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제 관광·휴식 시설을 개발한다는 이유로 주민들이 제대로 된 보상도 받지 못한 채 모든 터전을 잃고 떠나야 했던 당진의 섬, 행담도가 방치되고 있다.
최근 당진시가 당진의 관문인 행담도 일부 유휴 부지에 꽃을 심고자 했지만 이마저도 토지 소유주인 한국도로공사가 임대료 혹은 사업비를 요구하며 당진시 의견을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답변을 내놓은 상태다. 당진 주민들이 살고, 당진 바다를 매립해 만든 당진 땅이 방치되고, 당진시가 사용할 수도 없는 상황에 주민들이 분개하고 있다.
지금의 행담도가 되기까지
행담도는 1990년대 말부터 시작된 서해대교 건설과 연계된 국책 사업 일환으로 개발됐다. 원래는 신평면 매산리 일원, 당진 앞바다의 자연적으로 이뤄진 섬이었으나 서해안고속도로의 개통과 서해대교 건설로 인해 매립이 필요하다는 이유로 개발됐다.
1995년부터 서해대교 건설이 본격화 됐으며, 행담도와 육지를 연결하기 위해 주변 해역의 대규모 매립 공사가 시작됐다. 이 과정에서 행담도의 자연 생태계가 크게 훼손됐으며 이곳에서 살던 주민들이 대거 이주해야만 했다.
당초 행담도는 국토교통부 소유의 공공용지였으나, 매립지와 이 부지가 한국도로공사로 넘어가게 되면서 소유주가 바뀌었다. 한국도로공사는 1996년, 행담도 국제관광휴식 시설로 계획을 확대하고 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국책 사업으로 시작했으나, IMF 외환위기 이후 외자 유치를 통한 민간사업 추진 방식으로 변경됐다. 대규모 복합 레저 시설을 구축하려는 계획이었으나, 개발 과정에서 외자 유치 실패와 부적절한 방식으로 인해 감사원 조사와 법적 문제를 겪었다. 이후에 민간 자본으로 휴게소나 아울렛 등 일부 개발이 진행됐으나 매립지 활용에 대한 논란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돈은 벌지만 개발은 못하겠다?
행담도 전체 규모는 47만3859㎡(약 14만3260평)에 이른다. 한국도로공사가 가지고 있으며, 사업 시행자는 행담도개발(주)이다. 한국도로공사가 행담도개발(주)에 임대했으나, 궁극적인 소유와 관리는 여전히 한국도로공사가 맡고 있다. 매립된 행담도 지역은 법적, 행정적으로 공공 소유지로 분류되며 사업 시행과 운영은 협력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2021년 기준, 해당 부지에 있는 휴게소의 매출액은 291억 원이며 주유소는 96억 원에 달했다. 연간 사용료는 12억 원으로서, 한국도로공사는 앉아서 임대료를 얻고 있는 상태다.
행담도 전체 부지 중 지금 사용되고 있는 곳은 휴게소 일대와 모다아울렛, 주차장이다. 그 외에 나머지 유휴부지인 20만4978㎡(약 6만2000평)은 그대로 방치되고 있다. 해당 토지의 지분은 도로공사가 86%, 국가(기재부·국토부)가 14% 소유하고 있다.
풀과 나무만 무성한 매립지
현재 매립지의 유휴부지가 방치되고 있다. 심지어 행담도 개발 당시 발견됐던 생흔 화석을 보존하기 위해 생태관 건립을 약속했지만, 2005년 이후 19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아무것도 이뤄진 것 없다. 연구진들이 중요한 학술적 정보를 지니고 있을 것이라는, 이 생흔 화석은 한국도로공사가 관리하는 행담도 휴게소 인근 주차장 창고에 쌓여 있다고 알려져 있다.
또한 이곳을 떠난 주민들이 그토록 바라는 역사관(기념관) 건립에 한국도로공사는 “행담도 휴게소는 민간 기업이 개발하고 운영 중인 휴게소”라며 “행담도 기념관 건립은 행담도 사업 추진 시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현재 2038년까지 민간 기업이 운영하고 있기에, 이 답변은 기념관 역시 그 이후나 검토될 것이라는 것이다.
“당진의 관문, 관광·휴식 자원으로 꾸며야”
행담도는 당진시의 관문이다. 서해대교를 넘어 당진에 첫발을 딛는 곳으로서 매년 수만 명의 관광객이 이곳을 거친다. 이에 최근 당진시에서 행담도 일부 유휴부지를 살리고,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기 위해 꽃을 심는 사업을 계획했다. 현재 석문국가산단에 유채꽃을 심는 사업과 같은 방식이다.
당진시는 이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한국도로공사를 지난 9월부터 세 차례에 걸쳐 문의하고 직접 찾아가기도 했다. 한국도로공사는 이 유휴부지에 대해 개발예정 부지로 지자체에 임대하는 것을 불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대신 당진시에서 추진하고자 한다면 공유재산 사용료(공시지가의 1%)를 한국도로공사에 납부하거나, 한국도로공사에서 사업을 추진할 때 당진시에서 사업비를 지원하라는 답변을 보냈다.
김선태 당진시 문화복지국장은 “행담도는 당초 우리(당진) 땅으로서, 어민의 생계터였고 그대로 뒀다면 현재 자원의 보고가 됐을 것”이라며 “당진의 초입이기 때문에 충분히 관광객을 끌 수 있는 곳이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진 주민들이 내어준 땅에 대한 사회 환원 사업이나 그곳에 살던 주민들에 대한 보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꽃이라도 당진시가 심을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한국도로공사에서는 “해당 유휴부지는 사업 개발 예정 부지로, 민간제안사업을 이 부지에 다양한 사업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당진시가 조성하고자 하는 꽃밭에 대해서는 “당진시와 협의 중인 사항”이라고 말을 아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