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4년 우리 시 의회에서는 건의안이 17건, 결의안이 3건, 5분 발언이 34건으로, 총 54건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한때 건의안, 결의안, 5분 발언이 없어서 시의원들을 독려하는 일이 있었다는 선배 의원들의 추억담을 들으면 참으로 엄청난 발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특히 기초지자체에 정책자문관이 배치된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정책자문관의 역할로 인해 의원들이 원고를 만들기가 쉬워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에는 의원이 스스로 정보를 조사하고 초안을 작성하는 것까지 해야 했지만 이제는 정책자문관들이 그를 대신하니 문맥이 매끄러워지고 쉬워진 것입니다.
의원이 회기 중에 하는 발언은 각 실과와 읍면동에 실황 중계로 나갑니다. 만일 의원이 요구하면 발언 내용에 대한 조치계획이나 처리 결과 등을 제출하여야 하기 때문에 각 실과에서는 의원의 발언에 촉각을 기울입니다. 그러니 당진시의 전체 인건비 1,400억 원을 감안하면, 5분 발언 한 번에 당진시는 인건비만으로 650만 원의 비용을 지불하는 셈입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의원이 발언을 하고 나면 여러 가지 방법으로 변주가 되어 의원의 홍보에 활용됩니다. 언론 보도자료, 쇼츠, 유튜브에 게시 그리고 그렇게 활용된 것은 다시 개인 sns로 퍼집니다. 여기에 시의회 사무국 홍보팀의 수고와 인건비가 들어갑니다.
언론 보도만 하더라도 당진의 주간지에서 전부 지면을 할해 하니 54개의 박스기사가 나가는 셈입니다. 연간 50회 발행되는 주간지 입장에서는 최소 1주에 들어가는 양에 필적하는 셈으로 연보도의 50분의 1은 된다 할 것입니다. 언론사의 비용도 들어갑니다.
의원들에게 본회의장에서의 발언권을 보장해 주는 것은 의원이 주민들의 대표이기 때문입니다. 인구 17만 명에 의원이 14명이니, 의원 한 명의 발언은 약 1만 2000명이 발언하는 정도의 무게를 가집니다. 그렇기에 발언은 공익에 부합하고 시민이 혜택을 받을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단순히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발언이나 주의를 환기하는 발언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까요? 쓸모없는 발언이 많아지면 질수록 예산은 낭비되고 의회의 권위는 실추되는 것이며 의원의 발언은 무시될 것입니다. 발언에 대해 책임지는 자세는 자신의 발언으로 인해 집행부의 정책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에 따른 성과는 어떠한지를 스스로 추적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무책임한 발언으로 행정력을 낭비했다는 비판을 면할 수 없을 것입니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입니다. 발언권은 소중한 것입니다. 언론의 역할도 그런 것입니다. 저는 당진시의회의 의원 5분 발언이나 건의안 결의안에 대해서 그 실효성을 검증하는 언론 기사를 본 적이 없습니다. 효과성은 고사하고 팩트체크를 한 기사를 본 적도 없습니다. 그러니 발언으로 인한 당진시정의 개선 효과를 추적한 기사는 말해 무엇할 것입니까.
양질 전환이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어떤 사안에 대해서 질이 좋아지려면 양적인 증가가 충분히 일어난 후에야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질적인 전환은 그냥 일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당사자들에게 현타(현자의 타임)가 와야 합니다. 바로 자성의 시간이죠. 그리고 선출직 공직자에게 자성이 오기에는 동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은 바로 유권자들의 비판입니다. 그리고 유권자들의 비판과 요구를 추동하는 것은 언론의 역할입니다. 지금까지 당진시의회에서 함량이 떨어진 발언이 횡횡하였다면 1차적으로 의원에게 책임이 있지만 2차적 책임은 지역주간지의 게으름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많은 말을 하기보다 쓸모 있는 말을 하도록 하여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