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지역에 조성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부곡지구 일대의 모습
당진지역에 조성된 아산국가산업단지 고대부곡지구 일대의 모습

지난 2003년 “침출수가 누출될 일 없다”던 당시 업체 대표이사의 말이 무색하게, 고대공단의 폐기물 매립장이 20여 년이 지난 지금, 기준을 초과하는 침출수가 발생하고 있다. 폐기물 매립시설이 생기기 전 주민들은 여러 번의 주민설명회를 무산시키는 등 거세게 반발했다. 하지만 당시 대표이사는 에어돔과 3중 차수막을 설치하면 누출될 일 없다는 말을 반복했다.

그러나 업체는 결국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 위탁 처리를 하던 중 업체는 파산했고, 이후 업체의 회장이 극단적 선택을 하며 방치돼 왔다.

결국 당진시가 기부채납을 받는 조건으로 사후 관리를 맡으며 사후관리에 막대한 혈세가 투입퇴고 있다. 그러나 예산 투입에도 불구하고 침출수 유출 수위가 낮아지지 않고 있다.

시비 33억 들였지만…

㈜원광인바이로텍(이하 원광)은 고대·부곡지구 두 곳에 폐기물매립장을 조성, 운영해 왔다. 부곡지구의 매립면적은 6만5543㎡이며, 매립고는 27m, 매립량은 126만8424㎡ 수준이다. 반면 고대지구는 매립면적 3만2564㎡이며, 매립고 38m에 매립량은 73만5354㎡다. 부곡지구는 2008년, 고대지구는 2011년에 지정폐기물(60%)과 일반폐기물(40%)로 매립이 완료됐다.

지난 2012년 원광의 파산으로 고대·부곡 매립지를 기부채납 받은 당진시는 지금까지 시비 33억 원을 들여 3만4000여 톤의 침출수를 처리했으나 여전히 침출수 수위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침출수 기준 수위가 2m이나, 당진시가 지난 5월 측정한 결과 고대지구는 21.8m, 부곡지구는 총 4개의 관정을 평균으로 했을 때 13.09m다.

특히 문제는 고농도의 침출수라는 점이다. 염분 농도가 바닷물(3.5%)의 약 3배인 약 10%에 달하며, 암모니아성 질소농도가 약 1900ppm에 이른다. 송창석 (사)자치분권연구소 이사장은 “현재 기술적으로 적정한 처리가 곤란하고, 고농도 침출수에 대한 처리비용이 과다하게 소요돼 당진시의 재정부담에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당진시는 예상되는 침출수량 약 30만 톤 규모를 처리하기 위해서는 530억 원의 추가 예산이 필요한 상황이다. 현재 당진시에서 자체적으로 침출수 처리에 나서고 있으나, 매립량에 대비했을 때 처리할 수 있는 양이 적어 침출수 문제가 조금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

“불안하게 생을 마감해야 하나”

이 지역에서 거주하는 박철희 부곡1리 이장은 폐기물 매립장으로 인해 주민들이 겪는 불안감을 지난달 29일에 열린 당진시의회 의정토론회에서 생생하게 전했다.

박 이장은 “원광은 흑자 부도를 냈고, 당진시는 기부채납이라는 포장 속에 울며 겨자먹기로 매립장을 받았다”며 “이 사이에서 주민들은 몸으로 그 피해를 다 맞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국가기후환경회의 위원 자격으로 폐기물 매립장 안을 들어가 본 경험이 있다”며 “악취가 심했고, 다녀온 뒤 이틀을 꼬박 앓았다”고 말했다. 덧붙여 “매년 주민 건강검진을 하고 있는데 마을에서 1년에 암 환자가 3명씩 나오고 있다”며 “후손들에게 쾌적한 환경을 물려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박소순 송악읍이장단협의회장 역시 이 자리에서 “침출수가 바닷물 염도보다 3~4배가 넘고, 그 외에 질소 등의 물질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며 “그 안에 무엇이 들었는지 모른 채 주민들은 늘 불안감으로 살고 있다”고 말했다. 덧붙여 “주민들이 불안하게 생을 마감해야 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전했다.

당진시, 환경부에 국비 등 건의

현재 당진시에서는 국비를 받아 침출수 처리시설을 설치 운영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지난달 28일, 환경부에 당진시의 상황을 전하고 검토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진시는 국비 지원 및 법적 규제 완화를 건의하고, 매립장 침출수 처리시설을 설치할 수 있도록 국비 20억 원을 건의했다. 또한 지자체 예산 만으로는 침출수 위탁처리에 한계가 있는 점을 설명, 연간 처리비용인 6억 원을 건의했다. 이밖에도 산업폐기물을 다른 지역의 산폐장으로 이송처리할 수 있도록 건의했다.

당진시 김영성 자원순환과장은 “당진시가 폐기물 매립장을 관리하고 있으나, 환경부에 책임성을 누차 건의하고 있다”며 “안전하다고는 말못하지만 노력하고 있으며, 주민들의 목소리를 중앙에 건의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덧붙여 “행정과 주민의 노력으로 국비 확보가 필요하며, 새로운 전략이 나온다면 중앙정부에 건의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