴게시간은 근로자가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만약 이 휴게시간이 주어지지 않을 경우에는 사용자에게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 주어진다. 이 휴게시간을 두고 꿈나래학교의 특수실무원들과 학교 측의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충남지부가 충남도교육청과 당진꿈나래학교의 근로기준법을 위반했다며, 고용노동부에 진정서를 제출하고 신고했다. 같은 상황에 처한 충남도 내 특수학교에서 당진꿈나래학교 문제를 주시하고 있는 가운데, 당진꿈나래학교에서 특수실무원의 휴게시간 보장 문제가 향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아이 데리고 화장실 가기도”
특수학교인 당진꿈나래학교에 다니는 미주(가명) 씨의 일은 ‘특수교육실무원’이다. 장애 아동이 다치지 않고 교육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전반적인 보조 역할을 수행한다. 한 반에 6~7명이 되는 아이들을 쫓느냐고 한 시도 쉴 틈이 없다.
오전 8시 30분에 출근해 차례로 등교하는 장애 학생들을 맞이한다. 8시 45분경 학교 통학 차량이 도착하면 한 명 한 명씩 교실에 데려다 놓고, 아이들이 수업을 들을 수 있도록 가방 정리나 실내화 갈아신기 등 준비를 돕는다. 학생 대부분이 장애의 정도가 심해, 교사나 실무원의 손길이 반드시 필요하다. 배변 활동을 스스로 하지 못하는 학생들의 경우 수시로 기저귀를 확인하고 교체해준다.
쉬는 시간이 되면 더욱 분주해진다. 화장실 가는 것을 돕거나 필요한 경우 양호실을 데려다 주고 오거나, 교실 이동이 있다면 다치지 않도록 안내한다. 점심시간에는 손 씻기부터 시작해 급식 지원이 이뤄진다.
미주 씨는 따로 점심시간이 없어 아이들과 함께 식사를 해결해야 한다. 양 옆에 아이 둘을 두고, 음식을 입에 넣어 주거나 먹기 좋게 잘라주는 일을 하다 보면, 본인 밥 먹을 시간 없이 점심 시간이 끝난다. 미주 씨는 “아이들 대부분이 장애로 자기표현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몸짓으로 표현한다”며 “아이들이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 한 시도 눈을 떼지 않고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 수업을 마치고 아이들이 안전히 집에 돌아가면, 그때부터 학급 청소와 분리수거를 마쳐야 미주 씨의 일이 끝난다. 돌이켜보면 화장실 갈 시간도 마땅치 않다. 급할때는 학생을 화장실로 데리고 가 화장실 문을 열어 놓고 급하게 용무를 처리하기도 한다. 미주 씨만의 일이 아니다. 또 다른 특수실무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화장실 가는 것을 참아 방광염이 걸리는 일은 미주 씨만이 아닌 특수실무원들이 흔히 겪는 상황이다.
“수업 중 1시간” vs. “방과 후 30분”
현재 당진꿈나래학교에서 근무하는 13명의 특수실무원들은 오전 8시30분부터 오후 4시30분까지 근무하며, 이 중 1시간의 휴게 시간이 주어진다. 휴게시간은 각 학급 담임 특수교사 및 학교측과 협의해 개인별로 수업 중 1시간으로 달리 정하며, 수업이 일찍 끝나는 월요일과 수요일은 7교시에 휴게시간을 갖는 것으로 협의했다. 만약 특수실무원이 휴게시간에 쉬던 중 학생 신변처리가 필요할 때는 지원을 하며, 교내외 체험활동이나 학교 행사가 있다면 하교 후에 휴게시간이 부여되는 것으로 약속했다.
휴게시간이 논란의 쟁점이 된 것은, 수업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이 보장되던 것이 30분으로 줄고, 하교 후에 쉴 수 있도록 설정하겠다는 학교 측 입장이 전달되면서부터다. 학교 측에서는 지난 2021년 충남도교육청과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가 단체협약으로 규정한 7시간30분 근로 후 유급으로 30분 휴게시간이 주어지는 것을 토대로, 이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일부 특수교사 사이에서 특수실무원의 수업 중 휴게시간이 부담된다는 애로에 따라, 올해 초 부임한 꿈나래학교 교장이 단체협약대로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특수방과 후에 휴게시간이 주어진다면 업무 중 노동 강도가 높아지는 점을 우려해 반대하고 있다. 꿈나래학교는 2학기부터 강행하고,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그에 따른 징계가 있을 것이라고 했으나, 현재 특수실무원들은 받아들이지 못하겠다는 굳건한 견해를 보이고 있다.
“특수교사-실무원 갈등으로는 해결 안 돼”
특수실무원 측에서는 지금처럼 수업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을 보장하고, 결원이 생길 때는 보충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수실무원 측에서는 “실제로 몇 년 전 꿈나래학교에서 근무했던 특수실무원은 화장실을 제대로 가지 못해 신장결석이 생기기도 했다”며 “고강도 근무를 연속으로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특수실무원의 안전이자 아이들을 더 잘 보기 위해서라도 휴게시간이 중간에 주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실무원이 수업 중 1시간의 휴게시간을 요구하는 것은 아이들을 더 잘 보려는 것”이라며 “특수실무원이 휴식을 취할 때 특수교사에게 부담이 전가되는 것이 아닌, 별도의 보충 일자리를 마련할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충남도교육청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학교로부터 자문 요청을 받아 근로기준법이나 노조법 위반인지 여부를 확인한 결과 문제는 없으나, 법정 휴게시간 30분과 별도의 30분 휴게시간까지 총 1시간의 휴식 시간을 주는 것이 좋겠다고 답변했다”고 말했다.
꿈나래학교에서는 “도교육청과 노조가 2021년에 7시간30분 근무에 30분 유급휴가라는 내용으로 협약을 체결했고, 이를 이행하라고 이전부터 학교 측에 전했다”며 “올해 특수교사가 속한 충남교사노조 측에서도 2021년에 체결한 협약을 이행하지 않는다고 민원을 넣으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어 “특수실무원의 (고된) 업무 특성에 대해서는 백분 이해하는 입장이지만 이 문제는 학교에서 푸는 것이 아닌 정책적으로 풀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야 한다”며 “근로자의 휴게권과 학생의 학습권이 상충되는 문제에 교장은 학생을 우선으로 둘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도적인 장치가 마련되길 학교에서도 바라고 있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