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실시설계 중 수요예측 등 허술
추진계획 중에 잘못 발견하고도 숨겨
당진군의 이번 버스터미널 규모축소 및 실시설계 재입찰은 군 행정의 난맥상과 고질적인 문제를 가장 적나라하게 보여준 사건으로 볼 수 있다.
우선 가장 먼저 사전계획이 사실상 부재했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지상 3층에 1천510평 규모의 터미널동 건설을 위해 총 소요예산을 172억원으로 예상하고 부족예산액 74억원은 터미널내 편의시설을 분양해서 마련한다던 당초 계획이 1년여만에 지상 1층, 지하 1층에 529평으로 줄어들고 총 소요예산은 143억원, 분양 예상수입은 25억원으로 축소된 것이다. 반면 군비투입 예상액이 1억9천5백만원에서 21억5천5백만원으로 급증한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는가 라는 점이다.
당진군은 터미널 이용객이 매년 1% 내외로 감소하고 있고 개장초기 주변상권이 형성되는데 4~5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상가시설 분양을 통해 부족예산액을 마련한다는 계획이 변경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터미널 이용객의 감소나 주변상권 형성의 지연이 어제 오늘 예견된 일도 아니라면 당초 설계안에 반영되지 않은 점은 설명되지 않는다.
실제로 당진군은 지난 99년 터미널 입지를 원당택지개발지구로 선정하는 이유 중의 하나로 용지값을 평당 80만원에 모두 90억원이면 구입할 수 있다는 점을 들었다.
그러나 당진군은 지난해 6월 터미널 용지를 평당 120만원씩 총 113억원에 주택공사와 계약했고 이에 따라 과잉투자 및 예산낭비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결국 철저하지 못한 사전계획이 막대한 예산과 시간의 낭비를 가져온 셈이다.
두번째로 기존 설계안이 현실여건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과잉설계라는 점이 뒤늦게 발견돼 실시설계를 다시 해야 할 경우 사전에 재설계의 이유와 당초 추진계획의 잘못을 주민들에게 떳떳하게 밝히고 사과해야 했음에도 그러한 과정이 생략됐다.
9천308만2천원이라는 예산과 1년이 넘는 시간, 막대한 행정력이 고스란히 낭비됐음에도 아무런 설명없이 어느날 갑자기 실시설계 입찰을 공고한 것이다.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한 정책결정과정에서 주민의사 수렴이나 참여를 배제하고 밀실에서 모든 것을 결정한 다음 터뜨리는 당진군의 전형적인 행정처리 방식이다.
민주주의는 단지 주민들이 직접 군수를 뽑는다는 것 뿐만 아니라 군정의 주요 정책결정과정에 주민들이 참여하고 의견을 반영할 수 있어야 진정한 의미를 가질 수 있다. 그렇지 못하다면 당진군민들은 단지 4년에 한 번 선거기간에만 민주주의를 경험할 뿐이다.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인 점은 과잉설계와 추진계획의 잘못으로 인한 문책의 위험을 무릅쓰고 현실적인 여건을 다시 분석하고 실시설계를 재입찰했다는 점이다.
만약 지난해 2월 납품된 실시설계대로 공사를 추진했더라면 상업시설의 막대한 미분양 사태를 빚었을 것이고 부족예산액 74억원을 마련할 길이 없어 더 큰 예산낭비를 초래할 수 있었다.
당진참여연대의 조상연 사무국장은 “공무수행 중 피치못할 실수가 있을 수도 있다”며 “그러나 이에 대한 아무런 해명이나 사과없이 넘어가는 것은 어떠한 이유로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다시는 이러한 어처구니 없는 예산낭비가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한 사전계획과 정책결정 및 집행과정의 투명성 확보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진 버스터미널 추진현황
98. 6. 9 : 버스터미널 이전사업 계획 수립
98. 8. 26 : 버스터미널 이전 추진위원회 구성(19명)
98. 9. 26 : 교통전문기술진에 이전입지 분석 및 기본계획 용역계약(경동기술공사: 본사 천안, 용역비 2천7백만원)
98.9.25~99.7.16 : 버스터미널 이전 추진위원회 용역보고 및 회의(6회)
98.12.24~99.5.14 : 군의회 용역보고(3회)
99. 1.30 : 주민설명회 개최(군민회관, 주민 5백여명)
99. 8.18 : 터미널 이전 대상지 결정(당진군)
99.10.21 : 민자유치 시설사업 기본계획 결정 및 고시
99.11.17 : 민자유치 고시문 발송-전국 총 60개 업체(일반건설업 시공능력 순)
99.12. 7 : 군유재산관리계획 의결-당진군의회(원당택지개발지구내에서 현 시가지권에서 가장 근접지역으로 터미널 입지 재검토 요구 원안 가결)
99.12.15~99.12.17: 민자유치관심업체 방문홍보(대보종합건설 외 6개 업체)
99.12.27 : 2000년도 예산승인(70억)- 당진군의회
00. 4.25 : 원당택지개발지구내 블럭별 터미널 입지 재검토 보고(의회확정)
00.11.9~00.11.11 : 민자유치차 업체방문 홍보(현대백화점 외 4개 업 체)
00.12.21 : 군유재산 관리계획 의결(1천274평)
00.12.23 : 2001년도 예산 승인(100억원)
01. 2.27 : 실시설계 납품
00.12.23~01.6.29 : 택지개발사업 촉구 및 현안사항 협의(10회)- 주 공
01. 6.30 : 터미널 용지 계약(총계약금: 112억6천6백만원) - 평당 120 만원
01. 7.20 : 당진종합버스터미널 면허
01. 8.16 : 터미널 공사시행 인가
01. 8.27 : 건축허가
이후 추진계획
02. 4월 : 터미널 실시설계 완료
02. 4월 : 터미널 건축물 관리계획 의결신청 - 당진군의회
02. 5월 : 입찰공고 및 공사착공
02. 8월 : 터미널 상가 분양. 임대조례 제정
02. 9월 : 터미널 상가 분양. 임대입찰 공고
03. 4월 : 공사준공 및 개장 준비
03. 5월 : 터미널 개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