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당진시에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지면서 곳곳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또한 당진시장도 어김없이 잠겼다. 냉장고는 엎어지고, 팔아야 할 물건들은 물에 젖은 채 바닥에 나뒹굴었다. 이밖에도 주요 도로와 주택가 일부가 물에 잠기고, 농경지와 차량 피해가 따르며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한편, 이 상황 속에서 당진시의 재해 대응 체계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높아졌다.

지난 17일 자정을 넘은 1시57분, ‘당진시 당진2동 인근 50mm/h 이상 강한 비로 침수 등 우려’를 전하는 긴급 안내 문자가 새벽을 갈랐다. 한시도 쉬지 않고 폭우는 쏟아지고, 낙뢰가 내리쳤다.

지난 16일 이후 17일 오전 8시까지 당진(신평 집계)의 누적 강수량은 377mm다. 비의 ‘강도’를 의미하는 시간당 강수량으로는 45.5mm를 기록했다. 시간당 50mm의 경우 물 폭탄이라고 부를 정도로 심각한 상황으로, 곳곳에서 침수 피해와 산사태가 발생할 위험이 크다. 실제로 폭우가 쏟아진 당진을 비롯해 인근 지역인 서산과 아산, 예산, 홍성은 200년에 한 번 내리는 정도의 많은 비로 인하여 피해가 다수 발생했다.

“아버지가 사라졌다”

한편 안타깝게도 이번 집중호우로 인해 당진에서도 1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 17일 오전 10시 40분경 당진시장 인근에 침수된 주택에서 “아버지가 사라졌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이후 배수작업에 나선 소방당국이 낮 12시쯤 침수된 지하실에서 80대 남성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

이틀 동안 이어진 갑작스러운 폭우로 인해 당진 전 지역에서 피해가 발생했다. 지금까지는 일부 농경지 침수와 당진천이 범람하며 인근 저지대에 피해가 몰렸던 것과 달리 올해는 대부분 읍·면·동에서 침수 피해가 전해졌다.

“침수 피해 대책부터 먼저 세워라”

반복되는 피해에 당진시의 재난 대응에 대한 비판이 크게 일고 있다. 침수 피해가 발생하고 당진시장에서 봉사에 나선 한 시민은 “지난해도 당진시장에서 물난리가 났는데 올해는 더 큰 피해가 발생했다”며 “시장 지하실에 물이 찼는데도 불구하고 소형 펌프로 물을 퍼내는 모습에 충격 받았다”고 말했다. 이어 “재난에 대한 대비책이 부족해 보이며 봉사자의 배분도 제대로 되지 않았다”며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이와 동시에 당진시가 추진하는 841억 원 규모의 호수공원 조성 사업을 두고도 볼멘 목소리가 나왔다. 반복되는 침수 피해를 입은 시장 상인들은 “폭우만 오면 당진천이 범람해 피해를 보는 것도 막지 못하면서 수백억 원이 들어가는 호수공원 조성이 웬 말이냐”며 원성을 높이기도 했다.

또한 당진지역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당진시 정책에 대한 비판이 이어졌다. 한 네티즌은 “대덕동의 호수공원보다 당진천의 범람을 막는 역류 대책이 먼저 아니냐”며 “매번 (물이) 넘치는데 대책이 아무 것도 없냐”고 토로했다. 또 다른 네티즌은 “호수공원이 시민의 생명보다 중요하지 않다”며 “그 예산으로 당진천과 역천 정비부터 하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