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문화재단이 수탁 운영하는 당진문예의전당 외경
당진문화재단이 수탁 운영하는 당진문예의전당 외경

문화재단 이사장을 당진시장이 할 수 있는 조례안이 통과됐다. 지난 9일 당진문화재단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이 당진시의회 본회의에서 찬성 10표, 반대 2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민간으로 바뀐 이사장을 다시 당진시장으로 전환하는 것에 그동안 진통을 겪어 왔던 가운데, 이번 조례 통과 이후 갈등이 다시 점화될 것으로 보인다.

직권상정에도 ‘부결’

지난해 당진시는 조직 진단(사무기능 효율화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당진문화재단의 민간 이사장 체제를 다시 당진시장이 맡는 체제로 전환하고, 사무총장을 대표이사로 변경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당시 조직 진단이 발표되자, 민간 이사장으로 운영되는 복지재단은 기존대로 두면서 문화재단 이사장만 시장으로 전환하는 것에 비판의 목소리가 제기됐다.

지난해 12월, 당진시민행동이 당진시 행정기구 개편을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바로 진행된 상임위원회인 당진시의회 총무위원회에서 이 사안이 다뤄졌으나, 조례 개정 내용에 대해 시민들과 충분한 소통이 부족하고 공론화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지적되면서 최종 부결됐다. 시민 의견을 수렴코자 지난 2월, 당진시의회가 문화예술 단체 관계자와의 간담회를 개최키도 했다.

한편, 상임위원회에서 안건이 부결되면 7번의 본회의를 거쳐야 하지만, 김덕주 의장이 ‘직권상정’ 카드를 꺼냈다. 직권상정은 상임위의 심의를 생략하고 의장이 직권으로 본회의에서 안건을 올리는 것이다. 상임위 결과를 무시하고 직권상정으로 올린 부분에 대한 지적도 따랐다.

결국 본회의장에서 최연숙 의원을 포함한 4명의 의원이 제출한 수정안과 김덕주 의장이 직권상정한 원안이 맞붙었고, 결국 두 안 모두 부결됐다.

찬성 10표·반대 2표·기권 2표로 ‘가결’

시민단체 반대와 간담회, 상임위 부결에 이어 직권상정까지 다뤄지며 갈등을 빚었던 당진문화재단 조례가 조상연 의원이 수정의결안을 올린 가운데, 이번에 통과됐다. 이날 △서영훈 △최연숙 △김봉균 △윤명수 △김덕주 △조상연 △전영옥 △김명회 △심의수 △전선아 의원이 찬성을, △김명진 △김선호 의원이 반대, △박명우 △한상화 의원이 기권표를 던졌다. 총 찬성 10표, 반대 2표, 기권 2표로 ‘가결’됐다.

당진시는 이번 조례의 개정 이유로, 현재 당진문화재단이 민간인 이사장 체제로 운영되고 있어 시 출연기관으로서의 현실적 효용성이 미흡해 지자체장을 이사장으로 하고 필요한 경우 이사회에서 추천, 시장이 임명으로 전환해 현실적인 재단 운영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이 조례의 주요 골자는 현 민간인 이사장을 당진시장으로, 사무총장을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이외에 대표이사를 제외한 임원은 비상근으로 하고, 임기에 관한 사항은 정관으로 전환키로 했다. 또한 문화재단 업무를 담당하는 당진시의 과장은 현재 당연직 이사로 되어 있는 것을 감사로 전환하고, 대표이사의 직무를 이번 개정안에서 규정했다. 또한 당연직 이사에서 시의원을 삭제키로 했다.

당진시는 오는 24일 열리는 제4차 당진문화재단 임시회에 이 안건을 올리고 정관을 개정한다. 정관이 개정되면 충남도에 승인 요청을 하게 되는데, 충남도가 승인하게 되면 오성환 당진시장이 이사장을 맡게 된다. 동시에 사무처장이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되는 것이 승인되면서, 공개 모집이 진행될 예정이다.

시민단체 반발 “이사장 선출 않고 ‘대행’ 유지”

한편, 당진시의회에서 조례가 통과되면서 바로 시민단체의 반발도 따랐다.

본회의를 마친 후 ‘시민공론장’ 조례 부결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 중에 조재형 전 문화연대 회장이 나서 이번 문화재단 조례 가결에 대해서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조 전 회장은 “문화예술을 다루는 문화재단은 자유롭고 독립성을 원하는 곳이어야 한다”며 “그래야 창의적인 아이디어나 프로그램 기획이 가능한데, 관이 이사장을 맡게 되면 자율성과 독립성을 펼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의회에서 조례가 부결됐다면, 2개월 안에 이사장을 선임해야 하는데도 1년 동안 당진시 문화체육과장이 이사장 권한대행 체제를 유지했다”며 “이는 시장에게 이사장을 갖다 붙이려는 하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 부분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어야 할 시의원들이 질책 대신 오히려 조례를 통과시킴으로써 공무원을 편드는 것”이라며 “시의회가 왜 이런 행태를 부리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