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은 국가 경제 및 안보에 있어 핵심적인 산업이며, 산업 생태계의 저탄소 전환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한 산업이므로 국회와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필요하다”

지난 4월 국회철강포럼 공동대표이자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장인 어기구 의원(더불어민주당, 충남 당진시)이 정기총회에서 한 말이다.

그렇다. 철강산업은 단순한 전통 제조업이 아닌 자동차, 가전, 조선 등과 같은 주력 산업에 기초 소재를 공급하는 뿌리산업이며 차세대 미래 산업용 소재 공급을 통해 국가 탄소중립 실현과 저탄소 경제 전환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는 미래의 핵심산업이다.

하지만 수출의존도가 높은 한국 철강산업은 미국의 철강관세, 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CBAM) 시행, 중국산 저가 수입재 범람, 글로벌 탄소중립 압력 등으로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한국철강협회 자료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쇳물생산량은 줄고 있으며, 공장가동률 역시 역대 최저치를 기록하고 있다. 24년 기준 현대제철 영업이익도 전년 대비 77.4%나 하락한 515억원에 그치며, 급기야 주요 철강사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한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우리나라의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달성과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수소환원제철기술 개발, 청정수소 공급 인프라, 무탄소 전력망 확충 등 대규모 투자가 시급한 상황이다.

미국, EU, 일본 등 주요국들이 자국 철강산업을 보호·지원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어기구 의원은 8월 초에 철강산업 위상을 재정립하고 녹색철강기술 개발 및 탄소중립 전환을 획기적으로 지원하는 내용을 담은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K-스틸법)을 대표 발의하고 국가적 차원의 위기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당진시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철강도시이다. 실제로 2004년 현대제철이 한보철강을 인수한 뒤 12조원을 투자해 당진제철소를 완공하였고, 협력사와 외주사를 포함해 약 1만9000명에 달하는 고용을 창출하고 있는 점만 보아도 당진에서 철강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대적이다.

철강산업의 위기는 곧 당진시의 현재와 미래를 결정하고 존폐를 좌우할 수 있는 만큼 당진시가 지금의 위기극복을 위한 선제대응과 대책마련에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

지난 2월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대표는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서산·당진 지역을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으로 지정할 것을 제안하고, 해당 산업이 지역 경제의 주축인 만큼 긴급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

현재 충청남도는 「지역 산업위기 대응 및 지역경제 회복을 위한 특별법」 제8조에 근거해서 당진시의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을 위한 준비절차에 돌입한 상태다.

인접 서산시(석유화학산업)와 포항시(철강산업)가 최종 8월 28일에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에 지정됨에 따라 향후 2년간 정부는 이들 지역에 긴급 경영 안정 자금, 지방 투자 촉진 보조금 우대와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정책 금융 지원을 강화한다.

당진시는 기업들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하여 정부가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여부를 신속히 검토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행정력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민·관협의체 구성과 위기대응 TF팀 가동을 통해 규제 개선, 경영지원 방안 마련, 산업 인프라 확충 등의 해결책 마련을 위해 머리를 맞대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수 있다.

지금의 철강산업 위기 대응을 넘어 새로운 산업 생태계 구축과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 마련을 위한 중장기 비전 수립도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

철강산업의 위기는 곧 당진시 전체의 위기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종합병원과 학교 설립도 중요하지만 그에 앞서 당진시는 산업위기 선제대응지역 지정과 다각적 대응 노력을 통해 침체된 지역경제와 관내 기업 경영 위기를 극복할 전환점 마련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해야 할 때이다.