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지역 시군 풀뿌리연대모임인 충남지역언론연합이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우고 지역 사회의 지속가능한 변화를 이끌어낼 지역 언론인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풀뿌리지역언론 발전 컨퍼런스'를 개최했다.

지난 4일과 5일 대전에서 충남지역언론연합(회장 최종길 당진시대 발행인) 주최로 1박 2일로 진행된 연수에서는 다양한 주제발표와와 토론으로 채워졌다.

첫 주제발표는 조상연 당진시의회 의원의 '사례로 보는 지방자치단체 견제와 감시'로 지방 권력을 감시하고 견제했던 실제 사례들을 통해 지역 언론의 역할과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데 중점을 뒀다. 조 의원은 5분 자유발언 후속 조치 미비 합덕역 옥외광고 예산 삭감 현대제철 MOU 관련 시민 의견 반영 촉구 2025년 제2회 추경예산 삭감 사례 등 풍부한 사례를 통해 지방 권력을 심층적으로 비판하고 감시한 사례와 방식을 공유했다.

박은미 은평시민신문 편집국장은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주제발표에서 기자들이 현장에서 겪는 현실적인 고민들을 진솔하게 나눴다.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풀뿌리 민주주의의 희망을 키워나가기 위해 걸어온 경험과 어려움, 지역 언론의 역할과 책임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시간이었다.

천현진 언론학 박사(국립순천대학교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스쿨 학술연구교수)는 '지역언론 동향과 방향' 주제발표를 통해 디지털 전환과 새로운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에 따른 지역 언론의 대응과 지속가능한 발전 전략을 제안했다.

특히 천 교수는 "지속가능성은 언론사 개별의 생존을 넘어 지역 저널리즘 생태계 전체의 구조적 재설계가 필요하다"라며 " 핵심은 '관계를 기반으로 한 저널리즘으로의 전환으로, 뉴스는 시민과 함께 듣고, 묻고, 해결하는 과정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종길 충남지역언론연합 회장(당진시대 발행인)
최종길 충남지역언론연합 회장(당진시대 발행인)

최종길 충남지역언론연합 회장(당진시대 발행인)은 "지역 언론인들의 고군분투를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의 희망을 키워가는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드린다"라며 "지역 언론인들의 사명감을 되새기고, 풀뿌리 민주주의를 지켜나가는 든든한 버팀목으로서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연수는 충남미디어발전위원회와 충남도의회가 후원했다. 충남지역언론연합에는 공주신문, 논산포커스, 뉴스서천, 당진시대, 무한정보, 보령신문, 서산시대, 아산투데이, 충남시사, 청양신문, 태안신문, 홍성신문 등이 참여하고 있다.

[주제발표1]

"고생 사서하더라도 권력 감시 활동에 적극 나설 것"

조상연 당진시의회의원의 '사례로 보는 지방자치단체 견제와 감시'

조상연 당진시의회의원
조상연 당진시의회의원

당진시의회 의원을 하기 전에는 시민사회단체에 오랫동안 몸 담으며 지방권력을 감시 견제하는 일을 해왔다. 1985년 '꿈회'부터 시작하여 당진사랑단체연합(1987) 등 다양한 시민운동을 통해 '억울하지 않게 하겠다'는 신념으로 활동해왔다. 주요 활동으로는 국회의원 낙천 낙선운동(2000), 일품가든 주민감사청구(2000), 판공비 보고서 배포(2001), 제주도 연수 관련 군의원 낙선운동(2002), 기자실 폐쇄 운동(2003), 학교용지부담금 불복 운동(2004) 등이 있다.

의회 감시 활동으로는 주민참여예산제 입법 운동(2005) 및 예산편성요구서 공개, 군수 판공비 고발 사건(2006), 당진군 체육회 기부금 법위반(2007), 당진군 위장전입 사건 및 수도 민영화 저지(2008), 학교급식조례 주민조례청구(2009), 행정사무감사 모니터링(2013), 돌팍재 주민감사청구 및 공약 알리기(2014), 당진시민 원탁토론(2015), 당진시민학당(2015) 등 시민 참여와 정책과 예산 분석을 통한 꾸준한 감시를 해왔다.

이러한 경험은 당진시의회 의원으로 일하는 동안 정책 의제를 발굴하는 데 많은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당진시의회 의원으로 일하며 주요 주요 견제 및 감시 사례는 몇가지를 소개드린다.

△5분 자유발언 후속 조치 미비: 당진시가 의원들의 5분 자유발언에 대한 집행부의 조치 계획이나 처리 결과를 보고하지 않아, 의원들이 정책적 제안에 대한 피드백을 받지 못하는 문제를 제기헤 시정하게 했다.

△합덕역 옥외광고 예산 삭감: 당진시가 합덕역 개통에 맞춰 옥외광고 계획을 세우고 1억 6800만 원의 예산을 확보했으나, 실제 역내 옥외광고 시설이 없어 계획이 무산되고 뒤늦게 예산을 전액 삭감한 사례다. 이는 예산 편성 전 충분한 홍보 여건 검토가 부족했음을 보여주며, 예산 낭비에 대한 비판으로 이어졌다.

△2025년 제2회 추경예산 삭감 사례: 당진시의회는 중복 계상 및 사업 타당성 부족을 이유로 평생학습 운영 지원 등 8건, 총 2억여 원의 예산을 삭감했다. 여기에는 보훈회관 주차차단기 설치(2200만 원)나 호수공원 지장물 철거공사 기공식(900만 원) 등 불필요하다고 판단된 예산들이 포함됐다. 특히 '쪽지예산, 예타 면제, 의원 사업비 등 정무적 판단은 매표행위'라는 비판적 시각이 제시, 불합리한 예산 집행에 대한 강력한 견제 의지를 보여줬다.

언론의 역할과 지방의원의 역할은 지역의제를 공론화하고 권력을 심층적으로 비판하고 감시해야 한다는 점에서 같다고 할 수 있다. 이후에도 지역언론과 공조하며 고생을 사서하더라도 권력 감시 활동에 적극 나서겠다.

주제발표2]

"협력과 연대로 문제를 해결해 나가자"

박은미 은평시민신문 편집국장의 '지역신문 기자로 살아가기'

박은미 은평시민신문 편집국장
박은미 은평시민신문 편집국장

먼저 이 자리에 계신 분들께 묻고 싶다. '과거의 나로 돌아간다면, 다시 지역신문에서 일하시겠습니까?'

'지역민주화 실현'을 기치로 <은평시민신문>이 창간됐다. 하지만 몇년 후 재정난으로 종이신문을 잠정휴간하고 인터넷판으로 독자들과 만나야했다.

하지만 어려움속에서도 수 많은 의미있는 보도는 신문사를 지키고 풀뿌리 지역언론인으로 일하는 이유가 있다. 폐쇄 위기를 맞은 위기청소년 공간을 지키는 데 기여했고, 지역 내 사학의 문제를 끈기 있게 파헤쳐 제역할을 하도록 하기도 했다. 지역내 본보기가 되는 인물을 찾아 조명하고 마을사를 복원한 일 등이 그 것이다. '계도지 폐지'를 공론화하고 고위공직자의 과잉의전 문제를 제기하기도 했다.

은평시민신문은 서울이라는 대도시 속의 지역신문이다. 도시 속 지역신문이라는 정체성에 대한 고민이 크다. 늘 '서울도 하나의 지역'이라는 관점을 강조하고 있다. 지역 커뮤니티의 핵심 정보 허브, 지속 가능한 지역 언론 모델 구축, '지역 정체성 강화 및 문화 공동체 형성 기여 등의 방향을 갖고 일하고 있다.

하지만 당장의 고민은 '살아 남자'다. 살아 남아야 하는 이유, 살아 남는 방법으로 처음엔 '굽은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속담을 떠올렸다. 하지만 이제는 '때로는 내려놓을 줄 알아야 다음 길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도 갖고 있다. 변화와 유연한 사고도 필요하다는 얘기다. 요즘은 '창의적 게으름'으로 효율적이고 영리한 업무 방식을 모색하고 있다.

은평시민신문이 여기까지 오는 동안 풀뿌리지역언론의 연대모임인 바른지역언론연대지역이 큰 힘이 됐다. 다른 하나는 지역신문발전위원회를통한 제도적 지원을 받은 일이다. 지금도 서로 협력하고 연대하여 공동의 문제를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에 모인 풀뿌리 민주주의를 키워나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충남지역 언론인들의 노고에 깊은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제 경험과 고민이 지역언론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로 가는데 작은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주제발표 3]

디지털+AI 시대, 왜 지금, 지역 언론인가?

천현진 교수가 말하는 '지속가능한 지역언론 생태계 만들기'

천현진 언론학 박사(국립순천대학교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스쿨 학술연구교수)
천현진 언론학 박사(국립순천대학교 애니메이션문화콘텐츠스쿨 학술연구교수)

디지털+AI 시대, 지역 언론의 도전 생성형 AI(GPT)의 등장으로 정보 소비 방식이 '검색하고 찾는 것'에서 AI가 요약하고 즉답을 제공하는 '질문하고 받는 것'으로 변화하고 있다. AI가 정보의 주요 '입구'이자 정보를 선별하고 분배하는 '게이트웨이'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는 언론이 정보 유통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독자와의 접점이 줄어드는 결과를 낳으며, '보이지 않는 언론'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해 있다. 언론이 만든 콘텐츠가 AI의 학습 재료로만 활용되며 결국 경쟁자가 되는 '콘텐츠 무형화'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그렇다면 왜 지금, 지역 언론인가?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지역 언론은 중요하다. 반복적 사실 보도는 AI로 자동화될 수 있으나, 지역의 문제를 해석하고 공동체의 삶을 연결하는 '로컬 미디어 플랫폼'으로서의 설명력과 해설력은 여전히 인간 저널리스트의 고유한 경쟁력이기 때문이다. 명확한 정체성을 가진 지역 언론일수록 디지털 전환기에 생존 가능성이 높으며, 정보 생태계의 기반 인프라 역할을 할 수 있다.

해외에서도 지역 언론의 붕괴를 막고 재건하기 위한 다양한 실험이 진행되고 있다.

△미국: 지역 언론을 민주주의의 인프라로 인식하여 법적, 세제적, 직접 지원이 결합된 '스마트 공공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의 'The City'는 비영리 모델로 탐사 보도와 공공 책임을, 캘리포니아의 'Cityside'는 여러 지역 뉴스룸을 통합 운영하는 '분산형 지역 언론 네트워크' 모델을 통해 효율과 시민 참여를 모색하고 있다. 시카고의 'City Bureau + Documenters'는 시민이 직접 공공 정보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시스템을 제도화하여 정보 접근의 민주화를 실현한다.

△유럽: 지역 언론을 '사회적 기반시설'로 보고 공공적 개입을 제도화했다. 프랑스의 'Mediapart'는 광고와 투자자 없이 오직 독자 구독 수익으로만 운영되는 '완전 구독 기반 모델'을 통해 독립성을 확보하고 독자 참여형 저널리즘을 구현했다. 노르웨이의 'Amedia'는 15~20세 청년에게 지역 신문 디지털 구독을 전면 무료로 제공하여 뉴스 접근권을 보장하고 건강한 미디어 이용 습관을 형성하고자 하고 있다. 몰도바의 'Diez.md'와 우크라이나의 'Rayon.in.ua'는 AI 도구(뉴스 요약, 오디오 변환, 업무 자동화)를 활용하여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키고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아시아: 일본의 '니시닛폰신문'(Nishi-Nippon Shimbun)은 '지역 정착 기자' 네트워크와 '시민 참여형 취재 시스템'으로 현장 밀착 보도를 강화했다. 베트남의 'Nhan Dan'은 AR·QR 코드를 접목한 파노라마 신문으로 전통 인쇄물을 젊은 세대에게 재해석하고 교육적 활용도를 높였다. 대만의 'United Daily News Group'은 '데이터 기반 큐레이션 프로그램 'Curate X'를 통해 독자 행동을 분석하고 맞춤형 콘텐츠를 제공하여 구독자 증가를 이끌었다.

지역 언론의 위기는 단순히 산업의 쇠퇴가 아닌 공공성과 관계성의 약화에서 비롯된다. 지속가능성은 언론사 개별의 생존을 넘어 지역 저널리즘 생태계 전체의 구조적 재설계가 필요하다. 핵심은 '관계를 기반으로 한 저널리즘'으로의 전환이며, 뉴스는 시민과 함께 듣고, 묻고, 해결하는 과정이어야 한다. 이를 위해 디지털·AI 전환 역량 강화 지역 밀착형 콘텐츠 실험 연합 기반 협업 체계 구축 공공 플랫폼 연계 참여 확대 지역사회와의 협치 모델 구현 등이 요구된다.

궁극적으로 '물리적 공간이 관계를 낳고, 관계가 신뢰를 낳는다'는 원칙 아래 '정착형 저널리즘'을 재상상하며, 기술보다는 함께 항해할 수 있는 '공동체'가 지속가능성의 핵심임을 강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