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 구터미널 로타리 앞 횡단보도. 한 할머니가 보따리 짐을 들고 횡단보도로 발을 내딛는다. 하지만 빠르게 달려오는 차는 멈출 기미가 없다. 할머니는 당황한 듯 몇 걸음 물러서고, 차량 몇 대를 보내고 나서야 한 대가 가까스로 멈춘다. 하지만 곧 뒤따르던 다른 차들은 멈추지 않고 그대로 내달린다.

구터미널 로타리 앞 횡단보도는 양쪽에 버스터미널이 있어 유동 인구가 많다. 장이 열리는 날에는 어르신들이 많이 오가는 데다가 인근에 학교들이 밀집해 있어 학생들의 통행량도 많다. 이곳은 횡단보도만 있을 뿐 신호등이 없어 ‘눈치껏’ 지나가야만 한다. 심지어는 횡단보도 중간까지 학생들이 도착했음에도 불구하고 바로 앞에서 버스가 지나가는 위험천만한 몇 번씩 반복됐다. 다른 차들도 마찬가지다.

이곳을 지나던 이애순·구재성 모자(母子)는 “로타리가 바로 옆에 있어 차들도 많이 지나다니는 데 멈추질 않아서 항상 위험하다고 생각한다”며 “특히 사람 이동이 많은 곳이라 더더욱 위험하다”고 말했다. 시민 이애순 씨는 아들 구재성 군의 손을 꼭 잡고 역시 몇 대의 차량을 보내고 나서야 횡단보도를 건널 수 있었다.

한편, 지난 2022년 7월 도로교통법 개정으로 운전자는 신호등과 상관없이 횡단보도 내 횡단을 하는 사람이 없더라도 주변을 살피고 일시정지 해야 한다. 특히 어린이보호구역 내 신호기가 설치되지 않은 횡단보도 주변에서는 보행자 유무와 관계없이 멈춰야 한다. 만약 이를 위반할 경우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0점이 부과된다.

현재 당진에 있는 횡단보도의 수는 1226개로, 이중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는 668개로 집계됐다. 사람이 지나가지 않아도 차량이 멈춰야 하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당진경찰서는 "횡단보도 앞에서 차량이 정지해야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며 "단속도 하고 있지만, 당진 내에 횡단보도가 많이 모두 단속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시민들이 국민신문고 등으로 신고해 준다면 큰 도움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목숨 건 보행이 이뤄지는 곳에 대한 안전 대책이 필요하다. 경찰과 지자체는 보행자 안전 강화를 위해 대책을 마련해야만 한다. 법이 개정됐음에도 불구하고 단속이나 계도가 부족한 상황에서 보행자들은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운전자들이 법을 지킬 수 있도록 현실적인 대책과 단속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