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 사회는 빠른 경제 성장만큼이나 빠른 사회적 변화를 경험해 왔다. 그 변화 중에는 성평등 가치에 대한 인식의 변화도 있었다. 여성의 지위 향상과 인권보장, 양성 모두가 존중받는 성평등 문화를 만들기 위한 노력과 제도 정비가 지속되면서 가부장적이거나 전통적 성별 의식은 약화하였고, 그만큼 성평등 가치도 꾸준히 확산해 왔다. 우리나라의 성평등 수준에 대한 이견이 있을 수도 있을 것이나, 과거와 비교할 때 더 나은 진전을 이뤄왔고 앞으로도 긍정적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라 확신한다.
우리 사회의 성평등 가치 확산과 문화 정착에 기여한 제도 중 하나가 ‘성별영향평가’이다. 성별영향평가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정책이 성별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평가하고, 그 결과를 정책에 반영하도록 한 제도로 관련 법령의 제정과 함께 2011년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되었다. 성별영향평가는 어떤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사전 또는 사후에 실시하는데, 정책 결정과 집행에 있어 내재된 성차별적 요소를 발굴하고 개선하는데 유용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공공정책과 사업 전반에 성평등 가치가 실질적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
이러한 성별영향평가는 「양성평등기본법」 및 「성별영향평가법」에 근거를 두고 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는 「성별영향평가법」의 위임에 따라 성별영향평가 시행을 위한 조례를 제정하여 운용하고 있다. 당진시도 「당진시 성별영향분석평가에 관한 조례」가 제정되어 있어, 당진시가 제·개정하는 조례·규칙, 법률에 따라 수립하는 계획, 주요 추진 사업 등에 대해 성별영향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당진시는 성별영향평가를 통해 보다 성평등한 정책과 사업을 시행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지난 21018년에는 이러한 노력을 인정받아 성별영향평가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성과도 얻은 바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성별영향평가의 가장 기본적인 토대가 되는 우리시 조례는 그동안의 제도적 변화를 담지 못한 채 예전의 모습 그대로, 멈춰있다는 점이다. 성별영향평가는 꾸준히 보완·개선되어 왔다. 「성별영향평가법」의 개정으로 제도의 명칭이 당초 ‘성별영향분석평가’에서 ‘성별영향평가’로 변경되었고, 특정성별평가의 대상을 확대하고 그 절차나 방법을 조례에서 정하도록 하는 변화도 있었다. 성별영향평가를 규정한 상위 법률이 변경된 만큼 우리 시의 조례도 이에 맞게 개정했어야 하나, 아직까지 예전의 규정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성별영향평가의 효과성 제고를 위한 노력도 요구된다. 현재 성별영향평가는 성별영향평가서 작성이나 그 외 법적 의무사항을 이행하는 것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성별영향평가가 형식화·관행적 시행에 그치는 것은 아닌지 우려되는 대목이다. 성별영향평가가 정책도구로서의 효용과 내실이 한층 강화되기 위해서는 시의 다양한 정책들에 대한 특정성별영향평가의 시행을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하고, 그동안의 평가 결과가 제대로 활용·이행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지속적인 환류와 관리가 필요하다.
성평등 가치는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한 핵심 가치이며 성평등이 공고히 자리 잡을 때, 존중과 배려, 포용의 가치가 널리 공유될 수 있고 지속 가능한 지역 사회를 만들 수 있다. 당진시 정책과 사업이 성평등 실현을 지향해야 하는 이유이다. 필자는 제기된 문제점을 해소하기 위해 우리 시의 성별영향평가 조례 개정에 나설 예정이다. 미흡한 점은 보완하고, 제도적 기반은 한층 튼튼히 하여 성별영향평가가 본래의 역할을 다해 주길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