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당진문화원 인근에 있는 다가구주택의 소유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며, 수천만 원에 달하는 전세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자들이 대거 발생했다. 부동산 경기 악화와 당진지역 내 아파트 공급 과잉이 맞물리면서 ‘깡통 전세’로 인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아직 터지지 않은 폭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퇴직금 보태 들어간 전세인데”
월세로 거주했던 A씨는 회사를 그만두면서 받은 퇴직금을 보태 전세금을 마련했다. 알고 있던 부동산 실장으로부터 두 곳을 소개받았고, 깔끔해 보였던 당진문화원 인근의 투룸을 7500만 원의 전세금을 내고 3월에 계약했다.
그로부터 1년 6개월을 지난 9월, A씨는 충격적인 소식을 듣게 된다. 건물 소유주 중 한 명은 계약 당시 이미 사망한 상태라는 것과 또 다른 소유주마저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것이다. 극단적인 선택을 한 소유주의 가족들도 이미 상속 포기를 한 상태로, 당장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할 상황에 처해진 것이다.
A씨는 “이 집을 소개받을 당시, 은행에 4억의 대출 담보로 잡혀 있는 건물이지만 시세가 10억 원 정도니 (피해가 발생해도) 괜찮을 것이라는 이야기를 실장으로부터 들었다”며 “집 소유주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약 10여 가구가 전세금을 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세입자들의 전세금을 모으면 5억5000만 원 정도며, 그 외에도 상가와 월세로 거주하는 사람들도 피해를 입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올해 들어 집주인이 수도세와 전기세, 인터넷 비용 등의 공과금을 밀린 것으로 알려졌다. 세입자들은 꼬박 관리비를 내고 있었으나, 집주인이 공과금을 처리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단수나 단전을 우려하며 세입자들이 체납된 미납액 100여만 원을 납부해야만 했다.
A씨는 “건물이 경매에 넘어가더라도, 나는 후순위에 속해 전세금을 받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며 “지급 명령을 신청하고 싶어도 집주인은 이미 사망하고, 가족들도 상속 포기해 누구에게도 책임을 물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 지원 받아 들어간 투룸”
같은 건물에 거주했던 B씨는 정부에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청년들을 위해 저금리로 전세금을 빌려주는 일명 ‘중기청’(중소기업청년전세대출)을 이용해 원룸 월세에서 투룸 전세로 이사했다. 여기서 중기청은 정부 지원사업으로서,임차주택에 대한 건물 등기사항 전부 증명서 등을 제출하는 등 기준이 까다롭다.
모든 것을 통과하고 중기청 전세 대출을 받아 7500만 원의 전세금을 확보하고 지난 2020년 계약 후 해당 건물로 입주했다. 4년을 이곳에서 거주한 B씨는 이사를 하기 위해 계약 만료일 3개월 전부터 건물 소유주에게 연락을 취했다. 하지만 이때부터 별다른 답변을 하지 않다가, 계약 종료 하루 전날에야 “면목이 없다. 죄송하다”는 말과 함께 “가용할 수 있는 현금이 없어 백방으로 알아보는 중”이라고 답했다.
결국 B씨는 전세금을 받지 못해 대출금을 상환하지 못했고, 만기일 다음 날부터 연 5.6%의 연체금이 매일 발생하다. 이로 인해 신용상 문제까지 불거졌다.
B씨는 임차권 등기 명령을 신청하고 계약 만기일 세 달이 지난 시점에서 법적 조치를 취하려던 상황에서 건물 소유주가 극단적인 선택한 것을 알게 됐다. B씨는 “집주인이 계속해 전화를 받지 않아 집주인이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사무실을 갔으나 비어 있었다”며 “수소문 끝에 집주인이 극단적 선택한 것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덧붙여 “집주인 두 명이 모두 사망해서 지급명령 신청이 되지 않아, 나머지 가족을 찾기 위해 현재 법원에 소를 제기한 상태”라고 말했다.
“관리비 제때 냈는데도 단수”
이처럼 최근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해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세입자들이 늘고 있다. 상황이 악화되면 결국 경매에 넘어가거나 법적 다툼을 하는 등 사안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
읍내동 맥도날드 인근 한 다가구주택에 거주하는 C씨는 전세금 6500만 원의 투룸에 지난 2년 전 입주했다. 2년의 계약 기간이 만료될 무렵 건물 소유주에게 전세금을 돌려줄 것을 요청하자, 당시 소유주는 “추가 대출을 해서 전세금을 주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후 C씨가 계속해 소유주에게 연락하자, 전화를 받지 않고 피했다. C씨는 “전세금을 돌려 받지 못해 집을 나가지 못하고 있다”며 “이 건물 말고 소유주의 형이 가진 다른 건물 역시 세입자들이 전세금을 받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단수 소식까지 들은 그는 “단수가 된다면 친구네 집을 가던가 고시원으로 옮겨야 할 상황”이라며 “정부나 지자체에서 피해를 입은 사람들이 최소한 생계라도 이어갈 수 있도록 해줘야 하지 않냐”고 호소했다.
“협조 잘 해줘야 나갈 수 있다”
또 다른 D씨는 읍내동 내 한 다가구주택 투룸 전세로 거주하고 있다. 전세 계약 만료를 앞두고 4~5개월 전부터 전세금을 준비해 달라는 말을 건물 소유주에게 남겼다. D씨는 “세입자를 구할 때까지는 돈을 주지 못하겠다면서 (자기에게) 협조 잘 해서 돈 잘 받고 나가라는 식으로 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오히려 집주인이 감옥 보내라, 법적으로 해라는 말을 하고 있어서 미치겠는 심정”이라고 밝혔다.
“신중한 전세 선택 필요”
이처럼 전세금을 반환받지 못하는 일이 특히 투쓰리룸(방이 2~3개인 주택)에서 빈번히 발생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센터럴시티공인중개사 김은옥 대표는 “당진에 대규모 공단이 생기면서, 사람들이 입주할 것으로 예상한 기업과 사람들이 개발과 아파트, 다가구주택을 건립하기 시작했다”며 “하지만 경기 악화로 인해 공단에 공장이 들어오지 않고 결국 인구 수급이 되지 않으면서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최근에는 신축 아파트가 많이 생기고, 특히 임대 아파트가 늘어나면서 비슷한 비용으로 다가가주택이 아닌 아파트로 이사하며 다가구주택 투쓰리룸 입주자들이 전세금을 받지 못하는 피해가 늘고 있다”며 “공인중개사들도 신중해야 하지만, 세입자들도 집을 알아볼 때 해당 건물의 시세와 담보 대출금 등을 자세하게 알아본 뒤에 계약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세 피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심전세앱’ 등을 통해 주택의 전세 가격이 적정한지 확인하고 매매가격 대비 전세가격을 뜻하는 전세가율이 80%를 초과하지 않는지 살펴야 한다. 80%를 초과하면 ‘깡통전세’일 가능성이 높다. 또한 등기소나 인터넷 등기소, 무인민원발급기 등을 통해 임차주택의 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근저당 등 과다한 대출이 있는지, 압류와 처분 금지 등 권리제한 사항 여부와 임차주택의 신탁등기 여부, 신탁원부 내용을 파악해야 한다. 이외에도 정부24 홈페이지 등을 이용해 무허가, 불법건축물로 등록된 주택 용도인지 확인하고, 임대인 체납세금 상황을 점검해야 한다. 임대인 체납 세금은 열람신청서와 신분증, 임대차계약서 등을 지참해 전국 세무사를 방문하면 열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공인중개사의 자격 정보를 확인하고, HUG(주택도시보증공사) 등 보증 신청 가능 여부도 점검해야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