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칭 ‘갈등예방’이냐, ‘시민공론장’이냐. 당진시 지역사회가 시끄럽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필자는 ‘갈등예방’, ‘시민공론장’에 대해 찬성도, 반대도 아니다. 필자는 제4대 당진시의회 전반기에 산업건설위원회에서 상임위 활동을 하다 후반기부터 총무위원회로 옮겼다. 직후,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접했다.

이 조례안은 2021년 10월, 「주민조례발안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후 당진에 제출된 제1호 주민 조례안이다. 그런 만큼 당진시의회에서도 고민의 시간이 길었으리라 짐작한다. 지난 2년간 계류와 보류를 반복한 것만 봐도 그러하다. 그리고 지난 9월 9일 열린 제113회 당진시의회 본회의에서 찬성 7표, 반대 7표로 최종 부결됐다.

필자는 본회의에서 반대 1표에 거수한 당사자다. 앞서 중립적인 입장을 표했지만, 왜 반대했을까?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은 시의 주요 시책, 주요 현안에 대한 갈등을 공론화 과정을 통해 해결하고자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당진에는 유사한 목적과 취지로 지난 12년 1월부터 시행 중인 「당진시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가 이미 있다.

두 안건의 차이점이라면, 의제 제안의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갈등예방 조례는 시장이, 시민공론장 조례안은 시장, 시민(200명 이상), 의회(의원 2/3이상)이 의제를 제안할 수 있다. 또한, 갈등 및 공론화 의사결정 과정에서 운영 주체가 누구인가이다.

갈등예방 조례는 갈등관리심의위원회, 갈등조정협의회 등이 구성돼 그 역할을 하고, 시민공론장 조례안에는 공론화위원회, 공론화준비위원회, 시민참여단 등을 구성하는 것으로 규정하고 있다.

유사한 조례가 있는 상황에서 또 하나의 조례를 만드는 것은 실효성이 없다고 본다. 타 지자체의 경우도 전국 162곳에서 갈등 조례 또는 공론화 조례를 제정하고 있는데 갈등 조례는 145곳, 공론화 조례는 17곳이다. 이 중 공론화 조례와 갈등 조례를 통합 제정한 자치단체는 2곳, 두 조례를 각각 제정한 자치단체는 9곳에 불과하다.

물론 「당진시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 역시 완벽하다고 보지 않는다. 그렇다고 내용은 똑같고 이름만 바뀐 시민공론장 조례안이 잘 활용한다는 시민단체의 생각에는 필자는 동의할 수 없다. 하여 독소조항은 삭제하고, 시민공론장 조례안의 장점은 살려 두 조례를 통합하는 것이 더 합리적이라는 숙고 끝에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제정에 반대한 것이다.

그런데 이를 두고 시민단체에서는 정당 프레임을 씌우고 있다. 민주당 의원 7명은 찬성에, 국민의힘 의원 7명은 반대에 손을 들었다는 이유에서다. 역으로 생각하면 시민단체야말로 정치적 프레임에 갇혀 있지 않은가 묻고 싶다.

시의원은 주민을 대표해 지방자치단체의 의사결정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시민 전체의 이익을 대표하는 자리이다. 자율적 의사결정에 따라 조례의 찬반을 결정짓는 사안을 두고, 시민단체가 정당 프레임을 씌우는 것은 옳지 않다.

이와 함께 부결 결과에 시민단체 18개가 참여하는 시민단체연대회의에서는 당진시의회 앞에서 천막농성에 들어갔다. 오늘로 28일째다. 분명 조례안 부결 이후 시민단체와 대화를 진행 중이었고, 그 과정에서 강행한 시민단체의 단체 행동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 70-80년대식 시민운동으론 시민들의 눈높이에도 맞지 않는다는걸 말씀드리고 싶다. 시민단체에서는 명분도, 실리도 없는 천막농성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하는 바이다.

지금부터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쟁점이 되는, 이견이 있는 안에 대해 시민단체와 의원 간, 그리고 당진시와 협의, 합의를 이루는 것이다. 자, 「당진시 갈등예방과 해결에 관한 조례」, 「당진시 시민공론장 구성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을 두고, 더하고 빼고 곱하고 나누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