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편집자주>
소방관이 되기까지의 길은 저마다 다르다. 특전사 부사관, 국토대장정, 해외 워킹홀리데이, 목수 등 다양한 직업을 거쳐 자신에게 맞는 일을 고민하던 원종아 소방교는 결국 소방관이라는 직업에서 보람과 만족을 찾았다. 늦은 나이에 시작한 만큼 더욱 철저하게 임무에 임하며, 올해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최강 소방관’ 분야에 도전한다. 주어진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하는 그의 이야기를 들여다본다.
지난 3월 31일 ‘제38회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최강소방관 충남도 대표 선발 경연대회’에서 당진소방서 원종아 소방교가 충남 대표로 선발됐다. 상위 2명과 예비 1명이 선발되는 자리에서 그는 종합 2위를 기록하며 충남도 대표로서 전국 대회에 나설 기회를 얻었다.
인터뷰 도중에도 그의 업무는 계속됐다. 소방서 내 출동 방송이 울릴 때마다 그는 즉시 방송에 귀를 기울였고, 편집기자 역시 자연스럽게 그 순간을 함께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첫 번째 출동 요청에서는 그의 구조대 팀이 나가지 않아도 됐지만, 두 번째 요청이 있자마자 그는 인터뷰를 중단하고 출동했다. 시민의 안전을 위해 늘 출동 준비 태세를 유지하는 그의 모습에서, 소방관이라는 직업의 특성과 그 책임감을 엿볼 수 있었다.
방황과 탐색, 길을 찾기까지
원종아 소방교가 구조대 소방관이 되기까지의 길은 전혀 단순하지 않았다. 충남 보령에서 태어나 특전부사관 복무 후 2012년 전역해 자신에게 맞는 길을 찾지 못하고 방황했다.
뚜렷한 방향을 정하지 못한 그는 국토대장정을 떠났다. 그해 1월부터 3월까지 2000km를 걸으며 자신을 돌아봤지만, 예상과 달리 해답을 찾지는 못했다. 이후 국토대장정 경험을 계기로 YGK 국토대장정 단체에서 일했지만, 현실적인 문제로 그만뒀고, 이후 들어간 보안업체에서도 일의 의미를 찾지 못하고 새로운 길을 찾아야 했다.
원 소방교는 2014년,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하면 달라지지 않을까 생각하며 호주와 뉴질랜드로 떠나 농장·공장·청소 등 다양한 일을 거치며 삶의 가능성을 탐색했고 목수 일이 적성에 맞는다고 여겼다.
2018년에 한국으로 돌아온 그는 전북 고창에서 본격적으로 목수 일을 시작했다. 그러나 전국을 떠돌아야 하는 직업 특성상 안정적인 생활이 어렵다는 점을 깨닫게 되었다.
소방관, 내가 찾던 길
여러 직업을 거치며 그는 직업에 있어 두 가지 기준을 확립했다. ‘첫째, 즐겁게 할 수 있는 일, 둘째, 가치 있고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 그러던 중 과거 특전사 동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가 소방관이라는 직업이 자신의 가치관과 완벽히 부합한다는 것을 깨달으며 “아 이게 내가 해야 할 일이구나“라고 확신하게 됐다.
2019년, 그는 곧장 소방 공무원 시험을 준비했고, 특전사 부사관 3년 이상 근무 경력을 인정받아 구조 특채 전형으로 지원해 합격했다. “합격 이후 중앙소방학교에서 교육을 받을수록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이 커졌다”며 “특히 34살이라는, 남들보다 비교적 늦은 나이에 소방대원으
로 일을 시작하게 되니 좀 더 모범이 돼야겠다”고 다짐하며 소방관이라는 직업에 더욱 애정을 가지게 됐다.
교육을 마친 후 2020년 3월 태안소방서에서 첫 근무를 시작해 서산소방서를 거쳐 현재 당진소방서에서 구조구급센터 소방교로 근무 중이다. 오랜 방황 끝에 마침내 자신이 가장 보람을 느낄 수 있는 길을 찾은 그는, 지금도 최선을 다해 현장을 누비고 있다.
한계를 넘어서 ‘최강 소방관’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의 ‘최강 소방관’ 분야는 모든 소방관에게 참가 기회가 열려 있지만, 높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도전을 주저하는 이들이 많다. 원 소방교 역시 처음에는 나이가 많고 체력이 부족하다는 생각에 도전을 망설였다. 그러나 2023년 참가한 충주 탄금호 철인 3종 경기에서 양팔이 없는 신체적 장애를 극복하고 완주하는 참가자를 보며 마음에 큰 울림을 받았고, 스스로 한계를 정해 도전조차 하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그해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최강소방관 도 대표 선발 경연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그렇지만 첫 도전은 만만하지 않았다. 체력적인 준비가 부족했을뿐더러 첫 출전이라 긴장을 너무 많이 한 나머지 실수를 많이 해 아쉬운 결과를 얻었다. 그러나 그는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체력을 키우며 재도전을 준비했다.

재도전으로 얻어낸 충남 도대표 선발
올해 소방기술경연대회를 준비하며 원종아 소방교는 체중이 15kg 줄었다. 원 소방교는 “이전에는 웨이트 트레이닝 위주로 운동했지만, 대회 출전을 위해 유산소 운동을 늘려 한 번에 10km씩, 한 달에 약 200km를 달리며 준비했다”며 “식사를 잘 챙겨 먹었는데도 자연스럽게 체중이 빠졌다”고 말했다.
대회를 한 달 앞두고는 천안 특수대응단 훈련장에서 실전 연습에 돌입했다. 그는 “실제 대회와 비슷한 세트장이 마련된 곳에서 훈련하기 위해 아예 근처에 숙소를 잡고 연습했다”며 “근무가 있는 날은 당진소방서에서 틈틈이 체력 훈련을 했고, 쉬는 날에는 천안으로 가서 실전 훈련을 했다”고 설명했다.
끊임없는 훈련의 노력으로 출전한 올해의 대회에서 종합 2등으로 충남 도대표로 선발됐을 때, 원 소방교는 “많은 사람이 지켜보고 있어 차마 눈물을 흘릴 수는 없었지만, 그만큼 감격스러웠다”고 소감을 전했다.
“2023년 첫 출전에서, 많은 실수로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이번 대회에서도 저는 기록에 대한 걱정보다 실수에 대한 부담이 컸습니다. 대회를 마치고 실수 없이 연습한대로 무사히 끝냈다는 안도감이 들며 스스로 대견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든든한 동료들, 함께한 도전
또한 대회를 준비하는 동안 주변의 동료들도 그에게 많은 응원이 됐다며 감사함을 전했다. 당진소방서에서 함께 대회 출전을 준비한 박규흠 소방사의 유쾌함이 힘이 됐고 격려도 해줘 응원이 됐다.
중앙소방학교 동기인 충남 보령의 특수대응단 터널구조대 이지웅 소방교도 그에게 많은 도움을 줬다.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최강소방관 도 대표 선발 경연대회에서 지난해와 올해 1위 성적을 거둔 이지웅 소방교가 원종아 소방교에게 “많은 노하우를 알려주기도 했고, 스케줄이 같아 천안에서 함께 연습도 많이 하며 힘이 됐다”
게다가 함께 근무하는 주변 동료들에게도 “대회를 준비하다보면 업무에 대해 어느 정도는 소홀해질 수 있는 부분이 생기는데 각 개인 업무에 추가로 제가 못하는 부분들을 채워주고 있어 고맙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사명감이 곧 힘이 된다
“인명을 구조했을 때 다른 사람의 인생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 이 일에 있어 가장 큰 보람입니다. 소방관으로서 자신의 목숨을 거는 것이 사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소방관으로서 사명을 항상 마음에 새기고 있는 그는 “트라우마로 남아 종종 생각이 나는 사건도 있지만, 국민들에게 존중받고, 또한 인명을 구할 수 있는 세상에 흔하지 않은 정말 가치있고 보람 있는 일이 소방관이라고 생각한다”며 “소방관 후배들에게 자부심을 충분히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 원종아 소방교는
- 1987년 충남 보령 출생
- 2020년 3월 ~ 2023년 6월 태안소방서 근무
- 2023년 7월 ~2024년 6월 서산소방서 근무
- 2024년 7월~ 당진소방서 근무중
- 제38회 전국소방기술경연대회 최강소방관 도 대표 선발 경연대회 충남 도대표 선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