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전사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하며 당진제철소에도 퇴직이라는 매서운 찬 바람이 불고 있다.

미국의 25% 철강 관세 부과, 일본·중국발 저가 철강재 공세, 그리고 장기화 된 노조 파업과 이에 대응한 초유의 직장폐쇄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치면서 결국 극약 처방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26일부터 만 50세(75년생) 이상 일반직, 연구직, 기술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신청 기간은 다음 달 18일까지다. 회사 측은 희망퇴직자에게 정년까지 잔여 연봉의 50%(최대 3년치)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며, 자녀 1명당 1000만 원(최대 3명)의 학자금을 지원한다. 또한 현재 협상 중인 성과‧일시금은 퇴직 시점 최종 제시(안)기준으로 지급한다.

이번 희망퇴직은 포항공장에서 먼저 시행된 이후 전사적으로 확대된 조치다. 현대제철은 지난 14일부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해 전체 임원 70여 명의 급여를 20% 삭감하고, 해외 출장을 최소화하는 등 비용 절감 방안을 추진한 바 있다.

현대제철 회사 관계자는 “최근 국내외 경영 환경이 심각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강도 높은 자구책 없이는 경영 개선이 쉽지 않다는 판단에서 나온 조치”라고 전했다.

한편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해 9월부터 이어진 임금 및 단체협약 교섭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사측은 기본급 450%+1000만 원의 성과급을 제시했지만, 노조는 현대자동차‧기아 수준인 기본급 500%+1800만 원을 요구하며 맞서고 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24일 창사 이래 처음으로 당진제철소 냉연 공장의 핵심 설비 가동을 중단하는 직장폐쇄를 단행했으며, 이에 맞서 노조는 전남 순천공장에서 부분파업으로 대응했다. 이후 양측은 협상을 시도했지만, 9분 만에 결렬됐다.

경영 악화는 대외적 요인에서도 비롯됐다. 미국 정부의 25% 관세 부과로 한국산 철강의 수출 경쟁력이 급격히 악화된 데다, 일본·중국산 저가 철강재가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있다. 국내에서 수입 열연강판 가격이 t당 71만 4000원으로 국산(81만 5000원)보다 12.4% 저렴해 수입산 점유율이 60.9%에 달한다. 이에 현대제철은 지난해 12월 정부에 반덤핑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최근 노사가 다시 교섭을 재개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해 협상이 결렬됐다”며 “향후 노사 갈등이 지속될 경우 국내 철강 산업 전반에도 부정적인 영향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