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 나루문학상 시상식에서 유경옥 시인의 <호박꽃>이 대상을 수상했다.
나루문학회(회장 김선순)가 주최한 지난달 24일 여울종합상담센터에서 나루문학상 시상식이 진행됐다. 올해는 나루문학회 회원을 비롯해 일반 시민들이 작품을 다수 출품한 가운데 작품 심사가 이뤄졌다. 심사는 교수진으로 구성된 외부 심사 위원 2명이 맡았으며, 심사 결과 유경옥 시인이 대상을 수상했다. 또한 5명의 작가가 우수상과 작품상 등을 받으며 작품으로서 인정을 받았다.
김선순 회장은 “침체기를 맞았던 나루문학상이 그동안 응모한 작품 수가 적었는데, 올해는 많은 작품이 출품되면서 운문 부문에서는 경쟁도 치열했다”며 “특히 좋은 작품이 많이 응모 되면서, 당초 5개의 항목에서 장려상이 추가됐을 정도”라고 말했다. 덧붙여 “문학의 첫발을 내딛는 새로운 사람들도 참여하고 영입까지 이어졌다”며 “앞으로도 나루문학회는 신진문학인 발굴과 문학 활성화에 노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수상자 명단>
△대상 : 유경옥 △우수상 : 신계숙(운문) △작품상 : 장은영 △장려상 : 김종식 △우수상 : 임봉근(산문) △작품상 안경희(산문)
미니인터뷰 대상 수상한 유경옥 시인

“이제는 자연을 사랑하게 됐어요”
“호박꽃은 별 볼 일 없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씨에서 늙은 호박이 되기까지 그 과정을 지켜보니, 할 수 있는 게 다양하다는 게 보이더라고요. 그래서 시 안에 호박이 할 수 있는 다양한 이야기를 넣어봤어요.”
유경옥 시인은 지난 5년 전 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당진을 찾았다. 글을 좋아했기에, 시골의 자연 속에 묻혀 원 없이 글을 써보자는 마음에서였다. 하지만 현실의 시골은 상상과 달랐다. 그는 “한 번은 밭고랑에서 엉엉 운 적도 있다”며 “한참 풀을 뽑고 뒤돌아보니 도로 자라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농사를 짓지 못하는 내 느린 손보다 잡초가 자라는 속도가 더 빨랐다”고 말했다. 또 이웃과와 소통도 쉽지 않았다. 대부분 농사를 짓는 이웃의 관심사는 농사였고, 대화의 주제였다. 하지만 이제야 농사를 배우는 그에게는 대화를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그는 “도시에서는 아무렇지도 않았던 행동이, 여기서는 아니었다”며 “마치 이방인인 것 같았다”고 말했다.
“자연도 처음에는 낯설었어요. 하지만 접하다 보니 대화가 되더라고요. ‘너 내 마음 알지’라며 말도 건네 보고, 그러면서 위로도 받았어요. 이번 시 <호박꽃>도 그렇게 쓰여진 작품이에요.”
그는 지금은 인천시 중구로 편입된 옹진군에서 태어나, 이곳에서 젊은 시절 공무원 생활을 10여 년간 했다. 결혼 후 인천으로 넘어가 바삐 살았다고. 그러다 보니 건강이 안 좋아지기 시작했고, 일을 그만두고 남은 시간을 책으로 채웠다. 어렸을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그는, 50대 후반부터 책에 파묻혀 살기 시작했다.
그는 “아침에 도서관으로 출근해 점심 식사 간단히 떼우고 저녁까지 책을 읽고 나서 귀가했다”며 “평생 만 권의 책은 읽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 읽는 것을 좋아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글도 써 왔다고. 처음에는 수필을 쓰기 시작하다가 시로 넘어갔고, 문화센터에서 시 창작 수업을 들으며 본격적으로 시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늦은 나이에 미래시학이라는 곳에서 신인상을 받아 등단에 성공했다.
당진에서도 시 쓰기는 계속됐다. 하지만 자연만으로는 시 쓰기에 한계를 느꼈다고. 그는 “자연만으로는 시를 쓰기에는 부족함을 느꼈다”며 “결국에는 사람들과 어울리고 여행을 가거나 여러 활동을 해야 글도 쓸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고 말했다. 연고가 없던 당진이라 수소문 끝에 시낭송가협회를 알게 됐고, 여기를 통해 김선순 나루문학회장과의 연이 닿았다. 현재 입회한 지 4개월이 됐다는 유 시인은 “사람들을 만나 같은 관심사인 시를 가지고 대화를 한다는 게 좋다”며 “덕분에 당진에 잘 적응해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호박꽃>이라는 시는 농사 지은 사람들 혹은 귀촌한 사람들이 읽어주셨으면 하는 시에요. 귀촌하고 이 지역에 낯섦을 느껴도 시간이 가면서 결국에 자연을 사랑하게 되더라고요. 그동안 도시에서 살며 감정이 많이 메말랐던 것 같아요. 앞으로는 자연을 사랑하며 사랑을 담은 서정시를 쓰고 싶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